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느니 자식에게"…집값 추가 상승 기대감에 매매 대신 증여

기사등록 2025/11/21 06:00:00

최종수정 2025/11/21 10:27:27

"집값 더 오른다"…올해 강남구 증여 건수 가장 많아

정부, 세금 부담 강화 기조…증여 '부의 대물림' 수단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마포 일대의 모습. 2025.10.28.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마포 일대의 모습. 2025.10.2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집값이 계속 오르면서 하루라도 빨리 자식에게 넘겨주는 게 이득이라고 생각하는 집주인들의 문의가 많아요."

지난 20일 강남구 대치동 대장주로 통하는 래미안대치팰리스 단지 내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시간이 지날수록 집값이 더 오르고, 덩달아 증여세와 세금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집주인들이 매매 대신 증여를 고민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크고, 현금보다 자산을 증여하는 게 미래 가치를 확보하는 데 더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매매 대신 대신 자녀에게 미리 집을 넘기는 증여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로 주택 매매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매매 대신 증여를 택하는 자산가들의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매매 대신 증여를 택하는 흐림이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게다가 정부의 세금 부담 강화 기조로 집을 팔지 않고 버티기에 나서면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등 보유세 부담이 크고, 집을 팔자니 양도소득세가 부담되면서 매매 대신 '부의 대물림'이 활발해지고 있다.

실제 고가 주택이 몰려있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의 증여 건수 증가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10월 아파트 등 서울 집합건물 증여 건수는 6718건으로 집계됐다. 강남구 증여 건수가 572건으로 가장 많았고, 양천구(481건), 송파구(450건), 서초구(430건)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 전체 증여 건수의 21.6%에 해당하는 1452건이 강남3구에서 집중됐다. 또 목동이 있는 양천구까지 포함하면 서울 집합건물 증여의 약 3분의 1이 4개 자치구에서 발생한 것이다.

이들 지역의 증여 건수는 꾸준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강남구 증여 건수는 ▲1월 24건 ▲4월 49건 ▲7월 66건 ▲10월 65건을 기록했다. 또 송파구는 ▲1월 27건 ▲4월 37건 ▲7월 47건 ▲10월 55건으로 증가세다. 서초구 역시 ▲1월 27건 ▲4월 32건 ▲7월 50건 ▲10월 53건 등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시장에선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 방침에 따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내년 5월에 끝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세금을 내는 이들보다 증여세를 내고 자녀에게 물려주는 자산가들이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증여하는 게 다주택자 종부세 중과세율을 피하고, 양도세를 줄일 수 있다.

권대중 한성대 일반대학원 경제·부동산학과 교수는 "만성적인 주택 공급 부족 우려와 정부의 잇단 규제 대책으로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집값을 끌어 올리고, 상급지에서는 앞으로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가 있다"며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 예고에 차라리 싼 가격에 자녀 세대에게 아파트를 팔고, 증여세를 내는 게 돈을 아낄 수 있다고 판단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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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느니 자식에게"…집값 추가 상승 기대감에 매매 대신 증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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