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안전'보다 '곰돌이 푸'가 먼저?…英 시민 4천명 시위, 왜

기사등록 2025/12/04 00:30:00

최종수정 2025/12/04 06:16:24

[서울=뉴시스] 영국 이스트서식스주의 주민들이 난민 수용 계획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출처: 데일리메일 캡처)2025.12.03
[서울=뉴시스] 영국 이스트서식스주의 주민들이 난민 수용 계획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출처: 데일리메일 캡처)2025.12.03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유시연 인턴기자 = 영국의 한 마을이 난민 수용을 앞두고 캐릭터 행사 예산을 편성하면서 주민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2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지난 30일 영국 남동부 크로버러에 위치한 군 훈련 캠프 앞에는 4000명 이상의 주민들이 행진 시위를 벌였다. 이 캠프는 영국 내무부가 난민 남성 600명을 수용하기 위해 임시 이민자 시설로 지정한 곳이다.

주민들이 시위를 벌인 이유는 이민자 수용을 앞두고 보안을 강화하기보다, 캐릭터 행사 예산을 먼저 편성했다는 의회의 결정 때문이다.

지난 9월 8일 영국 이스트서식스주의 윌든 지방 의회는 2026년 개봉 예정인 영화 '위니 더 푸(Winnie The Pooh)' 100주년을 맞아, 애니메이션 배경인 애쉬다운 숲에 최대 45만 파운드(약 8억7000만원)의 예산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일부 의원들은 반발했다. 앤 뉴턴 의원은 "우리는 이 프로젝트에 거의 50만 파운드에 달하는 막대한 금액을 기부하고 있는 것 같다"며 우려를 표했다.

반면 제임스 파트리지 의원은 "이 숲을 잘 보호해야 한다"며 관광 촉진과 산림 보호 측면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주민들은 의회의 결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작년부터 작동되지 않은 시내 폐쇄회로(CC)TV를 복구하는 데 예산을 쓰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크로버러 주민들은 난민 캠프 계획 발표 이후, 집과 주변 지역의 보안을 강화하는 데 수천 파운드를 지출하는 등 자체적으로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는 전기 게이트와 고액 담장, CCTV, 경보 시스템을 설치하며, 최대 4만 파운드를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 사이먼 브라운 씨는 "사람들이 무척 두려워하고 있다"며, 이웃과 함께 사설 경비 순찰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주민 하리엇 씨는 "캠프 근처 뒷마당에 2.5m 울타리를 설치하고, 전기 게이트와 추가 CCTV, 보안등을 설치하고 있다"고 전했다.

크로버러의 보안업체 운영자는 마크 호드슨 씨는 "캠프 주변에 경보와 CCTV 설치 문의가 폭주하고 있으며, 주민들은 난민 수용으로 인한 불안을 크게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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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안전'보다 '곰돌이 푸'가 먼저?…英 시민 4천명 시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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