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방어 미사일보다 최소 40배 싼 저가 미사일 공개…1기 약 1억 4000만원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현대 전쟁은 공격용 미사일과 방어 체계간 ‘창과 방패’의 싸움이다. 공격용 미사일 한 기를 막기 위해 40배의 비용이 들어간다면 명중률이 높아도 감당할 수가 없다.   

중국 항공우주 기업 링콩톈싱(凌空天行)은 지난주 최대 사거리 1300km에 최고 속도 마하 7의 초음속 활공 미사일을 공개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일 보도했다.

YKJ-1000 미사일은 내열 코팅에 발포 콘크리트와 같은 민간용 재료를 사용해 ‘시멘트 코팅’ 미사일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성공적인 발사 시험 후 이미 대량 생산에 들어간 이 미사일의 대당 생산 비용은 70만 위안(약 1억 440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SM-6 해상 요격기 한 대의 가격은 약 410만 달러(약 60억원)로 YKJ-1000 한 대 가격의 40배가 넘는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시스템의 요격 미사일은 한 기당 1200만~1500만 달러다. 대만이 구매하는 패트리어트 미사일 PAC-3는 한 기당 370만~420만 달러 가량이다.

SCMP는 저비용 공격과 고비용 방어 사이의 불균형은 전쟁의 논리를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미사일은 중국의 대규모 민간 생산 능력을 활용해 저렴한 비용으로 최첨단 군사 기술을 생산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글로벌 방위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군사 평론가 웨이둥쉬는 2일 관영 중앙(CC)TV에서 “이 미사일이 국제 방위 시장에 출시된다면 엄청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웨이 평론가는 “아직까지 자체 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하지 못한 나라가 많은데, 사거리가 길고 파괴력이 강하며 침투력이 뛰어난 이 미사일은 엄청나게 싼 가격 때문에 인기 상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소규모 국가들도 주요 군사 강국에 도전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되고 항공모함 같은 첨단 전함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베네수엘라가 해안에서 미국의 항공모함 타격대를 위협할 만큼 충분한 미사일을 확보한다면 포드급 핵 항공모함의 효과적인 전투 범위가 1100km이기 미국의 전략적 사고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예멘 후티 반군이 미 항공모함에 대한 공격을 거듭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저렴한 미사일이 확산되면 공격에 대응하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SCMP는 전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수백 달러짜리 공격용 드론을 막기 위해 수십만 달러짜리 미사일을 사용하도록 하는 일이 적지 않다.

SCMP는 민간 기업인 링콩톈싱이 어떻게 자금, 기술, 인재를 활용해 이처럼 첨단 무기를 저렴하게 대량 생산할 수 있었는지가 주목된다고 전했다.

이 회사에 따르면 탄두의 내열 코팅은 민간용 발포 시멘트 같은 재료를 사용하고 폭발물 분리 너트는 전기 너트로 교체하는 등 비용을 낮췄다.

민간 드론 시장에서 널리 사용되는 저렴한 카메라 모듈과 베이두 내비게이션 칩과 같은 구성 요소도 초저가 미사일 제작에 사용될 수 있다.

왕위둥(王毓東) 대표는 소셜미디어에 “거인의 어깨 위에 서 있다”며 “중국산 전략의 성과를 받아들이고 중국의 전반적인 사회적 생산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연구 개발팀은 대부분 대형 항공우주 그룹 출신으로 왕 회장은 예전에 중국 발사체 기술 아카데미에서 수석 설계자 겸 부수석 엔지니어를 역임했다.

일부 온라인 누리꾼은 비용 내역에 대해 회의적인 견해도 나온다고 SCMP는 전했다.

로켓 엔진은 말할 것도 없고, 연료 가격만으로도 그렇게 낮게 유지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회사측은 이러한 의문을 해명하는 내용을 곧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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