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는 챙겼지만…홍명보호 볼리비아전, 중원·수비는 '물음표'

기사등록 2025/11/16 08:00:00

손흥민·조규성 연속골로 볼리비아전 2-0 승리

'스리백→포백' 전환했지만, 경기력은 '글쎄'

[대전=뉴시스] 강종민 기자 = 14일 오후 대전 유성구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볼리비아의 경기에서 홍명보 감독이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2025.11.14. ppkjm@newsis.com
[대전=뉴시스] 강종민 기자 = 14일 오후 대전 유성구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볼리비아의 경기에서 홍명보 감독이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2025.11.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하근수 김진엽 기자 = 홍명보호가 볼리비아전 승리로 거듭 강조했던 '결과'는 챙겼으나, 새로운 선수들로 꾸려진 '중원 조합'과 오랜만에 가동한 '포백 수비' 조직력엔 '물음표'가 붙었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축구 대표팀은 지난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볼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손흥민(LAFC)의 선제골과 조규성(미트윌란)의 추가골로 2-0 승리를 거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2위' 한국이 '76위' 볼리비아를 꺾고 2026 북중미 월드컵 조 추첨 포트2 수성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이번 경기 관전 포인트는 부상으로 낙마한 '중원 사령관' 황인범(페예노르트)의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였다.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을 함께한 백승호(버밍엄)와 박용우(알아인)도 이탈한 상황이라 고민이 깊었다.

홍 감독이 선택한 돌파구는 '포메이션 변화'였다.

북중미행 확정 후 본선을 대비해 '플랜B' 3-4-3 전형을 갈고닦았던 홍 감독은 아시아 예선 간 활용했던 '플랜A' 4-2-3-1 전형을 다시 꺼냈다.

공격형 미드필더 1명과 수비형 미드필더 2명을 배치해 수적 우세를 바탕으로 중원을 장악하겠다는 계획이었다.

베테랑 미드필더 이재성(마인츠)이 2선, 김진규(전북)와 원두재(코르파칸)가 3선에서 축구대표팀 허리를 책임졌다.

이명재(대전), 김태현(가시마),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김문환(대전)은 오랜만에 포백을 이뤘다.

한국은 경기 초반 볼리비아를 몰아세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상대 압박에 크게 흔들렸다.

FIFA 랭킹이 50계단 이상 차이 나는 점을 감안하면 불안했던 중원과 수비 모두 합격점을 주기 어려웠다.

후반전 손흥민의 환상 프리킥 득점이 아니었다면 답답함이 이어지다 자칫 승리를 놓칠 뻔한 분위기였다.

전반 26분 엔소 몬테이로와의 일대일 위기, 후반 25분 페르난도 나바의 대포알 슈팅을 모두 막은 김승규(도쿄)의 선방도 주요했다.

[대전=뉴시스] 조성우 기자 = 14일 오후 대전 유성구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볼리비아의 경기, 한국 베스트11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11.14. xconfind@newsis.com
[대전=뉴시스] 조성우 기자 = 14일 오후 대전 유성구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볼리비아의 경기, 한국 베스트11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11.14. [email protected]
송영주 해설위원과 박찬하 해설위원도 중원과 수비 불안을 지적했다.

송 위원은 "홍 감독 얘기대로 결과는 챙겼지만 내용에선 발전된 부분을 찾기 어려웠다"며 "특히 황인범과 백승호의 부상으로 중원을 어떻게 짤지가 매우 중요했는데, 원두재와 김진규가 상대 압박에 고생했다. 방향 전환 패스나 롱패스 등 빌드업이 되지 않으면서 공격 전개에 어려움이 일어났다"고 평가했다.

박 위원도 "갑작스럽게 포백으로 변화했는데, 공격적인 운영을 위한 변화라 짐작하지만 구체적이지 못했다"며 "황인범은 쉽게 대체할 수 있는 선수가 아니다. 축구대표팀의 경기가 잘 풀리 날은 황인범이 중앙에서 활약할 때다. 김진규에게 비슷한 역할을 맡겼는데, 후반전에 살아나긴 했지만 고민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5개월 만에 꺼낸 포백도 보완할 필요가 있다.

"홍 감독이 '플랜B'를 스리백이라고 얘기한 건 '플랜A'가 포백이라는 의미"라고 운을 뗀 송 위원은 "상대에 따라 포백과 스리백을 활용할 계획으로 본다. 우리가 제압할 수 있고 승리해야 하는 상대로는 포백, 우리가 열세고 지켜야 하는 경기에선 스리백이 나올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엔 FIFA 랭킹 76위인 볼리비아를 상대했기 때문에 승리해야 하는 경기였다. 그래서 포백을 썼는데, 솔직히 김민재가 일당백 활약을 펼치고 김승규가 좋은 활약을 보여서 실점하지 않았다고 본다. 김민재가 달려 나가면 그 자리를 커버할 수 있어야 하는데, 김태현은 아직 허둥지둥하는 모습이 나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민재가 나가면 커버해야 하는 수비 불안은 스리백이든 포백이든 마찬가지다. 스리백과 포백을 구분하기보단, 그 앞에 어떻게 저지선을 만들까를 더 고민해야"한다고 전했다.

박 위원은 "포백 전환보단 조합이 우려스러웠다"며 "3차 예선에선 김민재-조유민 조합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반년 만에 전환임에도 김민재를 우측으로 보내고 김태현을 파트너로 꺼냈다. 특히 김민재는 브라질전에서 스리백 중앙, 파라과이전에서 스리백 왼쪽을 뛰었다"며 물음표를 던졌다.

[대전=뉴시스] 조성우 기자 = 14일 오후 대전 유성구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볼리비아의 경기, 한국 선수들이 2-0으로 승리한 뒤 그라운드를 돌며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5.11.14. xconfind@newsis.com
[대전=뉴시스] 조성우 기자 = 14일 오후 대전 유성구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볼리비아의 경기, 한국 선수들이 2-0으로 승리한 뒤 그라운드를 돌며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5.11.14. [email protected]
축구대표팀은 오는 18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가나와 맞대결을 벌인다.

모하메드 쿠두스(토트넘), 토마스 파티(비야레알), 조던 아예우(레스터) 등 핵심 선수들이 제외돼 '2군'에 가까운 가나를 상대로 얼마큼 완성도 높은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다.

송 위원은 "여전히 손흥민은 클래스를 보여줬고, 오현규(헹크)는 출전하지 못했지만 앞으로가 기대된다. 조규성은 1년 8개월 만에 돌아와 복귀골을 넣었다는 게 희소식이다. 가나전을 통해서 조금 더 발전된 내용과 희망을 보여줄 필요성이 있다"고 바랐다.

박 위원은 공격 보완을 짚으며 "연속성, 일관성, 공격 상황에서 찬스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득점이 되지 않아도 어떤 패턴으로 공격을 전개하고, 어떻게 페널티 박스 안 숫자를 늘릴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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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챙겼지만…홍명보호 볼리비아전, 중원·수비는 '물음표'

기사등록 2025/11/16 08: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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