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규정에 연수 듣고 공부도 따로 해
설문조사서 99%가 심리·신체적 부담 호소
응시자 수는 느는데 감독관 수는 줄어들어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일주일 앞둔 6일 서울 광진구 광남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2025.11.06. ks@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1/06/NISI20251106_0021046972_web.jpg?rnd=20251106134434)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일주일 앞둔 6일 서울 광진구 광남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2025.11.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한이재 기자 = "혹여나 실수했을 때 책임이 너무 크다."
"향수 냄새, 숨소리, 기침 등 사소한 게 소송감이 될 수 있어서 많이 부담스럽다."
2026학년도 대한수학능력시험(수능)을 하루 앞둔 12일 온라인 교사 커뮤니티에서는 수능 감독관 역할에 부담을 토로하는 교사들의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수능 당일 지켜야 하는 까다로운 규정뿐만 아니라, 학생과 학부모들의 각종 민원과 이에 따른 법적 소송 부담까지 적지 않은 부담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2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교사의 수능 감독관 기피는 오랫동안 지적된 문제다.
시험 시간이 최대 1시간40분으로 긴 탓에 신체적 부담이 큰 것도 이유로 꼽히지만, 이에 못지않게 학생과 학부모들의 민원과 법적 소송도 주된 이유다.
전국중등교사노조가 전국 중·고등학교 교사 3195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9명(99.4%)은 '수능 감독 중 악성 민원 염려로 두렵다'고 답했다.
중압감을 느낀다거나(99.7%), 수험생에게 해가 될까 책임감을 느낀다(99.5%)고 답한 응답자도 많았다.
실제로 감독관 A씨는 지난 2024학년도 수능에서 시험 종료 종이 울린 후 답안지를 작성하던 수험생을 부정행위로 처리한 뒤 학부모의 폭언과 협박에 시달려야 했다.
수능 다음 날 A씨가 근무하는 학교로 찾아와 폭언과 협박 등을 일삼은 학부모는 지난 9월 30일 항소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 외에도 물을 마시는 것처럼 사소한 일에 대한 민원이 접수될 가능성도 있어, 각종 행동 지침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공유되기도한다.
한 교사가 '물을 챙겨가도 되냐'고 묻자, "조심해서 들고 가고 수험생 책상에서 먼 곳에 엎어지지 않게 눕혀 보관했다가 기침이 나올 때 살짝 먹었다"는 답이 돌아왔다.
다른 교사는 "감기가 심한 건 아닌데 종종 기침이 새어 나온다"며 "감독으로 가는데 기침이 나오면 민원이 들어올까 봐 걱정이다"라고 고민을 털어 놓았다.
전국시도교육청이 교사에게 '유의사항 안내서'를 제공하고, 수능 전날과 당일 연수를 통해 관련 사안에 대비하지만 개인의 부담은 여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능 감독을 하는 동안 자녀 등·하원 등 돌봄 공백도 문제다.
차출되지 않는 교사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는 글에는 "부부 교사라 아이 때문에 매년 부모님이 지방에서 올라와 주무시면서 아이를 봐줘야 한다"는 댓글이 달렸다.
한 교사는 "영유아 두 명을 혼자 키우고 있다"며 "수능 감독을 나가야 하는데 조부모가 도와줄 수도 없고 그날 하루 도우미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고 적었다.
수당 또한 17만원에 그쳐 부족하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이 때문에 수능 감독관 참여를 원하지 않는 교사들이 늘고 있지만, 반강제로 차출되는 상황은 여전하다.
시험 응시자 수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어서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수능 응시자 수는 2021학년도 49만3433명에서 2026학년도 55만4174명으로 상승세다.
반면 수능 감독관 수는 2026학년도 6만3498명으로, 2021학년도 수능에 7만8559명에 비해 1만5061명(19%)이 적다.
한 교사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진료 확인서와 학교장 의견서를 제출 안 해도 된다고 대응하라 했는데 학교는 예전처럼 진행한다"며 "어떤 기간제 교사가 그렇게 말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교사들 사이에서는 "대학 입학을 위한 수능인데 대학들이 수능을 관리하면 좋겠다" "공무원 전체나 대학에서 인력 지원이 있어야 하지 않나 싶다"는 반응까지 나온다.
이와 관련해 전국중등교사노조는 지난달 16일 교육부에 수능감독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수능 종사 요원 6대 요구 서명을 전달했다. 여기에는 ▲수능 감독 수당 현실화 ▲연속 감독 제한·의무 휴식 시간 보장 ▲감독관 직군 다양화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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