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 서학개미 탓? 양도세 논란[환율 고공행진③]

기사등록 2025/11/30 14:00:00

"국내 주식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 늘려야"

[인천공항=뉴시스] 김근수 기자 = 고환율이 계속되는 28일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은행 환전소에서 여행객이 환전을 하고 있다. 2025.11.28. ks@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 김근수 기자 = 고환율이 계속되는 28일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은행 환전소에서 여행객이 환전을 하고 있다. 2025.11.2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 원·달러 환율이 1470원대를 넘나들며 정부가 환율 방어를 위해 서학개미에 대한 추가 과세 가능성 언급하자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의 반발이 거세다. 정부는 해외 주식 양도소득세 추가 과세를 검토한 적 없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지난 26일 환율 안정 방안의 하나로 해외주식에 대한 양도소득세 강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지금 (환율이) 1500원을 넘는다면 이는 한미 금리차나 외국인 때문이 아니고 단지 내국인들의 해외 주식 투자가 많기 때문"이라고 발언했다. 서학 개미가 미국에 투자하려고 원화를 달러로 대거 바꾸는 것이 원화 가치 하락(환율 상승)에 영향을 준다는 게 외환당국의 시각이다.

현재 해외 주식을 팔아 연간 250만원이 초과하는 수익을 올리면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22%의 양도소득세율이 적용된다. 이미 해외주식 양도세를 내고 있는 미국 주식 투자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추가로 과세를 인상하는 것은 국내 주식과 역차별이란 불만이 터져 나왔다.

온라인상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을 사칭한 서학 개미를 겨냥해 관련 세금을 대폭 올린다는 내용의 허위 담화문이 유포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담화문의 내용은 명백한 허위"라며 "강력한 법정 대응을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논란이 커지자 기획재정부도 27일 보도 설명자료를 내고 "해외주식 양도세 추가 과세를 검토한 바 없다"고 해명했다.

최근 몇 년간 서학개미들은 해외주식 투자를 거침없이 늘리고 있다. 지난 달 국내 개인 투자자의 해외 주식 순매수 규모는 9조5000억원 규모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하나금융연구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거래금액은 2019년 410억 달러(약 60조원)에서 지난해 5308억 달러(약 778조원)로 증가했으며 외화예수금은 올해 6월 11조4000억원으로 증가했다.

국내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보관금액 중 주요 기술주(매그니피센트·M7)는 2020년 말 34.4%에서 지난해 말 41.2%, 올해 9월 35.5%로 증가했다. 코인 관련주와 브로드컴, 팔란티어 등 새로운 기술주가 부상하면서 M7과 새로운 기술주를 포함한 비중은 40.8%를 기록했다.

고환율에도 서학개미들 해외 주식에 몰리는 이유는 미국 빅테크의 장기 상승 기대와 달러 강세가 자산가치 방어 수단으로 평가이익 증가가 기대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나금융연구소 측은 "미국이 인공지능(AI) 등 미래 패러다임을 주도함에 따라 해외 대형 기술주 종목을 선호하는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특성 고려 시 미국주식 투자 확대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해외 주식 투자자들에 대한 패널티를 부과하기 보다 국내 주식 투자에 대한 세제혜택 확대 등 인센티브를 늘려 국내 자본시장의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주식을 장기 보유할 경우 세율을 낮춰준다든가 증권거래세 면제, 모험자본, 성장 자본에 대해 투자를 할 경우 세제 혜택을 해주면 서학개미들의 쏠림 현상이 완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 주식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해외 자산 취득의 성장 시기로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며 "상법 개정 등 국내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과 국내 기업과 산업 정책 지원 등이 해외주식 투자자들을 국내 증시로 돌아오게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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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5/11/30 14: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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