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나노 공간 에너지 흐름 방향 바꾼다…세계 최초

기사등록 2025/11/12 10:09:33

포스텍 물리학과 송창용 교수·통합과정 박은영 씨 연구팀

빛 세기만 바꿔 금 나노 막대 내부 에너지 경로 최초 제어

초고속 엑스선으로 1000조분의 1초 단위 에너지 흐름 포착

[포항=뉴시스] 송종욱 기자 = 포스텍 물리학과 송창용(왼쪽) 교수·통합과정 박은영 씨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빛을 이용해 나노 세계에서 에너지가 어떻게 흐르고, 변하는지 실시간으로 조종하고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포스텍 제공) 2025.11.12. photo@newsis.com
[포항=뉴시스] 송종욱 기자 = 포스텍 물리학과 송창용(왼쪽) 교수·통합과정 박은영 씨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빛을 이용해 나노 세계에서 에너지가 어떻게 흐르고, 변하는지 실시간으로 조종하고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포스텍 제공) 2025.11.12. [email protected]

[포항=뉴시스]송종욱 기자 = 포스텍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빛을 이용해 나노 세계에서 에너지가 어떻게 흐르고, 변하는지 실시간으로 조종하고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포스텍 물리학과 송창용 교수·통합과정 박은영 씨 연구팀은 빛의 세기를 조절해 나노 입자 내부 초고속 에너지 전달 경로를 선택적으로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
 
포항가속기연구소의 초고속 엑스선 자유전자 레이저(PAL-XFEL)를 이용해 에너지 전달 과정을 직접 영상으로 포착했으며, 포스텍 화학과 임영옥 박사의 이중 온도 분자동역학 시늉 내기(시뮬레이션) 협력으로 물리적 해석을 추가했다.
 
이번 성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지난 10일(현지시간) 실렸다.

금속 나노 입자에 빛을 쏘면 내부 전자들이 집단으로 진동하는 '플라스몬(Plasmon·금속 내부 자유 전자가 빛의 전기 마당에 반응해 집단으로 진동) 현상이 일어난다.

현재까지 이 진동이 단순히 빛의 세기에 비례해 커지거나 작아질 뿐이라고 여겨졌다.

하지만 연구팀은 같은 금 나노 막대에 같은 파장의 빛을 쏘더라도, 빛의 세기에 따라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진동하면서 에너지가 흐르는 경로 자체가 바뀐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포항=뉴시스] 송종욱 기자 = 포스텍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빛을 이용해 나노 세계에서 에너지가 어떻게 흐르고, 변하는지 실시간으로 조종하고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은 빛의 세기에 따라 금 나노 막대가 변형되는 과정을 포착한 영상.  (사진=포스텍 제공) 2025.11.12. photo@newsis.com
[포항=뉴시스] 송종욱 기자 = 포스텍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빛을 이용해 나노 세계에서 에너지가 어떻게 흐르고, 변하는지 실시간으로 조종하고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은 빛의 세기에 따라 금 나노 막대가 변형되는 과정을 포착한 영상.  (사진=포스텍 제공) 2025.11.12. [email protected]

연구팀은 포항가속기연구소의 1000조 분의 1초(펨토초·빛이 머리카락 굵기의 1000분의 1거리를 가는 동안 걸리는 시간) 엑스선 장치를 활용해 지름 50㎚(나노미터), 길이 145㎚ 크기의 금 나노 막대 하나하나에 빛을 쏘고 그 반응을 실시간으로 영상으로 촬영했다.
 
빛의 세기가 낮을 때는 나노 막대의 짧은 방향을 따라 전자가 진동하는 '횡방향 플라스몬 모드'가 켜졌다.
 
이때 막대는 초당 420억번(42GHz) 진동하며 옆으로 부풀었다. 에너지는 막대 양 끝에서 중심으로 흘러 들어갔다.

빛의 세기를 높이자 완전히 다른 현상이 나타났다. 긴 방향을 따라 진동하는 '종방향 플라스몬 모드'가 켜지면서 막대는 초당 516억번(51.6GHz) 진동하며 길이 방향으로 늘었다가 줄기를 반복했다. 내부에는 밀도가 높은 두 덩어리가 생겼다가 다시 합쳐지는 극적인 변화가 관찰됐다.

핵심은 두 경우 모두 최종 모양은 비슷한 타원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에너지가 흐른 경로와 내부 응력 분포는 완전히 달랐다.

연구팀은 빛의 세기뿐만 아니라 나노 막대를 빛에 대해 어떤 각도로 놓느냐에 따라 변형 속도가 달라진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빛의 편광 방향과 막대가 나란할 때 가장 빠르게, 수직일 때 가장 느리게 변형됐다. 가장 빠른 경우는 가장 느린 경우보다 5배 빨랐다.

이번 연구는 빛을 이용한 나노 소자의 에너지 제어, 빛-물질 상호작용 기반 양자 제어, 태양에너지 수확 장치 개발 등에 기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송창용 포스텍 교수는 "같은 물질에 같은 파장의 빛을 쏘더라도 세기만 바꾸면 나노 입자 내부의 에너지 흐름 경로를 완전히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눈으로 확인했다"며 "이는 나노 크기에서 물질 반응을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할 가능성을 연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양자 기반 나노소재 기술 개발과 중견 연구자 지원 사업의 도움을 받아 수행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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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으로 나노 공간 에너지 흐름 방향 바꾼다…세계 최초

기사등록 2025/11/12 10:09:33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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