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앞둔 '원클럽맨' 최철순 "전북에 도움 됐던 선수로 남고파"

기사등록 2025/11/05 18:16:13

5일 전주에서 K리그1 우승 미디어데이 진행

20년 동안 10회 우승 후 올 시즌 은퇴 예정

홍정호 "철순이 형처럼 멋지게 마무리 원해"

[서울=뉴시스] 프로축구 K리그1 전북현대의 최철순. (사진=전북현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프로축구 K리그1 전북현대의 최철순. (사진=전북현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주=뉴시스] 김진엽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전북현대 원클럽맨으로서 20년 동안 무려 리그 우승을 10회 경험한 베테랑 수비수 최철순이 눈물을 보였다.

전북은 5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 동측 '팬 익스피리언스 센터' 내 이벤트 홀에서 K리그1 우승 미디어데이를 진행했다.

우승을 이끈 거스 포옛(우루과이) 감독, '주장' 박진섭(30) 등이 취재진을 만난 가운데, 이날 진행된 마지막 세션에는 '베테랑 수비수' 최철순(38)과 홍정호(36)가 자리했다.

전북은 지난달 18일 수원FC를 꺾고 리그 조기 우승을 달성했다.

지난 2021년 이후 4년 만에 정상을 밟으면서,  통산 10번째 우승을 기록했다.

전북의 리빙 레전드인 최철순이 리그 최초로 10회 우승이라는 대업을 달성해 의미는 배가 됐다.

최철순은 2006년 전북 소속으로 프로에 데뷔했다.

병역을 위해 김천의 전신인 상주 상무에서 뛴 걸 제외하면 전북에서만 20년을 뛴 원클럽맨이다.

또 전북의 10번의 우승을 모두 함께한 유일한 인물이다.

이에 포옛 감독이 최철순을 "레전드(Legend·전설)"라고 부른다고 한다.

[서울=뉴시스] 프로축구 K리그1 전북현대의 최철순. (사진=전북현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프로축구 K리그1 전북현대의 최철순. (사진=전북현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최철순은 "(아마 내) 이름을 제대로 몰라서 그렇게 부르셨던 것 같다"며 농담한 뒤 "감독님께서 (그렇게) 불러주셨다는 거에 감사함을 느낀다. 나와 많은 소통을 하셨다. 더 좋은 선수가 돼 감독님께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20년 동안 프로에서 뛰며 전북이 K리그 전통 강호로 자리 잡는 데 기여한 배경을 묻는 말에는 "꾸준함을 많은 분에게 어필했던 게 좋았다"며 겸손했다.

'20년 동안 10번의 우승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 3명을 뽑아달라'는 질문이 나왔는데 최철순은 "최강희 감독님을 첫 번째로 뽑고 싶다. (지금 팀의) 기조나 틀을 만들어 주셨다. 두 번째로는 이동국 선수를 말하고 싶다. 이동국 선수는 우리 팀의 문화나 예의 등을 많이 바꿔놨다. 우승하는 데 한 획을 그었다"며 "마지막으로는 조재진 선수를 이야기하고 싶다. 조재진 선수가 우리 팀에 오면서 마케팅 등이 많이 좋아졌다. (영입 이후부터) 팬들도 많이 찾아주셨다'고 답했다.

이어 '뽑은 3명 말고 본인의 순위는 몇 번째라고 생각하냐'는 물음에는 "말하기 어렵다. 그해 우승할 때 요소요소에 힘을 보탰을 뿐"이라며 겸손했다.

그러면서 "수비하라고 하면 수비하고, 사이드에 서라면 서고, 가운데 서라고 하면 그렇게 뛰었다"며 "지금도 팀에 도움이 된다면 어느 위치에서든 보여드릴 수 있다. 최전방 공격수를 보라고 해도 (전방 압박 등의) 수비를 할 수 있는 자신감이 있다"며 헌신적인 태도를 이어갔다.

미디어데이에 동석해 인터뷰를 함께 하던 홍정호는 "(최철순이) 겸손하게 이야기했다. 20년 동안 우승컵 10개 들었으면 그거로 설명이 다 됐다"며 "(나는 최)철순이 형이 첫 번째라고 생각한다. 그 이후가 철순이 형이 얘기하신 분들"이라며 전북 왕조 건설에는 최철순의 지분이 가장 크다고 짚었다.

다만 이런 최철순의 헌신적인 모습은 2025시즌까지다. 그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축구화를 벗는다.

어떤 은퇴식을 원하냐는 질문에 눈물을 훔치기도 한 최철순이다.

울컥한 마음을 다잡고 말을 이어간 그는 "나도 빛나면 좋겠지만, 나를 위해 고생해 준 가족들이 빛났으면 좋겠다. 구단에서 많은 준비를 해주시는 것 같은데 감사하다. 앞으로도 더 좋은 선수들이 많은 환호성을 받으면서 은퇴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은퇴 결정에는) 가족들의 의사가 컸다. 가족들이 '좋을 때 잘 마무리 짓자'고 했다. 난 어디 가서든 축구하고 있을 것 같다. 은퇴한 (내년 시즌에는) K7리그부터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여전히 달릴 수 있어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프로축구 K리그1 전북현대의 홍정호. (사진=전북현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프로축구 K리그1 전북현대의 홍정호. (사진=전북현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현재 학위를 준비하고 있는 최철순은 "현재 스포츠의학, 트레이닝 쪽으로 생각하고 있어, 그쪽으로 준비하고 있다. 어떤 트레이닝이 좋다기보단, 스트레스를 안 받고 좋은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 그런 거로 생각하고 있다. 어렵지만 재미가 있다"며 현재 그리고 있는 제2 인생 구상을 알렸다.

이어 "(대표 별명인 최투지는) 내 모습을 보일 수 있는 별명이다. (10회 우승 중) 제일 기억에 남는 우승은 2009년도 처음 우승했을 때다. 팬분들이 다 내려와 주셔섰는데, 그때 전북이 앞으로 우승을 많이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가졌던 것 같다. 전북에 도움이 됐던 선수로 남고 싶다"고 전했다.

같은 베테랑인 홍정호에게도 귀감이 되는 최철순이다.

내년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홍정호는 "아직 전북에서 할 수 있는 게 많다. (구단과 계약과 관련해) 이야기된 건 아니지만, 좋게 봐 주셨으면 좋겠다. 전복 외에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바람이 있다면 (최)철순이형처럼 (전북에서) 멋지게 마무리하고 싶다. 그렇게 되길 기다리고 있어서, 좋은 이야기가 오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바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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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앞둔 '원클럽맨' 최철순 "전북에 도움 됐던 선수로 남고파"

기사등록 2025/11/05 18:16:13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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