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찾아온 독감…두 달 빠르고 환자 5.8배 많아
국가접종백신, 4가→3가 전환…국산 등 6종 공급
민간 시장서 항원 4가지 예방 4가 백신도 공급중
고령자 특화·코에 뿌리는 백신 등 옵션 다양해져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지난달 29일 서울 시내 한 이비인후과 의원에 코로나19 백신과 독감 백신이 놓여있다. 2025.10.29. kch0523@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0/29/NISI20251029_0021035135_web.jpg?rnd=20251029144417)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지난달 29일 서울 시내 한 이비인후과 의원에 코로나19 백신과 독감 백신이 놓여있다. 2025.10.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예년보다 빠르게 시작된 독감(인플루엔자) 유행이 소아청소년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12일 질병관리청의 의원급 인플루엔자 환자 표본감시 결과에 따르면 올해 44주차인 10월 26일∼11월 1일 동안 전국 300개 표본감시 의원을 찾은 독감 증상 환자는 외래환자 1000명당 22.8명이었다. 1주 전의 13.6명에서 67.6% 급증했다. 이번 절기 독감 유행 기준인 9.1명의 2.5배 수준이기도 하다.
이번 독감 유행은 예년에 비해 이른 시기부터 확산하는 양상이다. 44주차 의사환자 분율인 22.8명은 지난 절기 44주차 의사환자 분율(1000명당 3.9명)보다 5.8배 가량 많은 수치다. 이번 절기 유행주의보 발령도 작년보다 약 두 달 빨랐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 사이에서 독감 유행이 크게 번지고 있어, 유행 양상이 더 커지기 전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는 게 질병청의 당부다.
현재 65세 이상 어르신, 임신부, 생후 6개월~13세 어린이는 국가예방접종(NIP) 대상으로, 무료 접종 받을 수 있다.
올해 독감 예방 접종의 특징은 4가 백신(백신에 포함된 항원 4가지) 대신 '3가 백신'(백신에 포함된 항원 3가지)이 쓰인다는 점이다. 25~26절기부터 국가예방접종사업(NIP)에선 기존의 4가 독감 백신에서 3가 백신으로 전환해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시행한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작년 남반구 독감 시즌부터 B형 야마가타 계통 항원을 제외한 3가 백신 구성을 권장해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B형 야마가타 독감 바이러스가 세계적으로 소멸됐고, 실제로 지난 2020년 3월 이후 야마가타 계통 바이러스의 확인된 검출 사례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역시 WHO의 권고에 따라 국가예방접종사업에 3가 백신을 결정, 접종되고 있다.
대다수 제약기업도 3가 백신 위주로 공급하고 있다. 올해 국가예방접종사업으로 시중에 공급되는 독감 백신은 GC녹십자 '지씨플루', SK바이오사이언스 '스카이셀플루', 보령 '보령플루백신', 사노피 '박씨그리프', 일양약품 '일양플루백신', 한국백신 '코박스플루PF' 등 6종이다.
이들 백신은 65세 이상 고령자, 소아청소년 등이 무료로 접종받을 수 있고, 일반 성인의 경우 가까운 병의원에서 유료로 접종받을 수 있다.
A형 두 종류와 B형 두 종류를 함께 예방할 수 있는 4가 백신의 경우 GSK의 '플루아릭스 테트라', CSL시퀴러스의 '플루셀박스'가 공급된다. 플루셀박스의 경우 세포배양 백신으로, 유정란 배양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바이러스 변이 리스크를 줄이는 특징이 있다.
고령자를 겨냥한 고면역원성 백신도 공급된다. 65세 이상 고령자는 독감이 치명적인 고위험군으로 꼽힌다. 고령자에선 독감 위험성이 증가하는 반면, 독감 백신에 대한 면역 반응은 감소한다. 면역 노화에 따라 면역반응이 저하돼 예방접종 후 백신 바이러스 주에 대한 항체 역가를 달성할 확률이 건강한 성인보다 낮고, 항체 역가도 더 빨리 감소한다. 미국, 캐나다, 유럽 등에선 고령자 대상 고면역원성 독감 백신을 표준용량 독감 백신보다 우선 접종 권고하고 있다.
국내에서 접종 가능한 고면역원성 백신으론 지난해 나온 사노피의 고용량 독감백신(에플루엘다테트라)과 지난 2023년 출시된 CSL시퀴러스코리아의 면역증강제 함유 독감백신(플루아드 쿼드) 등 두 가지가 있다. 에플루엘다테트라는 표준용량 백신 대비 4배 많은 항원을 담은 고용량이다. 플루아드쿼드는 면역반응을 강화하기 위한 면역증강제(MF59)가 함유됐다.
코에 뿌리는 백신도 올해 새로운 선택지로 추가됐다. 코점막에 약을 뿌리는 비강 스프레이형 독감 백신인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플루미스트'는 양쪽 콧구멍에 약을 한 번씩 분사하면 접종이 완료된다. 생후 24개월 이상 영아부터 49세 성인까지 접종할 수 있다. 주사를 맞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주사에 대한 거부감이 심한 소아청소년의 수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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