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영장주의·적법절차 위반, 증거능력 없다"
'알고도 승인' 농협 지점장은 벌금형으로 감형

[청주=뉴시스] 연현철 기자 = 수십억원대 불법 대출을 받아 징역형을 선고받은 피고인들이 경찰의 위법 수집 증거로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고법 청주재판부 형사1부(부장판사 박은영)는 최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B씨에 대해서도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박 부장판사는 "1심에서 유죄의 근거가 된 농협 대출서류 등은 영장주의와 적법 절차를 위반해 수집된 증거"라며 "이는 예외적으로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는 경우가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이어 "위법 수집 증거인 대출서류 등에 기초한 증거들에 대해서도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A씨 등은 지난 2018년 2월13일부터 2019년 12월16일까지 충북 영동군의 한 농협에서 명의를 도용하고 위조한 매매 계약서를 제출해 83억4500여만원의 대출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정상적인 대출 한도(29억5000만원)를 초과해 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해당 농협 지점장인 C씨는 A씨 등의 서류가 위조된 사실을 알고도 12차례에 걸쳐 대출을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C씨는 수사관의 협조 의뢰에 영장 제시를 요구하며 거부했으나, 지속된 요청에 결국 영장 없이 서류 원본 일체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신용협동조합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C씨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박 부장판사는 "C씨는 동일인 대출 한도 규정을 위반해 거액의 대출을 실행해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다만, A씨가 대출을 상환해 위험은 현실화하지 않았고 C씨가 범행을 통해 영업 실적을 올리려는 것 외에 부당한 목적이 있었다거나 개인적인 이득을 취했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A씨 등 3명과 검찰은 상고를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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