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도국 성장 핵심 재생에너지 산업, 중국이 이끈다

기사등록 2025/11/11 07:21:22

최종수정 2025/11/11 08:10:25

미국은 기후 정책 후퇴, 유럽은 느린 발전 속

자국 시장 포화한 중국 기업들 해외 진출 러시

"전 세계 재생에너지 확산, 중국에 이익" 과시

[시자충=AP/뉴시스]중국 허베이성 시자충 인근 동구 마을의 태양열 시설. 중국의 재생에너지 산업이 전세계의 기후 대응을 주도하고 있다. 2025.11.11.
[시자충=AP/뉴시스]중국 허베이성 시자충 인근 동구 마을의 태양열 시설. 중국의 재생에너지 산업이 전세계의 기후 대응을 주도하고 있다. 2025.11.11.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전 세계의 재생에너지 사용이 개발도상국 중심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이 같은 변화를 중국이 주도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은 기후 변화 대응 정책을 퇴보시키고 있으며 유럽은 진전이 느린 상태다.

이에 비해 세계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경제 성장 속도가 빠른 신흥국들이 기후 대응에 적극적이다.

인구 많고 성장 빠른 신흥국, 개도국이 주도

브라질, 인도, 베트남 같은 나라들이 태양광과 풍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에티오피아와 네팔 같은 더 가난한 나라들은 휘발유 차량을 건너뛰고 배터리 구동 차량으로 도약하고 있다.

석유 수출국인 나이지리아는 첫 태양광 패널 제조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모로코는 유럽 자동차 업체들을 위한 배터리 허브를 만들고 있다.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는 최근 몇 년 사이 버스 차량의 절반 이상을 전기차로 전환했다.

이 같은 변화의 핵심에 새로운 재생에너지 초강대국인 중국이 자리하고 있다.

태양광 패널, 풍력 터빈, 배터리 시장이 자국에서 포화상태가 되자 중국 기업들이 에너지 수요가 많은 개발도상국에 적극 수출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베트남에는 태양광 패널 공장을, 브라질에는 전기차 공장을 짓고 있다.

중국의 산업 정책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나라들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올해 국제기후회담(COP30)이 열리는 브라질의 안드레 코헤아 두 라고 외교관은 “기후 관점에서 보면, 개발도상국들이 해결책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개도국의 재생에너지 산업이 기후 변화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정도는 아니다. 여전히 많은 나라들이 화석 연료에서 에너지의 대부분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은 비용 절감과 에너지 안보의 이유로 점점 더 많은  재생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다. 많은 국가들이 자국의 외화 보유고에 부담을 주는 화석 연료 수입을 줄이려고 하고 있다.

저렴한 중국 제품, 신흥국 에너지 전환 가능케

빠르게 떨어지는 중국 제품 가격이 이를 가능하게 한다. 

환경 연구 및 옹호 단체인 세계자원연구소의 아니 다스굽타 소장은 경제 발전과 온실가스 감축이 상충하지 않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에티오피아는 지난해 새 휘발유 차량의 수입을 금지했고 네팔은 전기차의 수입 관세를 크게 낮춰 전기차가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더 싸졌다. 브라질은 BYD나 그레이트 월 모터스 같은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이 공장을 지을 수 있게 모든 수입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올렸다.

중국은 2011년 이후 전세계 곳곳에 2250억 달러(약 328조 원) 이상을 투자했으며 이중 4분의 3이 저소득 국가와 신흥 국가를 통칭하는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에 투자됐다.

이는 미국이 2차 세계대전 직후 세계 경제 진흥을 위해 투자한 마셜 플랜보다 많은 액수다.

인도도 중국의 산업 정책을 모방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막대한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하고 있으며 더 많은 태양광 장비가 국내에서 생산되도록 보조금을 지급한다.

인도는 지난주 브라질 환경정상회의에서 자국 전력 수요의 절반을 풍력·태양광·수력으로 충족할 수 있으며 2030년까지 달성하도록 돼 있는 파리 기후 협정의 청정에너지 전환 목표를 5년 일찍 달성했다고 밝혔다.

세계 중심축 이동 현상

이런 현상들은 세계의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10년 전 파리협정 체결 당시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이 개도국에게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도록 압박했다.

개도국들은 선진국들이 경제 개발에 필요한 청정에너지 전환 비용을 지원해야 한다고 대응했다.

약속된 선진국의 지원은 대체로 실현되지 못했고 개도국들은 여전히 분노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 상황이 변했다.

유럽의 기후 전문가 케이시 브라운은 “10년 전에는 정치적 의지는 있었지만 시장은 없었다. 그러나 현재는 재생에너지 시장이 존재한다. 이 시장을 누가 주도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가 기후 회담 철수를 선언한 뒤 전 세계의 기후 대응을 주도하는 나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딩쉐샹 중국 부총리는 지난주 기후 정상회의에서 “녹색 저탄소 전환은 시대의 흐름”이라고 강조했다.

딩 부총리는 이어 세계 각국이 녹색 기술에 대한 무역 장벽을 낮출 것을 촉구했다.

태양광 패널, 풍력 터빈, 배터리의 중국 수출이 올해 기록을 경신하는 가운데, 중국은 전 세계의 재생에너지 확산이 자국에 이익임을 과시하고 있다.

이에 비해 미국과 유럽은 중국의 지배력이 커지면서 자국 산업이 잠식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브라질 기후 정상회의에서 중국의 재생에너지 산업 주도는 오히려 환영받고 있다.

코헤아 두 라고 브라질 외교관은 “중국이 탄소 배출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해 놓고 중국이 값싼 전기차를 전 세계로 뿌린다고 불평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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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도국 성장 핵심 재생에너지 산업, 중국이 이끈다

기사등록 2025/11/11 07:21:22 최초수정 2025/11/11 08: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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