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美 투자 외환시장 영향 있다면 축소…팩트시트 '과락' 면한 정도"(종합)

기사등록 2025/11/17 14:03:10

최종수정 2025/11/17 14:11:21

김정관 산업장관, 한미 통상협의 관련 언론 인터뷰

"정부가 외환시장 참여 않고 조달할 수 있는 수준"

"韓美 정상, 한국 외환시장 안정 중요하게 본 것"

MOU 1항에 '상업적 합리성'…국내 기업 우선 고려

"조선 같은 업종 몇개 더 있었으면 협상 바뀌었을 것"

"핵잠·핵농축 韓 숙원…정파 떠나 야당도 인정할 것"

"국회 비준 권투선수 손발 묶고 링에 올려보내는 것"

[서울=뉴시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D.C. 월라드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한미 제조업 파트너십 MOU 체결식'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5.08.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D.C. 월라드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한미 제조업 파트너십 MOU 체결식'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5.08.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손차민 김동현 기자 =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한미 관세협상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에 담긴 '외환 시장에 영향이 미칠 상황이 온다면 미국에서도 협조를 하겠다'는 문구와 관련해 "200억 달러를 투자할 때 시기나 규모가 외환시장에 영향을 주게 된다면 이를 축소하겠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협상 타결에 대해선 김정관 장관은 '과락(科落, 어떤 과목의 성적이 시험 합격 기준에 못 미치는 일)을 면한 정도'로 평가하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 장관은 17일 오전 YTN 뉴스퀘어10에 출연해 "제가 사인한 건 한미 전략적 투자에 대한 양해각서(MOU)이고, 그 부분은 대통령 간 팩트시트에 올라가 있는데 그만큼 양국 정상이 한국의 외환시장 안정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라며 이같이 말했다.

해당 내용은 우리나라보다 먼저 미국과 협상을 타결한 일본의 미일 관세 협상에는 없는 내용으로 주목 받은 바 있다.

김 장관은 "원래 2000억 달러 전체가 투자되기로 했던 걸 연간 한도를 둬야겠다고 했다"며 "우리 측은 '연간 200억 달러' 선을 지키지 않으면 협상은 깨진다라는 '딜 브레이커(deal-breaker)'로 뒀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익률 5%로 단순 계산하면 200억 달러 정도는 정부가 외환 시장에 참여하지 않고도 외환보유고 수익만 가지고도 충당이 가능한 정도"라며 "외환 당국과 협의해서 정한 금액이고 만약에 딜이 안 됐을 경우 훨씬 더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한미 양국이 관세 협상과 안보 협의 결과물인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 자료)'를 14일 발표했다. 한미는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와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보 관련 문구를 기존 합의대로 팩트시트에 담았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한미 양국이 관세 협상과 안보 협의 결과물인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 자료)'를 14일 발표했다. 한미는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와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보 관련 문구를 기존 합의대로 팩트시트에 담았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우리나라가 미국에 투자하는 2000억 달러의 투자처에 대해 김 장관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투자위원회를 선정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추천을 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정하게 돼 있다"며 "항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 하는 거 아니냐'라고 하지만 그 바쁜 사람이 모든 부분을 다 할 수는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미국의 제조업을 부흥하는 데 한국 기업이 기여할 수 있는 분야로 MOU상 정해져 있다"며 "1항에 '상업적 합리성'이라는 문구가 들어갔는데 쉽게 말하면 비즈니스 차원에서 돈이 되는 비즈니스"라고 부연했다.

이어 "프로젝트에 국내 기업을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데, 프로젝트 매니저가 한국인이 하기로 돼 있다"며 "이런 안전 장치들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만들면 양국이 윈윈(win-win)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장관은 러트닉 장관과 경북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나 한우를 함께 먹은 일화를 소개했다.

김 장관은 "지난 7월께 협상할 때 소고기 시장 개방 이슈가 있었는데 미국에서 돼지고기 수육을 함께 먹으며 '왜 한국 사람들이 소고기를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한우 맛을 보여주겠다'고 한 적이 있다"며 "그 날이 협상 끝난 날이라 서로 기분 좋게 먹으며 앞으로 잘해보자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미 관세협상 팩트시트 및 MOU'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11.14.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미 관세협상 팩트시트 및 MOU'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11.14. [email protected]

아울러 이날 오전 김 장관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도 출연해 팩트시트에 대해 "과락은 면한 수준 정도로 생각한다"며 "한미 MOU를 할 때는 개운한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씁쓸하다는 느낌이 있다"고 심경을 전했다.

김 장관은 "시작 자체가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는데 우리나라 국력 수준이 여기까지라는 생각도 있었고, 협상 내용도 아쉬운 부분이 있어서 완전 개운하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에게 미국이 아쉬워했던 조선업 같은 업종이 몇 개만 더 있었으면 협상 내용이 바뀌었을 것"이라며 "조선업의 경우 1500억 달러 투자에 대한 수익은 전부 우리나라가 다 받는 걸로 돼 있는데 이런 업종이 몇 개만 더 있었으면 이렇게 안됐을텐데 우리가 여기서 할 수 있는 것은 이 정도 수준일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김 장관은 "앞으로 이런 협상이 이뤄진다면 훨씬 국력을 키워야한다는 다짐도 해보고 직원들에게는 이번에 여기까지만 했지만 다음번에 할 때는 한 150점 맞자고 얘기했다. 그렇게 우리나라 힘을 좀 키워보자고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이번 팩트시트에 대해 야당에선 '알맹이가 없다'고 비판하는 것에 대해선 "국민의힘도 놀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정파적인 것을 떠나 일본과 차이점이 있는 내용이라든지 핵잠, 핵농축 이런 이슈는 진보와 보수를 떠나 우리 정부가 오랫동안 숙원인 내용이기 때문에 속마음은 다들 대단했다고 인정해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입장을 말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김건 국회 외통위 국민의힘 간사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미 관세, 안보협상 조인트 팩트시트를 읽고 있다. 2025.11.14.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김건 국회 외통위 국민의힘 간사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미 관세, 안보협상 조인트 팩트시트를 읽고 있다. 2025.11.14. [email protected]

한미간 협상에 대해 국회 비준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법적으로 따지면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사실 비준은 안받아도 된다"며 "앞으로 프로젝트 선정 등 진행해야 할 일이 많다. 비준을 받아야 한다면 권투 선수가 링에 올라가는데 상대편은 자유롭게 하는데 반해 우리는 손발을 묶는 것과 똑같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또 "비준을 받으면 국내에서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하는 법적 효력이 있다"며 "한미 협상 조문 중 5대 5로 배분한다는 내용들이 있는데 이 부분은 협상을 진행하면서 논의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데 비준을 한다는 얘기는 딱 5대 5로 지키라는 뜻과 똑같고 못 박는 꼴이 되기 때문에 우리의 자충수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농산물 수입 개방에 대한 이면합의는 없었는가'를 묻는 질문엔 "쌀이든 소고기에 대해 전혀 이면합의가 없었다는 것을 분명히 말한다"라며 "미국산 식품용 유전자변형생물체(LMO)의 경우 간소화가 아니라 효율화를 추진하기로 했는데 이미 효율화 개선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상황이라 미국과 협의가 가능했던 내용"이라고 답했다.

김 장관은 향후 한미 협상 이후 과제와 관련해 "앞으로 프로젝트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우리 기업과 국민 경제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선정하는 것이 있다"면서 "자동차의 경우 관련법을 국회에 제출하면 그달 1일부터 관세를 15%로 적용하는 것이 있다. 해당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국회에서 적극적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이 올라가고 기업들이 만든 산업의 힘이 커지면 우리나라도 무시할 수 없는 나라가 된다고 생각한다"며 "정부와 기업이 그런 부분을 키워나가는 것이 제일 큰 몫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한 번 해보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서울=뉴시스]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된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D.C. 백악관 캐비닛 룸에서 한국 측 협상단과 함께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운 채 기념촬영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지영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트럼프 대통령,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 대표,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 박정성 무역투자실장,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사진=백악관 페이스북 캡처) 2025.08.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된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D.C. 백악관 캐비닛 룸에서 한국 측 협상단과 함께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운 채 기념촬영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지영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트럼프 대통령,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 대표,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 박정성 무역투자실장,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사진=백악관 페이스북 캡처) 2025.08.0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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