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첫 회담 제안하며 대화 모색
남북 군사회담, 2018년 이후 7년여간 중단
전문가 "북, 오히려 불만 표출 가능성"…화답 기대하기 어려워
![[서울=뉴시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해 12월 23일 최근 북한군 동향 언론 브리핑을 통해 북한군이 최전방 군사분계선과 북한한계선 일대에서 철책을 설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북한군들이 추위를 견디기 위해 모닥불을 피운 모습. (사진=합동참모본부 제공) 2025.11.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4/12/23/NISI20241223_0020638809_web.jpg?rnd=20241223131628)
[서울=뉴시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해 12월 23일 최근 북한군 동향 언론 브리핑을 통해 북한군이 최전방 군사분계선과 북한한계선 일대에서 철책을 설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북한군들이 추위를 견디기 위해 모닥불을 피운 모습. (사진=합동참모본부 제공) 2025.11.1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군이 7년 넘게 열리지 않고 있는 남북 군사회담 개최를 공개 제안한 데 따라 북한의 반응이 주목된다.
김홍철 국방부 정책실장은 17일 발표한 대북 담화를 통해 '비무장지대(DMZ) 군사분계선(MDL) 관련 회담'을 제의했다.
북한군이 전술도로와 철책선을 설치하고 지뢰를 매설하는 과정에서 일부 인원이 MDL을 넘어 우리 군이 경고사격 등으로 대응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만큼, 충돌 방지를 위해 MDL 설정을 논의하자는 내용이다.
김 실장은 1953년 정전협정 체결 당시 MDL을 식별하도록 일정 간격으로 설치했던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상당수 사라져 일부 지역의 경계선에 대해 인식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군사회담은 남북 군 당국자 간 군사적 긴장완화 및 신뢰구축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열린다. 최고위급 군사회담인 국방장관회담뿐 아니라 고위급군사회담, 장성급군사회담, 군사실무회담을 포함한다.
남북관계가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군사회담도 중단됐다. 2018년 장성급군사회담(3차례), 군사실무회담(1차례) 이후 남북 군사회담은 열리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북한이 이번 제안에 긍정적으로 반응할 가능성은 낮다고 관측했다.
일단 시기적으로 지난 14일 한미 정상회담 공동 팩트시트가 나온 직후이다. 팩트시트에는 북한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한미동맹 현대화 ▲미국의 한국 핵추진잠수함 건조 승인 등이 담겼다.
북한 내부적으로는 다음달 중순 한 해를 결산하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가 예정됐다. 또 내년 초 북한 최대 정치행사인 9차 당대회에서 5년간의 성과를 과시하고 향후 5년간의 국정운영 방향을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사회는 '적대적 두 국가론'을 고수하며 '핵보유국'을 자처하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어떠한 대미·대남 노선을 제시할지 주시하고 있다.
북한 입장에서는 이 같은 민감한 시기 남북 군사회담에 나서는 것은 실익이 없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로서는 국방부 차관 아래 '3인자'인 정책실장을 내세워 북한 측 부담이 적은 준고위급 회담을 통해 대화의 문을 열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2023년 4월 동·서해 군 통신선을 포함한 남북 연락채널을 일방적으로 차단했으며, 이재명 정부의 지속적인 대화 제의에도 움직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북미대화를 놓고도 기싸움이 이어지는 가운데 남한의 군사회담 제안에 화답하리라고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북한은 지난달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차례 공개 언급한 '깜짝 회동'에도 응하지 않았다.
중국과 러시아를 뒷배로 삼은 상황에서, '북한 비핵화 포기'라는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미국과 상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치적으로 대화에 응하는 순간 '남북한 군사회담' 형식이 될 것이고, 이는 기존의 남북한 특수관계를 환기시키며 인정하는 모양새가 된다"며 "군사적으로 북한이 당장 남 측 때문에 위협을 느낄만한 상황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핵추진잠수함 등 구상을 공개한 후 대화를 통해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자고 한 것"이라며 "오히려 북한은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방식으로 불만을 표출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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