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500조 시대 연 코스닥…구조적 상승 위한 과제는

기사등록 2025/12/06 06:00:00

최종수정 2025/12/06 07:40:24

4일 한때 시총 502조 넘겨…코스피 뛰어넘기도

2021년 1월 후 박스권 돌파지만 '신중론' 여전

"부실기업 구조조정 등 시장 신뢰 담보해야"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지난 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929.83)보다 5.09포인트(0.55%) 하락한 924.74에 거래를 종료했다. 2025.12.05.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지난 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929.83)보다 5.09포인트(0.55%) 하락한 924.74에 거래를 종료했다. 2025.12.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코스닥 시장이 마침내 시가총액 500조원 시대를 열면서 지수 1000포인트 이른바 '천스닥'에 대한 기대감도 다시금 고조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연말연시를 앞두고 코스닥이 새로운 주도주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무려 4년 10개월여만의 박스권 돌파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신중론이 여전한 모습이다. 이들은  과거 유동성에 기댄 '반짝 상승'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시장의 신뢰 형성과 실적에 기반한 모멘텀이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시가총액은 지난 4일 오전 9시42분께 502조6320억원을 기록했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499조2416억원으로 줄었지만 2021년 1월 25일 400조원을 넘어선 이후 사상 처음으로 500조원을 돌파한 것이다.

코스닥 시총은 5년 가까이 300~400조원 규모에 갇혀 있었지만 이달 들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지난 1일 492조998억원을 시작으로 2일 494조835억원, 3일에는 497조621억원을 기록하며 증가폭을 확대했다. 마지막 거래일인 5일에도 코스닥 시총은 499조5857억원을 기록했다.

시장의 활기는 거래대금 역전 현상으로도 확인됐다. 지난 1일 코스닥 시장의 일일 거래대금은 11조8160억원으로 한때 유가증권시장(11조8050억원)을 상회했다.

코스닥 시총 규모가 신기록을 세운 데는 대내외적인 정책 모멘텀이 기폭제가 됐다.

기술 수출 호재로 급등세를 보인 에이비엘바이오 등 바이오주에 대한 관심이 커진 데다, 최근 미국 정부가 로봇 산업을 차세대 핵심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수혜가 기대되는 코스닥 상장 로봇기업들에 대한 매수세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발표를 예고한 코스닥 시장 활성화 대책에 대한 기대감도 투자심리 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부 대책에 세제 혜택 강화와 연기금 자금 유입 등의 방안이 포함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며 시장의 기대감은 고조된 상황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코스닥 시장이 상승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테마성 호재가 아닌, 실적 성장이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바이오·로봇 등 중소형 코스닥 기업 대부분은 연구개발에 장기적인 시간과 비용 투자가 동반되는 '선(先)투자, 후(後)회수' 특성을 가진다. 미래 가치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되는 구조지만 당장 실적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고평가 논란은 계속돼왔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과거 닷컴 버블이나 코로나19 유동성 장세 때도 코스닥은 급등했지만, 실적이 뒷받침되지 못해 결국 제자리로 돌아왔다"며 "기대감으로 오른 주가를 정당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숫자를 증명하지 못한다면, 500조 시총은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고 짚었다.

그간 코스닥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혀온 대형 산업군 편중, 외국인 자금 유입 부족, 잦은 부실기업 발생 등에 대한 해결 없이는 최근의 장세가 이어지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 차원에서 부실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공시 투명성 강화,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 등 시장 신뢰를 담보할 수 있는 구조적 개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한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대비 저평가 인식과 정책 기대감에 상승장이 조금 더 이어질 수 있겠지만, 지수 1000포인트나 코스닥 중심의 시장 재편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그간 부실기업 문제 등으로 신뢰가 축적되지 않았고, 이 같은 부분이 일시에 제거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스닥과 같은 해외 시장에서 (기업)가치가 올라갈 수 있었던 것은 유동성이 적거나 부실한 기업들에 대한 시장의 조치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500조라는 수치가 주는 의미가 있겠지만 단순한 부양 정책은 일시적인 효과에 그치는 만큼 신뢰 회복에 대한 장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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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500조 시대 연 코스닥…구조적 상승 위한 과제는

기사등록 2025/12/06 06:00:00 최초수정 2025/12/06 07:4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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