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주요 투자자에게 'AI 거품론' 불식 담은 반박문 공개
구글·아마존·오픈AI 등도 최근 확산한 AI 거품론에 연속 반박
빚투 논란 속에도 빅테크 AI 투자 확대
![[경주=뉴시스] 추상철 기자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31일 경북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CEO 서밋에서 특별세션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10.31.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0/31/NISI20251031_0021039675_web.jpg?rnd=20251031192432)
[경주=뉴시스] 추상철 기자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31일 경북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CEO 서밋에서 특별세션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10.3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순다 피차이 구글 CEO 등 글로벌 테크 리더들이 최근 확산 중인 '인공지능(AI) 거품론'에 연이어 반박하고 있다. AI 기술 개발에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며 과열 국면에 진입했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주요 테크 리더들은 AI를 장기 성장 기폭제로 강조하고 있다. 최근 빚을 내면서까지 AI 투자에 뛰어들었는데 단기 수익성 논란과 별개로 AI 시장 잠재력이 여전히 거대하다는 시각이 힘을 얻는 분위기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최근 주요 투자자에게 보낸 7쪽 분량의 '팩트체크 FAQ' 문서에서 "AI 스타트업은 향후 성장을 위해 막대한 투자를 진행해 단기적 현금 흐름에 부담을 주고 있다"면서도 "AI 기업들이 (현재) 상업적 성과가 미약함에도 고평가받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엔비디아가 보낸 이 문서 주 내용은 최근 AI 거품론을 비롯해 회사 실적에 대한 우려사항 등에 대한 반박이다. 회사 차원에서 이러한 반박문을 투자자에게 보내는 건 이례적인 일이라는 게 금융투자업계 평가다.
![[샌타클래라=AP/뉴시스] 미 캘리포니아 샌타클래라에 있는 엔비디아 본사 모습. 2024.02.15.](https://img1.newsis.com/2023/08/24/NISI20230824_0000434376_web.jpg?rnd=20230824052906)
[샌타클래라=AP/뉴시스] 미 캘리포니아 샌타클래라에 있는 엔비디아 본사 모습. 2024.02.15.
엔비디아는 최근 순환 투자 논란에 대해서도 "우리의 전략 투자는 엔비디아 매출의 작은 비중(3~7%)을 차지한다"며 매출 부풀리기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최근 엔비디아는 오픈AI에 1000억 달러(약 147조 5000억원)를 투자했는데 오픈AI가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수백만개를 구매하면서 '순환 금융' 구조 논란이 제기됐다.
또 엔비디아는 "전략적 투자에 대해 완전히 투명하게 공개한다"며 회계 투명성 관련 지적을 일축했다. 분기 재고가 전 분기 대비 32% 늘면서 칩이 팔리지 않고 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재고 증가가 반드시 수요 약세를 의미하지 않는다. 재고 부족을 방지하고자 신제품 출시 전에 재고를 미리 확보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엔비디아는 3분기 매출 570억 1000만 달러(약 84조 897억원)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 550억 달러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당시 황 CEO는 "블랙웰 판매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고 클라우드 GPU는 품절 상태다. 우리는 AI 선순환 구조에 진입했다. AI 생태계는 급속히 확장 중"이라며 'AI 거품론'을 일축했다.
"AI 과열 아니라 투자 공백이 더 위험"…구글·아마존·오픈AI도 거품론 반박
![[서울=뉴시스] 구글 양자컴퓨터 앞에 서 있는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 (사진=구글)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10/23/NISI20251023_0001972947_web.jpg?rnd=20251023085118)
[서울=뉴시스] 구글 양자컴퓨터 앞에 서 있는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 (사진=구글) *재판매 및 DB 금지
구글, 아마존, 오픈AI도 AI 거품론 진화에 나섰다. CNBC에 따르면 피차이 CEO는 지난 6일(현지 시간) 전사 회의에서 AI 거품론을 언급하며 과잉 투자를 지적한 한 직원에게 오히려 투자 부족 위험이 매우 크다고 답변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구글이 AI 수요를 맞추기 위해 6개월마다 컴퓨팅 용량을 2배씩 늘려야 한다는 발표가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차이 CEO는 "클라우드 실적이 놀라울 정도지만 컴퓨팅 역량이 더 강화했다면 (실적) 수치가 훨씬 더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앞서 그는 한 인터뷰에서 구글이 AI 거품 붕괴에도 잠재적인 폭풍을 견딜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내면서도 "우리를 포함해 어떤 회사도 영향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의 AI 투자 열기가 일부 조정 국면을 맞더라도 기술 자체 방향성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장기 낙관론을 동시에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도 AI 거품론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지난달 각각 테크 행사, 외신 인터뷰 등을 통해 "(AI 거품은) 금융적 거품과는 다른 산업적 거품이다. AI가 사회에 제공하는 혜택은 엄청날 것", "새로운 기술 혁명이 이뤄지는 과정"이라며 낙관론을 펼쳤다.
'AI 빚투'에도 리더들은 낙관…기술주 중심 증시 강세
![[뉴욕=AP/뉴시스] 미국 뉴욕 뉴욕증권거래소(NYSE) 인근 표지판. 2025.02.26.](https://img1.newsis.com/2024/12/13/NISI20241213_0001703198_web.jpg?rnd=20241213002518)
[뉴욕=AP/뉴시스] 미국 뉴욕 뉴욕증권거래소(NYSE) 인근 표지판. 2025.02.26.
이처럼 AI 거품론이 재점화된 배경으로는 글로벌 빅테크들의 대규모 자금 조달이 꼽힌다. 알파벳, 메타, 아마존, 오라클 등 주요 빅테크가 9월 이후 발행한 회사채 규모만 880억 달러(약 129조 6500억원)에 달한다. AI 인프라 확보와 모델 훈련·배포에 필요한 막대한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빚투(빚내서 투자)'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이에 투자 대비 수익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거품론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주요 리더들은 단기 실적 변동만으로 AI 산업 전체를 거품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뜻을 내비쳤다. 투자 사이클의 과열과 본질적 기술 전환은 서로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뜻이다.
이러한 기대를 반영하듯 이날 뉴욕 증시 3대 주가지수가 기술주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려 강세로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202.86포인트(0.44%) 오른 4만6448.2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02.13포인트(1.55%) 상승한 6705.12에 장을 닫았다. 나스닥종합지수는 598.92포인트(2.69%) 뛴 2만2872.00에 폐장했다.
구글이 최근 발표한 '제미나이 3'이 시장 기대를 끌어올리며 투자 심리를 자극한 점도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신형 모델이 기존 대비 추론 속도와 멀티모달 정합성이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AI 인프라 전반의 수요 확대 전망이 강화됐다는 분석이다. 이날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는 6.3% 급등했다.
이러한 기대감에 다른 AI 관련주인 브로드컴, 마이크론테크놀로지, 테슬라가 각각 11%, 8%, 6.8% 폭등했다. 팔란티어는 4.8%, AMD는 5.5%, 메타는 3.2%, 엔비디아는 2.0%, 아마존은 2.5%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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