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스터들, 보이스피싱에 열광? 무슨 일"…성수동 달군 '메타 팝업스토어'

기사등록 2025/11/07 08:30:00

최종수정 2025/11/07 09:14:23

메타코리아, 금융감독원과 함께 온라인 사기 예방 팝업스토어 성료

다양한 온라인 사기 유형 소개 및 예방 인식 강화하기 위해 마련

소비자 참여형 게임과 함께 주요 금융 사기 유형 및 예방법 안내

금융감독원과 메타코리아가 함께 마련한 '온라인 사기 예방 팝업스토어' 현장. *재판매 및 DB 금지
금융감독원과 메타코리아가 함께 마련한 '온라인 사기 예방 팝업스토어' 현장.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힙스터(Hipster)들의 성지 성수동과 보이스피싱.

언뜻 보면 전혀 연관이 없어 보이는 이 두 단어가, 뜻밖의 이벤트로 만났다.

지난 6일 금융감독원과 메타코리아가 함께 마련한 '온라인 사기 예방 팝업스토어'가 서울 성수동 한복판에서 문을 열었다.

유명인 사칭 광고부터 금전 피해를 유발하는 '주식 리딩방'까지.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신종 사기 피해가 늘어나는 가운데 일상 속에서 마주칠 수 있는 다양한 온라인 사기 유형을 직접 체험하고 이를 식별·예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메타코리아측의 제안으로 성사된 행사다.

특히, 젊은 층이 소셜네트워크(SNS) 등 온라인 플랫폼을 활발히 이용하는 만큼 이들이 많이 찾는 성수동에 팝업스토어를 마련하고 직접적인 체험을 지원해 경각심을 높이려는 의도가 반영됐다.

'취지는 좋지만, 과연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까?'라는 기자의 추측은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보기 좋게 빗나갔다.

입구부터 게임 참여자들의 환호성이 들려왔고, 행사장 안은 여행을 온 외국인부터 데이트 중인 연인, 성수 나들이에 나선 학생들, 콘텐츠 촬영을 위해 찾은 인플루언서들까지 다양한 사람들로 북적였다. 행사 관계자는 시작 두 시간 만에 500명이 넘게 들렀다고 귀띔했다.

송상훈 금감원 민생침해대응총괄국 불법사금융대응1팀 선임조사역은 "SNS를 악용한 보이스피싱이나 불법 대부광고 등 금융사기는 해당 플랫폼을 많이 사용하는 젊은 층이 특히 노출될 위험이 크다"면서 "이번 체험 행사를 통해  젊은 세대가 금융사기 유형을 직접 경험하고 피해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가 의심되면 금융감독원 불법금융대응센터(국번 없이 1332)를 통해 상담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이를 적극 활용해 달라"고 강조했다.

지난 6일 서울 성수동에 금융감독원과 메타코리아가 함께 마련한 '온라인 사기 예방 팝업스토어' 현장(사진=메타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6일 서울 성수동에 금융감독원과 메타코리아가 함께 마련한 '온라인 사기 예방 팝업스토어' 현장(사진=메타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게 보이스피싱이라고?…"그놈 목소리, 찾기 쉽지 않네요"

행사장에는 금감원 콜센터 번호 '1332'를 맞히는 게임부터, 보이스피싱 범인을 찾아내는 체험 프로그램, 사진 촬영 부스, 컵케이크와 음료를 제공하는 케이터링 서비스까지 다양한 이벤트가 마련돼 방문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팝업 공간을 둘러싼 대형 백월에서는 메타코리아가 국내 인플루언서들과 함께 제작한 스캠 예방 캠페인 영상도 상영돼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 가운데 현장 분위기를 가장 뜨겁게 달군 건 '1332 맞추기 게임'이었다. 보이스피싱 피해 신고·구제 접수를 위한 금감원 콜센터 번호 '1332'를 알리기 위해 마련된 이 게임은 스톱워치를 13초32에 정확히 멈추면 선물을 받을 수 있는 방식이다.

참가자들은 버튼을 누르기 전 심호흡까지 하며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고 숫자가 딱 맞아 떨어지면 "됐다!"는 외침과 함께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한편에서는 '그놈 목소리를 찾아라'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금감원이 개발한 이 사이버 체험은 금감원 홈페이지에서도 누구나 체험할 수 있도록 공개돼 있다.

참가자는 총 5개의 대화를 듣고 그중 보이스피싱을 찾아내야 한다. '그놈 목소리'는 제각각이었다. 여자 목소리, 남자 목소리는 물론, 학교 선배를 가장하거나 은행 대출 상담사, 심지어 경찰 수사관까지 등장했다.

내용도 다양했다. '사건에 연루돼 돈을 보내야 한다', '대출 이자가 곧 오를 예정이라 지금 처리해야 한다', '동명이인에게 잘못 송금했으니 해결을 도와 달라' 등 치밀하게 설계된 말로 속였다.

'그놈'을 찾아내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눈을 감고 집중하기도 하고 또 미간을 찌푸리면서까지 진지하게 체험에 임한 이들 조차 오답을 고르기 일쑤였다. 체험을 마친 사람들은 "이 정도일 줄 몰랐다"며 혀를 내둘렀다.

게임에 참여한 한 시민은 "생각보다 보이스피싱 범인을 찾아내는 것이 쉽지 않았다"며 "개인정보를 직접 묻지 않는 사례도 있었고 수법도 정말 다양했다"고 말했다. 또 "이런 체험형 게임을 통해 보이스피싱에 대한 경각심을 높일 수 있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금융감독원과 메타코리아가 함께 마련한 '온라인 사기 예방 팝업스토어' 현장 *재판매 및 DB 금지
금융감독원과 메타코리아가 함께 마련한 '온라인 사기 예방 팝업스토어' 현장 *재판매 및 DB 금지


올해 상반기 동안 페이스북 계정 약 6000개와 인스타그램 계정 약 1만1000개 삭제

메타는 전 세계 약 4만명의 인력을 통해 안전과 보안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지난 10년간 관련 인력과 기술에 300억달러(약 40조원) 이상을 투자해왔다.

메타는 인공지능(AI) 기술과 전문 검토팀을 기반으로 매일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수백만건의 콘텐츠를 탐지·검토하며 조치하고 있다. 아울러 플랫폼 내 사기 행위 근절을 위해 계정 보안 강화, 이용자 실명 확인, 유명인 사칭 및 이미지 악용 방지를 위한 신규 기술 개발도 지속 중이다.

이를 통해 올해 상반기 동안 메타는 국내에서 온라인 사기, 스캠, 기만적 행위 정책을 위반한 페이스북 계정 약 6000개와 인스타그램 계정 약 1만1000개를 삭제했다. 이 가운데 페이스북 계정의 78%, 인스타그램 계정의 75% 이상은 선제적으로 제재가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또 지난 5월에는 '유명인 사칭 광고 및 계정 차단 서비스'에 대한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사전적정성 검토를 통과하며, 국내에서 이와 관련한 차단 기능을 공식 도입할 수 있게 됐다.

이슬기 메타코리아 대외정책팀 이사는 "이번 팝업스토어는 금융감독원과의 협력을 통해 소비자들이 온라인 사기를 보다 쉽고 명확하게 식별하고 예방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며 "앞으로도 당사는 정부 기관을 비롯한 다양한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해, 이용자들이 보다 안전한 온라인 환경에서 자유롭게 소통하고 연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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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스터들, 보이스피싱에 열광? 무슨 일"…성수동 달군 '메타 팝업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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