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펴낸 박중훈 "글쓰며 나를 발견하는 유체이탈 경험..내게 준 선물 같아"

기사등록 2025/11/04 17:47:45

40년차 배우에서 작가로…첫 에세이 '후회하지마' 출간

"내가 굉장히 열심히 살았구나 생각 들어…스스로 장해"

[서울=뉴시스] 배우에서 작가로 변신한 박중훈이 4일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열린 에세이 '후회하지마'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사유와공감 제공) 2025.11.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배우에서 작가로 변신한 박중훈이 4일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열린 에세이 '후회하지마'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사유와공감 제공) 2025.11.0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힐링이란 표현은 너무 진부하고…저 자신한테 선물을 준 것 같습니다."

데뷔 40년 차 충무로를 대표하는 영화배우 박중훈(59)이 작가로 변신했다. 그는 지난달 29일 첫 에세이 '후회하지마'(사유와공감)를 펴냈다.

4일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열린 '후회하지마'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박중훈은 "글을 쓴다는 것은 제 마음속에 수십 년 동안 굉장히 힘든 일로 생각했는데 막상 쓰고 난 다음에는 수혜자가 저 자신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글을 쓰면서 유체이탈을 경험했다. 영화 CG(컴퓨터 그래픽)처럼 내가 빠져나가서 나를 보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후회하지마'는 배우 박중훈과 인간 박중훈의 인생 서사를 솔직하게 풀어냈다. '반성은 하되 후회는 하지 말자'라는 삶의 모토를 통해 유년 시절부터 신인배우를 거쳐 국민배우로 불리기까지의 애환, 환희 등 감정을 책에 녹여냈다.

박중훈은 "(책을) 쭉 쓰다 보니까 참 신기한 경험을 한 게 저를 생각하고 알고 있었던 것과 달리 막상 글을 쓰려다 보니까 (옛날) 생각이 막 떠올랐다"며 "그때의 감정이 생각나고, 보통의 기억력을 가진 제가 해는 물론이고 날짜까지 기억이 났다"고 고백했다. 에세이를 쓰면서 인생의 지난날을 성찰한 셈이다.

책을 집필하게 된 배경에는 배우 차인표가 있었다. 그는 "(차인표와) 같은 스포츠클럽에서 운동하는데, 어느 날 저녁을 같이 먹다가 집요하게 (책 집필을) 권했다"며 "제 성격상 망설이면 하게 돼서 '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박중훈은 1986년 영화 '깜보'로 데뷔해 '미미와 철수의 청춘 스케치'(1987), '칠수와 만수'(1988), '나의 사랑 나의 신부'(1990), '투캅스'(1993), '인정사정 볼 것 없다'(1999), '라디오스타'(2006) 등의 영화로 대중을 만나왔다. 그는 일찌감치 20대 때 국내 주요 영화상인 백상예술대상, 청룡영화상, 대종상 등을 수상하며 '흥행보증수표'로 자리잡았다.

오랜 세월 카메라 앞에 서고, 대중의 사랑을 받은 배우지만 박중훈은 자신에게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

"제가 목소리도 작은 편이 아니고, 말도 자신감 있게 하는 편에 속하잖아요. 근데 이런 말씀 드리면 안 믿으시겠지만 자신감이 없고, 자존감이 낮은 부분도 많이 있거든요. 책망도 많이 하고 자책도 많이 해서 저에 대한 칭찬이 굉장히 인색한 편입니다. 하지만 (책을 쓰면서) '내가 굉장히 열심히 살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저 자신이 장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서울=뉴시스] '후회하지마' (사진=사유와공감 제공) 2025.11.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후회하지마' (사진=사유와공감 제공) 2025.11.0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에세이의 제목은 그의 20대 좌우명에서 비롯됐다. 책의 서두에도 "반성은 하되 후회는 하지 않는다며, 오랫동안 다짐하며 살아왔다"고 했다.

그는 "20대 때 반성은 과거의 잘못으로 인해서 교훈을 얻고 앞으로 향하는 미래지향적 생각이고 후회는 지나간 잘못을 가슴만 때리고 울고 있는 과거 집착적인 아주 비굴한 태도라고 생각하며 살았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40년이 흐른 세월 동안 스스로를 돌아봤을 때 후회가 너무 많았다고 한다.

"지금 이 나이에 너무 후회되는 게 많아요. 한편으론 제가 그렇게 생각했는데도 이렇게 후회되는 일이 많은데 후회까지 하려고 마음먹었으면 지금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인생의 굴곡사도 솔직하게 책에 담았다. 1994년 대마초 흡연으로 구속 수감됐던 당시의 감정을 써냈다.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데 용비어천가만 쓰면 믿음이 안 간다"며 "잘한 일이든 못한 일이든 제가 했던 일이기 때문에 지금 이 나이가 돼서 잘 회복하고 발전시키고 이런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어 "지난 실수마저도 다시 반복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MZ세대, 2030 독자가 책을 읽었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

"필력이 대단하지 않지만 진심으로 쓴 책입니다. 알려진 사람이 40년 만에 처음 쓴 책인데 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는 당연히 알지만 저 사람 성공과 실패를 통해서 꼭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서울=뉴시스] 배우에서 작가로 변신한 박중훈이 4일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열린 에세이 '후회하지마'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사유와공감 제공) 2025.11.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배우에서 작가로 변신한 박중훈이 4일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열린 에세이 '후회하지마'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사유와공감 제공) 2025.11.0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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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펴낸 박중훈 "글쓰며 나를 발견하는 유체이탈 경험..내게 준 선물 같아"

기사등록 2025/11/04 17:47:45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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