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안전 우선"…현대차그룹, 자율주행 전략 재정비

기사등록 2025/12/07 07:00:00

최종수정 2025/12/07 07:08:24

정의선 회장, 자율주행 도입 관련해 '신중론'

테슬라·GM 韓 도입에 전략 조정 필요성 대두

SDV 개발 총괄했던 송창현 사장 사임도 변수

기술 내재화·외부 파트너십 '투트랙 전략' 부상

[용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5일 경기 용인시 기아 비전스퀘어에서 열린 기아 80주년 기념 행사를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12.05. kch0523@newsis.com
[용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5일 경기 용인시 기아 비전스퀘어에서 열린 기아 80주년 기념 행사를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12.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현준 기자 =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자율주행 경쟁 속도전에서 한발 물러서며 소프트웨어 정의차(SDV) 전략을 재조정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이 '안전 우선'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데다 송창현 전 AVP본부장의 사임까지 이어지면서, 현대차의 자율주행 로드맵이 전략적 분기점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 5일 경기 용인시 비전스퀘어에서 열린 '기아 80주년 기념행사'에서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기술 도입 속도가 늦었다는 것을 인정했다.

정 회장은 "저희(현대차)가 좀 늦은 편이 있고, 중국 업체나 테슬라가 잘하고 있기 때문에 격차는 조금 있을 수 있다"면서도 "격차보다 중요한 건 안전이기 때문에 안전에 좀 더 초점을 맞추려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그의 발언을 단순한 '신중론'이 아니라 SDV 개발 체계 전반을 재점검하겠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속도 경쟁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기조를 유지해 왔지만, 최근 테슬라의 감독형 완전자율주행(FSD)과 제너럴모터스(GM) 슈퍼 크루즈 등 상업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전략 조정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송창현 전 AVP본부장(사장)의 사임도 변화 흐름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송 전 사장은 SDV 개발 총책임자로서 대규모 조직을 이끌었지만, 외부에서 체감할 만한 성과가 제한적이었다는 평가가 이어져 왔다.

특히 테슬라 FSD 한국 출시가 결정적 변곡점이 됐다는 분석도 있다. 기술력 논란에도 불구하고 FSD가 실제 국내에 들어오면서 현대차로서는 기존 전략을 유지할지, 새 판을 짤지를 결정해야 하는 압박이 커졌다는 것이다.

송 전 사장의 공백을 메우는 과정에서 현대차 SDV 전략은 새로운 방향성을 띨 가능성이 있다. 기존에 개발 업무를 맡았던 임원을 재기용하거나, 내부 인사를 적극 활용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줄 가능성이 점쳐진다.

내년부터는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활용한 자체 개발을 강화하면서도, 미국의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과 협업을 병행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독자 기술 내재화와 외부 파트너십을 함께 가져가는 '투트랙 전략'이 유력한 시나리오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기조 전환이 단기적으로 속도감은 떨어질 수 있으나, 안전성과 신뢰성이 핵심인 자율주행 시장 특성상 장기적으로는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자율주행 기술은 안정성이 핵심이지만 속도가 너무 늦으면 시장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며 "현대차가 안전을 우선하면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균형점을 찾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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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안전 우선"…현대차그룹, 자율주행 전략 재정비

기사등록 2025/12/07 07:00:00 최초수정 2025/12/07 07: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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