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도 그 여자들 알아"…엡스타인 과거 이메일 공개

[워싱턴=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 수감 중 사망한 미국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이 자신의 범죄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언급하는 생전 이메일 내용이 공개돼 파장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엡스타인 성범죄에 연루된 적 없다고 주장해왔는데, 오히려 연루설에 힘을 싣는 내용이 나오면서 논란은 커질 전망이다.

12일(현지 시간) CNN,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하원 감독위원회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언급된 엡스타인의 이메일 기록을 공개했다.

해당 이메일은 성범죄 공모 혐의로 수감 중인 기슬레인 맥스웰, 작가 마이클 울프와 주고받은 것인데,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언급된다.

엡스타인은 2011년 4월 2일 맥스웰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아직 짖지 않은 그 개(드러나지 않은 인물이란 뜻의 관용구)는 트럼프란 것을 당신이 알아줬으면 한다"며 "*(익명처리된 이름)은 그(트럼프)와 함께 내 집에서 몇시간을 보냈는데, 그는 한번도 언급된 적이 없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경찰서장 등등(이 연루된 것 같은데) 75% 정도는 확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엡스타인은 2008년 6월 미성년자 성매매 알선 등 혐의로 18개월형을 선고받았고, 2009년 7월 출소했다. 이후 그의 형량이 지나치게 짧았다는 언론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나온 이메일로 보인다.

엡스타인은 또 2019년 1월 31일 울프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트럼프는 내게 탈퇴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회원이었던 적이 없다"며 "당연히 그도 그 여자아이들에 대해 알고 있었다. 그가 기슬레인에게 그만하라고 말했기 때문이다"고 적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플로리다 자택 마러라고 클럽 회원을 언급한 것으로 보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을 클럽에서 차단했다고 밝혀왔다.

또 다른 이메일은 2015년 12월 15~16일 엡스타인과 울프가 주고받은 이메일 기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시기다.

울프는 먼저 "CNN이 오늘밤 트럼프에게 당신과의 관계에 대해 질문할 계획이라고 들었다. 방송 중이든 이후 기자회견이든"이라고 보냈고, 엡스타인은 이에 "우리가 그에게 답을 만들어줄 수 있다면 어떤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답신했다.

울프는 그러자 "그가 스스로 목을 매개 내버려두는 것이 좋다고 본다. 만약 그가 (당신의) 전용기나 집에 간 적이 없다고 말한다면, 이는 당신에게 귀중한 PR이자 정치적 자산이 될 것이다"며 "당신은 당신에게 유리한 이익을 만들도록 그를 메달 수 있고, 그가 진짜로 당선될 것처럼 보인다면 그를 구해줘 빚을 지울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당연히 그가 질문 받았을 때 '제프리는 훌륭한 사람이고 부당한 대우를 받았으며 정치적 올바름의 희생양'이라고 말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당시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에 관한 질문을 받지 않았고, 이후 기자들이 질문했는지도 불분명하다고 NYT는 전했다.

이날 공개된 이메일 내용이 정확한 어떤 의미를 담고있는지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엡스타인의 관계에 대한 추가적인 의혹을 불러일으킬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미국 언론은 보고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아직 이날 공개된 이메일 내용에 대해 논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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