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해병특검 조사 9시간만 종료…"격노는 재발 막으라는 호통"(종합)

[서울=뉴시스]최서진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11일 순직해병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이명현)의 첫 피의자 조사를 마쳤다.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이날 오전 10시20분께부터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시작해 9시간만인 오후 7시30분께 종료했다.

이날 조사에는 천대원 부장검사와 박상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부부장검사가 참여했다. 윤 전 대통령 측에선 채명성·배보윤 변호사가 입회했다.
 
특검은 해병대원 순직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한 질문을 대부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내용에는 박정훈 대령에 대한 항명죄 수사 지시 의혹도 포함됐다.

윤 전 대통령은 진술 거부를 행사하지 않고 관련 의혹에 부인하는 취지로 대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뉴시스에 2023년 7월 31일 대통령실 외교안보회의에서 '격노'한 이유에 대해 "격노 수준까지는 아니었다"며 "'조사한 기록을 가지고 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지 않느냐', '이러면 부모들이 어떻게 자식들을 군대에 보내겠느냐'는 취지의 호통이었다"고 설명했다.

해병대 수사단이 경찰로 넘긴 채상병 사건 기록을 회수하라는 지시도 하지 않았다고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기록을 회수하라는 취지가 아니라, 수사는 수사 대로 진행이 될거니 그건 그대로 두고, 그 기록을 참고해서 재발 방지 대책은 마련해야 되지 않겠냐'는 내용의 지시였다"고 전했다.

특검은 조만간 윤 전 대통령을 다시 불러 이종섭 전 호주대사 도피 의혹 관련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재판 일정 등을 고려할 때 오는 15일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피의자로 적시된 초동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격노한 뒤 관련 수사를 맡았던 해병대 수사단과 국방부 조사본부 등에 직·간접적으로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또한 수사외압 피의자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를 받던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도피시키기 위해 호주대사에 임명한 뒤 출국·귀국하는 과정에서 외교부와 법무부에 부당한 지시를 내린 혐의도 받는다.

이번 대면 조사는 특검팀이 윤 전 대통령에게 세 차례 소환을 통보한 끝에 처음으로 성사됐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지난달 23일과 이달 8일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는 특검팀의 통보를 받았지만 재판 일정 등을 이유로 불응한 바 있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여러 차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 내용이 방대해 1회 조사만으로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한 이후 수사 외압 의혹과 도피성 호주대사 임명 의혹에 대한 수사를 매듭짓고 주요 피의자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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