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우크라군 철수하면 휴전…美 평화안 논의 준비 돼"(종합)

기사등록 2025/11/28 11:46:39

최종수정 2025/11/28 12:40:24

[비슈케크=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7일(현지 시간)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열린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이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에서 철수한다면 즉시 전투를 멈출 것”이라면서 "그렇지 않으면 무력으로 우리의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25.11.28.
[비슈케크=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7일(현지 시간)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열린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이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에서 철수한다면 즉시 전투를 멈출 것”이라면서 "그렇지 않으면 무력으로 우리의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25.11.28.
[서울=뉴시스]신정원 문예성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7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군이 철수하면 전투는 중단될 것이라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쟁 평화 계획을 토대로 진지하게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타스통신과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에서 열린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정상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미국의 계획에 대해 러시아가 진지하게 논의하고, 전략적 안정과 관련된 모든 문제를 고려하기 위해 미국 행정부와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철수하면 전투 중단…안 하면 무력 점령"

그는 "우크라이나군이 현재 위치에서 철수하면 전투는 중단될 것"이라며 "철수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무력으로 이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특별군사작전이 모든 곳에서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쿠퍈스크와 마찬가지로 크라스노아르메이스크(포크로우스크)와 디미트로프(미르노흐라드)는 완전히 포위됐다"며 러시아군이 해당 지역에서 "체계적인 파괴를 위해 진격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포크로우스크의 70%를 장악했고 미르노흐라드는 남부에서 우크라이나군을 고립시켰으며, 볼찬스크(보우찬스크)도 거의 손에 넣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크라이나군은 10월 한 달 동안 4만7000명의 병력을 잃었고, 대규모 탈영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별도의 언론 인터뷰에서도 "우크라이나 갈등이 종식되길 바란다"며 "빠르면 빠를수록 좋지만 특별군사작전 목표가 달성된 조건에서만 그렇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헌법 상 러시아 영토로 넣은 우크라이나 5개 지역을 요구하고 있다. 크름반도와 돈바스(루한스크, 도네츠크) 지역은 '사실상'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고 헤르손과 자포리자는 현재 전선을 기준으로 동결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도네츠크주의 경우 아직 점령하지 못한 약 20% 영토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철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지역은 국제적으로는 러시아 영토이지만 러시아군이 들어가지 않는 비무장 완충지대로 설정하자고 하고 있다. 대신 하르키우, 수미 주 등에서 러시아가 일부 점령한 곳은 반환하겠다고 하고 있다.

"美평화안, 종전 협정 기반 될 수도…표현 다듬고 구체화"

푸틴 대통령은 또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안이 향후 러우 종전 협정의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측의 문서는 정식 합의안이 아닌 "논의가 필요한 쟁점들"을 모아놓은 것에 불과했면서도 "향후 협정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데 동의한다"고 말했다. "일부는 우스꽝스러운 표현들이 있어 외교적인 언어로 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당초 28개항이던 미국의 평화안은 지난 23일 미·우크라이나의 스위스 제네바 협상 이후 "4개의 틀로 분류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우크라이나는 19개항, 트럼프 대통령은 22개항으로 줄었다고 언급했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어떤 면에선 자국의 입장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며 "우리가 앉아서 구체적으로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몇 가지 사안이 있다"고 덧붙였다.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특사와 트럼프 대통령 사위 재러드 쿠슈너는 다음 주 초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 협상단을 기다리고 있다. 협상단에 누가 참여할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에 우호적인 녹취록 유출로 논란이 일었던 위트코프 특사에 대해선 "자국의 입장을 강경히 옹호하지만(without swearing and spitting) 대화는 원만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러우, 아부다비서 실무 접촉 중"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특수기관은 '가장 어려운 시기'에도 접촉을 유지해 왔다며,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가 인도적 문제 등을 논의하는 핵심 통로로 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부다비는 러우 특수기관 접촉 장소로 적극 활용되고 있고, 그곳에서 주로 인도주의적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회담엔 미국 측 대표단도 예고 없이 참석했다면서 "예상 밖이었지만, 우린 어떤 대화도 거부하지 않는다"며 받아들였다고 했다.

젤렌스키 정당성에 또 문제 제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정당성에 대한 문제도 거듭 제기했다.

푸틴 대통령은 "현 우크라이나 지도부와 문서를 체결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이 대선을 치르지 않은 것은 "전략적 실책"이라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임기는 지난해 5월20일까지였지만 우크라이나는 전쟁 계엄령 중이라 선거를 치르지 못하게 돼 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전쟁 중이어도 대선을 실시했다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제 선거를 치르더라도 "부정선거 없이는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악담했다.

이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종전) 협정을 체결하고 싶지만 현 지도부와는 법적으로 불가능하다. 우리의 결정은 국제적으로 인정받아야 한다"면서 "영토 현실의 국제적 승인은 법적 관점에서 러시아에 매우 중요하다. 국제적 인정이 필요하지만, 지금의 우크라이나로부터는 아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안엔 "우크라이나는 협정을 체결한 뒤 100일 이내에 선거를 실시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美와 전략적 안정성 논의 준비"…대러 제재엔 아쉬움 드러내

푸틴 대통령은 내년 2월 만료되는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뉴스타트)을 상기하며 미국과의 전략적 안정성 논의에 대해서도 재차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전략적 안정성과 관련한 모든 의제를 미국과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며 "향후 협의에서 핵실험 준비 문제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8월 미러 알래스카 정상회담 후 미국이 러시아 석유 기업에 첫 제재를 가한 것에 대해선 "예상치 못했던 일이었고, 솔직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조차 이해하지 못했다"며 아쉬운 속내를 드러냈다.

최근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 정책 보좌관과 위트코프 특사의 전화 통화 녹취록 등이 유출된 것에 대해선 "가짜일 수도 있고 도청한 것일 수도 있다"며 "도청은 범죄다. 어쨌든 러시아에서 도청은 금지돼 있다"고 역설했다.

"유럽 공격 안한다 문서로 써 주겠다"

러시아가 유럽을 공격할 것이란 우려에 대해선 "공격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서류상으로라도 분명하게 밝힐 준비가 돼 있다"고 피력했다.

그는 공격 가능성을 제기하는 서방 정치인들에 대해선 "미친놈이거나 사기꾼"이라며 "그들의 주장은 완전히 헛소리이고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서방과 유럽 안보 및 전략적 안정에 관한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라브로프 실각설 일축

푸틴 대통령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신임을 잃었다는 추측에 대해 "터무니없는 소문"이라고 일축하면서 "그는 현재 미국 측과의 회동 준비 등 정상적인 일정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안에도 담겼던 'G8 복귀' 가능성에 대해선 "협력에 열려 있다"면서도 "그러나 어떤 공식적인 제안이나 초청을 듣거나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옛소련 정치·군사 동맹인 집단안보조약기구(CSTO)과 관련해 "어떤 공격에도 대응할 준비가 돼 있지만 누구도 위협하지 않는다"고 강조헀다.

푸틴 대통령은 올해 CSTO 의장국인 키르기스스탄의 초청으로 25일부터 27일까지 비슈케크를 방문했으며, 이번 정상회의에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등이 참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푸틴 "우크라군 철수하면 휴전…美 평화안 논의 준비 돼"(종합)

기사등록 2025/11/28 11:46:39 최초수정 2025/11/28 12:40:24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