세종문화회관, 시민들로 구성한 '동행챔버오케스트라' 창단
유정민씨 악장 맡아…예원학교·서울예고·서울대 음대 졸업
12일 창단 연주회…"긴밀한 악기간 대화 관객들 느껴보시길"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유정민 동행챔버오케스트라 악장(바이올린) 겸 변호사가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12.07. pak7130@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2/03/NISI20251203_0021084538_web.jpg?rnd=20251203200838)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유정민 동행챔버오케스트라 악장(바이올린) 겸 변호사가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12.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변호사 유정민(32)씨는 매주 수요일 저녁 7시30분이면 로펌 사무실을 나와 악단 연습실로 향한다. 법률 검토서를 정리하던 손이 바이올린 활을 쥐는 순간 다른 세계가 열린다. 이 세계에서 그는 세종문화회관의 시민악단 ‘동행챔버오케스트라’의 악장이다.
올해 새롭게 출범한 동행챔버오케스트라는 세종문화회관이 처음 구성한 '시민 참여형' 악단이다. 2010년부터 문화 소외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운영해온 '누구나 꿈나무 오케스트라'의 시민확장판이다. 지난 2월 단원 모집 당시 3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총 31명의 현악 연주자를 최종 선발했다. 그 중 3분의 1만이 전공자다.
음악인 길에서 로스쿨로…"악기는 노력 양 만으론 안돼"
유씨를 지난 3일 저녁 세종문화회관 연습실 앞에서 만났다. 로펌 업무를 마친 그대로의 차림으로 '낮의 흔적'이 남아있었지만, 곧바로 연주를 할 준비가 된 모습이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유정민 동행챔버오케스트라 악장(바이올린) 겸 변호사가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12.07. pak7130@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2/03/NISI20251203_0021084541_web.jpg?rnd=20251203200834)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유정민 동행챔버오케스트라 악장(바이올린) 겸 변호사가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12.07. [email protected]
평생 음악을 직업으로 삼아도 이상할 것 없는 스펙의 소유자가 다른 길을 걸은 이유부터 물었다.
"저는 소위 '메타인지'(자신의 상태를 잘 파악하는 능력을 뜻하는 신조어)가 정확한 편이에요. 서울대를 재수해서 들어갔거든요. 예고를 수석졸업 했는데도, 대학에 떨어지니까 (연주자로서)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했어요. 공부는 밤을 새서라도 할 수 있는데, 악기는 그렇게 못하겠더라고요."
노력의 양으로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직업을 택해야겠다는 판단도 그때 생겼다. 음악은 그렇게 평생 업(業)이 아닌 '취미'가 됐지만 그만큼 부담도 내려놓을 수 있었다.
정병휘 지휘자와 인연…"프로가 시민들 레슨, 더 없을 기회"
"회사와 (세종문화회관이) 가까워서 연습에도 크게 무리가 없겠다 싶었죠. 무엇보다 프로 지휘자님이 시민 오케스트라를 이끄는건 흔치 않은 기회잖아요. 오랜만에 진짜 프로의 티칭을 받아보고 싶었어요. 새로운 단체에서 활동한다는 것도 매력적이었고요. 도전 안할 이유가 없었죠."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유정민 동행챔버오케스트라 악장(바이올린) 겸 변호사가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12.07. pak7130@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2/03/NISI20251203_0021084540_web.jpg?rnd=20251203200838)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유정민 동행챔버오케스트라 악장(바이올린) 겸 변호사가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12.07. [email protected]
"해보자" 마음을 먹고 세종문화회관에 자기소개서와 영상을 보냈다. 영상에 담을 곡으로는 서울대 졸업연주회에서 연주한바 있는 라벨의 '치간느'를 택했다. 비전공자가 다수인 오케스트라에서 그는 자연스럽게 악장 역할을 맡았다.
악단은 정 지휘자의 지도와 더불어 서울시향 단원들이 강사로 나서 파트별로 교육하고 곡을 연습한다.
"업을 떠난 제가 이렇게 말하면 어떻게 들릴지 모르지만, 음악적으로 한 단계 발전한 것 같아요. (웃음) 제가 많은 지도를 받아봤음에도 특히 현악기 간 유기적인 흐름을 잡아내고, 파트별 화성적 관계를 이해하도록 하는게 인상적이었어요. 선생님은 저희가 아마추어인데도 늘 프로연주자 대하듯 하셨어요."
단원 간 합을 맞추기 쉽지 않았지만 연습이 쌓이면서 점차 소리가 한데 모아지고 있다. 서울대에서도 악장을 맡았고, 합주 경험이 많은 유씨가 지휘자의 손짓을 몸으로 같이 표현해 주며 단원들이 지휘를 더 빠르고 세심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서울=뉴시스] 동행챔버오케스트라 악장 유정민씨가 악단과 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2025.12.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12/05/NISI20251205_0002011634_web.jpg?rnd=20251205174851)
[서울=뉴시스] 동행챔버오케스트라 악장 유정민씨가 악단과 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2025.12.0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단원들 이야기에 이르자 유씨는 곧장 자랑부터 꺼냈다.
"정말 실력들이 출중합니다. 특히 비올라는 아마추어에서 나올 수 없는 소리라는 생각이 들어요."
"스트링 앙상블의 매력에 푹 빠져보세요"
2부에서는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 OST '문 리버', '스페인 환상곡 톨레도'와 영화 '사이코'의 'Psycho Suite'를 연주한다.
유씨는 "영화 '사이코' 음악은 처음이어서 가장 기대된다"며 "음악 전공 시절 다른 작품들은 연주해 봤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에게 오케스트라의 매력을 묻자 명확한 답이 돌아왔다.
"스트링 앙상블이 주는 매력이 다르다고 생각해요. 실내악에서도 현악 4중주가 가장 어렵다고 하는데, 이를 확대한 것이 현스트링 앙상블이고, 이는 곧 동행체임버오케스트라인 거잖아요. 스트링 앙상블의 특유 화성 쌓기, 긴밀한 악기 간 대화를 관객들도 느껴보면 좋겠어요."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유정민 동행챔버오케스트라 악장(바이올린) 겸 변호사가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12.07. pak7130@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2/03/NISI20251203_0021084537_web.jpg?rnd=20251203200838)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유정민 동행챔버오케스트라 악장(바이올린) 겸 변호사가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12.07.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