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 논란 휩싸인 서울시, 알고 보면 보존·복원한 문화유산 수두룩

기사등록 2025/11/27 11:15:00

최종수정 2025/11/28 09:35:50

흥인지문공원, 율곡로 상부공원에 북신문 복원 등

오세훈, 주유소 소유주 직접 설득해가며 부지 매입해

서울돈화문국악당, 서울우리소리박물관 건립하기도

"종묘 정전 뒤편(북측) 뷰를 영구적으로 보존했다"

[서울=뉴시스]흥인지문 공원. 2025.11.27. (사진=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흥인지문 공원. 2025.11.27. (사진=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종묘 인근 세운4구역 재개발로 서울시가 문화유산 훼손 논란에 휘말렸지만 시는 그간 문화유산 보존과 복원을 위해 애썼다며 항변하고 있다.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2007년 흥인지문 일대 정비 관련 보고를 받던 중 시민 접근이 어렵고 주변이 낙후돼 있다고 지적했다.

시는 2007년 '도심재창조마스터플랜'을 수립 후 동대문~동대문운동장 녹지화를 위해 동대문운동장을 허문 자리에 DDP를 만들면서 주변 성곽을 복원했다. 2009년 10월에는 동대문역사문화공원이, 2014년 3월에는 DDP가 개방됐다.

이어 동대문~동대문운동장 녹지 연계를 위해 당시 외래 환자 급감 등으로 재정적 어려움을 겪던 이대 동대문병원(1만1519㎡)을 매입해 2010년 5월 '흥인지문공원'으로 조성했다.

같은 해 연말에는 동대문-낙산공원-동소문로(혜화문) 2160m 서울성곽길을 연결해 산책로를 완성했다.
[서울=뉴시스]서울돈화문국악당. 2025.11.27. (사진=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서울돈화문국악당. 2025.11.27. (사진=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창덕궁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대표 궁궐이지만 창덕궁 맞은편에는 수십년간 영업 중이던 주유소(비원주유소, 돈화문주유소)가 있었다.

오 시장이 2009년 이들 주유소 2곳 소유주를 직접 설득해 부지를 매입한 후 한옥 형태 국악 공연장 '서울돈화문국악당(2016년)'과 국내 최초 민요 박물관 '서울우리소리박물관(2019년)'을 건립했다.

창경궁과 종묘 연결 복원 사업은 오 시장 당선 다음 해인 2007년 발표한 도심 재창조 프로젝트 핵심인 녹지 문화 축(창경궁~종묘~세운상가~퇴계로~남산)'에서 시작됐다.

과거 종묘와 창경궁은 담장을 사이에 두고 하나의 숲으로 이어져 있었지만 일제가 1932년 종묘 관통 도로(현 율곡로)를 개설하면서 갈라졌다.
[서울=뉴시스]율곡로 상부공원. 2025.11.27. (사진=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율곡로 상부공원. 2025.11.27. (사진=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에 시는 기존 율곡로 4차로를 6차로로 확장해 지하화했고 그 위에 축구장보다 넓은 약 8000㎡ 규모 숲(녹지)을 조성해 종묘와 창경궁을 다시 연결했다. 상부 공원에는 고유 수종인 참나무류와 소나무, 귀룽나무, 국수나무, 진달래 등 교목과 관목, 화초를 심었다. 율곡로 상부 공원은 2022년 7월 개방됐다.

시 관계자는 "율곡로 지하화와 상부 공원 조성은 단순한 도로 사업이 아니다"라며 "일제가 종묘와 창경궁 사이를 인위적으로 갈라 놨던 역사의 단절을 바로잡고 종묘 정전 뒤편(북측) 뷰를 영구적으로 보존하는 진정한 역사 문화 복원"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시는 일제가 없앤 창경궁-종묘 궁궐 담장(503m)과 왕의 비공식 통로인 '북신문'을 규모와 형태가 가장 유사한 창경궁 동문인 월근문을 참고해 원형에 가깝게 복원했다. 그 과정에서 발굴된 옛 종묘 담장 석재와 기초석을 30% 이상 재사용했다.

시는 궁궐 담장에 이어 조선 왕실 발자취를 느끼며 산책할 수 있는 340m, 폭 3m 궁궐 담장길(돈화문~원남동사거리)을 새로 만들었다.

율곡로와 종로를 가로지르는 '서순라길'은 조선 시대 때 종묘를 순찰하던 순라청 서쪽에 있는 길이다. 서순라길은 종묘 돌담이 있는 운치 있는 곳이었지만 수십 년간 정비가 안 된 상태로 방치됐다. 시는 800여m 길을 2010년부터 10년간 정비했다.
[서울=뉴시스]서순라길. 2025.11.27. (사진=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서순라길. 2025.11.27. (사진=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종묘 담장 분위기에 어울리도록 바닥에 널찍한 돌을 깔고 나무를 심어 숲에서 산책하는 느낌을 주도록 했다. 노변 주차장을 없애고 차로 폭 축소와 보행 공간을 확보했다. 주변 건물은 2층 이내로 제한했다. 개량 한옥을 포함해 나무·벽돌·기와 등을 이용한 인테리어를 적용했다. 서순라길 820m를 포함해 낙원상가 하부까지 이르는 총길이 약 1.76㎞에 이르는 일대도 2020년 1월 정비를 끝냈다.

창덕궁, 종묘, 인사동, 경복궁을 잇는 연결 고리이자 서울 대표 문화 축인 송현동 부지(3만6903㎡)는 서울광장의 3배 규모로 지난 110여년간 일제 강점기에는 조선 식산은행 사택, 해방 후에는 미대사관 직원 숙소 등으로 이용되며 일반인 출입이 허가되지 않았다.

오 시장은 송현동 부지를 시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쉼과 문화가 있는 열린 공간'으로 만든다는 목표로 담장을 1.2m로 낮추고 1만㎡ 중앙 잔디 광장을 조성했다.

2021년 9월 시작된 광화문 월대 복원 공사 기간 중 시는 사직로 선형 변경에 따른 청운동, 부암동 등 지역 주민 교통 민원을 전담 대응했다. 시는 근처 삼군부·사헌부 터(2022년 8월), 의정부지(2024년 9월)도 복원을 완료했다.
[서울=뉴시스]광화문 월대. 2025.11.27. (사진=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광화문 월대. 2025.11.27. (사진=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광화문광장 공사 중 발굴된 '사헌부 문터'를 비롯한 유구와 매장 문화유산 중 일부는 발굴 당시 모습 그대로 현장 전시됐다. 물줄기로 자음·모음을 만들어내는 '한글 분수'와 이순신 장군 동상 앞 '명량 분수'는 광화문광장을 지켜온 세종대왕의 민본 정신과 이순신 장군의 지도력을 되새기는 공간이다.

이 밖에 시는 역사물길, 시간의 벽천, 바닥 우물, 샘물 탁자, 터널 분수 등 8개 수경 시설을 가동 중이다. 광화문광장 지하에는 전시 공간인 '세종·충무공 이야기'도 있다.

서울한양도성(사적 제10호)은 서울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으로 오 시장이 재임했던 2009년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 한국위원회 학술 대회에서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유산 등재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이후 2012년 잠정 목록에 올랐으며 2023년 등재 후보가 됐고 2027년 정식 등재를 예상하고 있다. 한양도성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 서울은 전 세계 수도 중 유일하게 도성을 세계 유산으로 보유한 도시가 된다.

시 관계자는 "오 시장은 재임 기간 중 서울의 흥인지문~광화문으로 이어지는 '동서 축', 광화문~숭례문으로 이어지는 남북 축을 완성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이런 오 시장을 개발론자로 몰아가는 프레임은 서울의 변화와 성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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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묘 논란 휩싸인 서울시, 알고 보면 보존·복원한 문화유산 수두룩

기사등록 2025/11/27 11:15:00 최초수정 2025/11/28 09:3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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