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벨기에, '러 자산 203조 활용' 평행선…12월 결정 회의적"

기사등록 2025/11/14 15:31:58

벨기에 "명시적 위험분담…진전 없어"

EU "'러 자산 사용' 널리 인정" 벨 압박

[서울=뉴시스] 유럽연합(EU) 깃발
[서울=뉴시스] 유럽연합(EU) 깃발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유럽 내 러시아 동결 자산 최대 1400억 유로(203조4000억여원) 활용 문제를 둘러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벨기에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고 유럽 언론이 보도했다.

유로뉴스는 13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1400억 유로 대출에 대한 정치적 압력이 강해지고 있으나 벨기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며 "협상이 교착돼 아무런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EU는 지난달 23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의 전쟁 배상금 지급을 전제로 동결 자산 1400억 유로를 우크라이나에 대출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합의하지 못했다.

러시아 자산 대부분을 국내 예탁기관 유로클리어에 보관 중인 벨기에는 유사시 상환 부담을 자국이 뒤집어쓸 가능성을 우려해 EU 구상에 반대하고 있다.

벨기에는 러시아의 상환 요구를 대비한 'EU 전 회원국 공동 보증'을 핵심으로 유럽 각국 내 러시아 자산 예치 내역 전면 공개, EU 대(對)러시아 제재 만장일치제 완화 등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지난 7일 고위급 회담을 열고 실무 협의를 벌였으나 유의미한 접점을 찾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벨기에 정부 사정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은 유로뉴스에 "우리는 위험의 완전한 분담을 명시하는 법적 문서를 원한다"며 "지금까지는 아무런 진전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EU 집행위는 다른 회원국들의 찬성 여론을 앞세워 벨기에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 경제 집행위원은 "(러시아 자산 대출이 아닌) 다른 방안을 선택할 경우 회원국들이 매우 큰 재정을 부담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며 "이것이 가장 실현 가능한 수단이라는 점이 널리 인정됐다"고 강조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도 "배상 대출은 우크라이나의 자유 수호를 돕고 모스크바에 비용을 넘기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힘을 보탰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우크라이나 자체 재정 및 현재까지 지원된 서방 자금은 2026년 1분기에 고갈될 가능성이 높다. 새 자금 지원이 있어야 2분기 이후에도 전쟁을 지속할 수 있다.

EU는 12월19일 열리는 차기 정상회의에서 러시아 자산 대출 논쟁을 마무리짓겠다는 입장이지만, 벨기에와의 이견이 지속돼 전망은 불투명한 것으로 보인다.

유로뉴스는 "벨기에는 당분간 서명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12월 EU 정상회의에서 대출이 승인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EU-벨기에, '러 자산 203조 활용' 평행선…12월 결정 회의적"

기사등록 2025/11/14 15:31:58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