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서 자금세탁 중국인 징역 11년8개월…비트코인 9.6조원 압수

기사등록 2025/11/12 03:58:46

최종수정 2025/11/12 06:36:24

12만8000명 속여 암호화폐로 은닉

英 사상 최대 규모 비트코인 압수

[서울=뉴시스]중국 은퇴자 수만 명으로부터 투자 명목으로 자금을 가로채 비트코인을 매입한 뒤 영국에서 사치 생활을 이어온 중국 국적의 첸즈민(錢志敏·47)에게 영국 법원이 징역 11년 8개월형을 선고했다. 첸씨 사진. <사진출처: 바이두> 2025.11.12
[서울=뉴시스]중국 은퇴자 수만 명으로부터 투자 명목으로 자금을 가로채 비트코인을 매입한 뒤 영국에서 사치 생활을 이어온 중국 국적의 첸즈민(錢志敏·47)에게 영국 법원이 징역 11년 8개월형을 선고했다. 첸씨 사진. <사진출처: 바이두> 2025.11.12
[서울=뉴시스] 문예성 기자 = 중국 은퇴자 수만 명으로부터 투자 명목으로 자금을 가로채 비트코인을 매입한 뒤 영국에서 사치 생활을 이어온 중국 국적의 첸즈민(錢志敏·47)에게 영국 법원이 징역 11년 8개월형을 선고했다.

11일(현지 시간)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런던 사우스워크 형사법원은 자금세탁 혐의로 기소된 첸에게 이날 실형을 선고했다.

담당 판사인 샐리 앤 헤일즈는 “피고는 범행 초기부터 전 과정에 관여한 설계자”라며 “그 동기는 순수한 탐욕이었다”고 지적했다.

첸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중국 전역에서 총 12만8000여 명에게 고수익을 약속하며 투자금을 유치한 뒤, 이를 비트코인으로 전환해 은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동남아를 거쳐 위조 여권으로 2017년 영국에 입국한 첸은 런던 북부 햄스테드 지역에서 월세 1만7000파운드(약 3000만 원)의 고급 저택을 임대해 거주하며 유럽 전역을 여행하고 명품 보석을 사들이는 등 호화 생활을 이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런던경찰청은 첸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하드디스크와 노트북 등을 확보했고, 이 안에는 총 6만1000여 개의 비트코인이 저장돼 있었다. 이는 시가 약 50억 파운드(약 9조6000억 원)에 달하며, 영국 역사상 단일 사건으로는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압수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첸은 중국 내에서 투자 설명회를 개최하고, ‘노인 존중’과 ‘애국심’이라는 감성적 메시지를 통해 투자자를 현혹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행사에는 마오쩌둥 전 국가주석의 사위가 등장해 신뢰를 높였다는 증언도 나왔다.

첸의 개인 비서로 일했던 원젠 역시 자금세탁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5월 징역 6년 8개월형을 선고받았다. 원은 “첸은 대부분의 시간을 침대에서 온라인 쇼핑과 게임을 하며 보냈다”고 증언했다.

첸이 당시 매입한 비트코인의 가치는 이후 20배 이상 급등했으며, 해당 자산의 향후 귀속 및 피해 보상 여부는 영국 ‘범죄수익 환수법’에 따른 민사 재판을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피해자들이 권리를 주장하지 않거나 입증하지 못할 경우, 잔여 자산은 영국 정부로 귀속될 수 있다.

영국 검찰은 현재 민사 소송에 참여하지 못한 피해자들을 위한 별도의 보상 제도 도입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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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서 자금세탁 중국인 징역 11년8개월…비트코인 9.6조원 압수

기사등록 2025/11/12 03:58:46 최초수정 2025/11/12 06:3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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