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英, '중국위협론' 공방…中대사관 부지 결정은 연기(종합)

기사등록 2025/12/03 17:30:43

최종수정 2025/12/03 17:36:25

스타머 "중국과 소통해야 하지만, 위협에도 대응해야"

中 대사관 "근거없는 비난, 내정 간섭하는 발언에 강력히 반대"

유럽 최대 규모의 中 대사관 건립에 대한 반발·거부감 여전

[런던=AP/뉴시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지난달 25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에서 이베트 쿠퍼 외무장관, 존 힐리 국방장관, 리처드 나이튼 공군참모총장과 함께 ‘우크라이나 의지의 연합' 국제 연합체 회의를 화상으로 주재하고 있다. 이날 프랑스와 영국이 주도한 '의지의 연합' 화상회의에 35개국 대표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5.12.03.
[런던=AP/뉴시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지난달 25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에서 이베트 쿠퍼 외무장관, 존 힐리 국방장관, 리처드 나이튼 공군참모총장과 함께 ‘우크라이나 의지의 연합' 국제 연합체 회의를 화상으로 주재하고 있다. 이날 프랑스와 영국이 주도한 '의지의 연합' 화상회의에 35개국 대표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5.12.03.

[서울·베이징=뉴시스]구자룡 기자,  박정규 특파원 = 영국과 중국이 키어 스타머 총리의 '중국 위협론' 발언으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중국의 런던 새 대사관 부지 선정 결정이 미뤄진 것에 대해 중국은 강력한 유감을 나타냈다.

스타머 "중국과 소통해야 하지만, 위협에도 대응해야"

주영 중국 대사관 대변인은 2일 "영국이 중국 위협론을 확산시키며 근거 없는 비난을 퍼뜨리고 있다"며 "중국의 내정에 간섭하는 잘못된 발언에 대해 중국은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중국 대사관측은 "중국은 항상 세계 평화의 건설자, 세계 발전의 기여자, 그리고 국제 질서의 수호자였음이 사실로 충분히 입증되었다"며 "중국의 발전은 어느 국가에도 위협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모든 국가에 공동 발전의 기회를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대사관 대변인은 영국이 중국에 대해 긍정적이고 실용적인 정책을 추구하고, 중국과 같은 방향으로 협력해 중영 관계를 건전하고 꾸준한 발전의 길로 이끌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1일 런던 시티 길드홀에서 열린 외교 정책 연설에서 스타머 총리는 미국, 유럽연합(EU), 중국이 오늘날 세계 3대 강국이며 영국이 중국과 소통하지 않는 상황이 더 이상 지속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스타머 총리는 중국과의 소통을 강조하면서도 "중국이 영국에 국가 안보 위협을 가하고 있다"며 "영국은 이에 대한 대응 조치를 계속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 전문가 "중국 견제하면서 경제적 이익도 얻으려는 양면 전략"

중국 외교학원 리하이둥 교수는 관영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스타머 총리의 발언은 양면 전략을 추구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스타머 총리의 빌언은 국내 강경파를 만족시키기 위해 중국의 발전 공간과 국제적 영향력을 제한하면서도 중국으로부터 경제적 이익을 얻어내려는 것이라고 리 교수는 주장했다.

스타머 총리는 "양국 관계가 황금기나 빙하기라는 단순한 이분법적 선택을 거부하고, 자신을 보호하면서도 상대국과 협력하고 무역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진지한 접근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BBC 방송은 스타머 총리의 '중국 위협론' 발언은 중국 스파이가 의회의원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는 최근 정보기관 MI5의 경고에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MI5의 비난에 대해 중국 외교부 대변인 지난달 19일 브리핑에서 "중국은 영국 의회로부터 정보를 수집하는 데 아무런 관심이 없다"며 "영국 내 일부 인사들에게 이러한 근거없는 자의적인 헛소리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스타머 총리는 이전 보수당 정부의 중국과의 관계 부진을 '직무 유기'라고 말했다.

2018년 이후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두 번, 독일 지도자가 네 번 중국을 방문했으나 영국 정상이 중국을 방문한 것은 2018년 테리사 메이 전 총리였다.

로이터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하여 스타머 총리가 내년 중국 방문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런던 중국 대사관 부지 선정 연기와 반발

이런 가운데 중국 대사관의 새로운 부지 결정은 당초 이달 10일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다음달 20일로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영 중국 대사관 대변인이 2일 대사관 웹사이트에 게시한 성명에서 "영국 측이 새 중국 대사관 프로젝트 계획 신청 결정을 거듭 연기한 것을 강력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주택·지역사회·지방정부는 내무부 등 관련 기관들의 의견 수렴을 위해 필요하다고 연기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중국 대사관 대변인은 "양국 간의 상호 신뢰와 협력을 더욱 훼손하지 않도록 계획 신청을 신속하게 승인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2018년 영국 왕실 소유였던 왕립 조폐국 부지 '로열 민트 코트' 2만㎡를 2억5500만파운드(약 4768억원)에 매입했다.

중국은 현재 런던 메릴본에 있는 자국 대사관을 이곳으로 신축·이전한다는 계획이다.

런던의 랜드마크인 런던탑 인근에 중국이 유럽 최대 규모의 대사관 건립을 추진하는 것에 대한 반발도 나오고 있다.

중국이 2022년부터 대사관 이전을 시도했으나 해당 지역 타워 햄리츠 구의회가 안전·보안 우려와 관광에 미칠 영향 등으로 거절해 무산됐다.

지난해 노동당이 집권한 뒤 도시계획 업무를 담당하는 앤절라 레이너 부총리가 중국 대사관 이전과 관련한 심사 권한을 지방정부에서 중앙정부로 이관하면서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

하지만 중국 대사관 측이 '보안'을 이유로 평면도를 공개하지 않아  런던 금융지구의 민감한 데이터를 전송하는 통신망에 접근해 영국 금융 시스템에 침투할 수도 있다고 우려가 나오는 등 논란이 이어지면서 대사관 이전 승인 결정이 미뤄지고 있다.

신축 대사관 승인 연기에 중국 정부도 강하게 반발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의 관사 계획 신청이 이미 완료됐고 영국이 다시 승인을 연기한 것에 아무런 이유가 없다"며 "그 이유가 전혀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린 대변인은 이어 "중국은 이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강한 불만을 갖고 있다"며 "우리는 상황을 진지하게 평가하고 자신의 정당한 이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中·英, '중국위협론' 공방…中대사관 부지 결정은 연기(종합)

기사등록 2025/12/03 17:30:43 최초수정 2025/12/03 17:36:25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