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삼진 후 역전 발판 마련한 한화 손아섭 "잃을 게 없다는 생각으로 나서"[KS]

[대전=뉴시스]문채현 기자 = 최대한 많은 출루라는 임무를 지고 리드오프로서 경기에 나섰으나 번번이 돌아섰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손아섭은 패색이 짙어진 경기 막판 속죄의 안타를 날리며 팀의 역전 발판을 마련했다.

손아섭은 3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2025 신한 쏠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4차전 LG 트윈스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전날(29일) 안타 상황에 대해 "이미 앞에 삼진 3개를 당했던 만큼 잃을 게 없다는 생각으로 공격적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손아섭은 전날 3차전에 이어 4차전에도 1번 타자로서 경기에 나선다.

이날도 그의 역할은 많은 출루. 팀이 최대한 많은 득점을 내도록 밥상을 차리는 것이다.

매 경기를 앞두고 손아섭은 같은 다짐을 하지만 항상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는 않았다. 전날 3차전에서도 1, 3, 5회 세 차례 타석에서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리고 한화가 1-3으로 밀리던 8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김태연이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치고 나가며 단숨에 득점 찬스를 마련했다.

역전을 위한 사실상 마지막 찬스였던 이때 타석에는 손아섭이 들어섰고, 그는 앞선 3삼진을 만회하듯 송승기의 3구째 시속 128㎞ 슬라이더를 받아쳐 깔끔한 우전 안타를 때렸다.

이날 경기 전 취재진을 만난 손아섭은 "사실 그냥 공이 잘 안 보였다. 다 스트라이크처럼 보였다. 어제는 조금 이상한 상황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그는 "마지막 타석에선 '어차피 삼진 3개나 4개나 똑같다'는 생각으로 공격적으로 임했다. 앞에 삼진으로 아웃됐다고 방어적으로 하기보단 더 공격적으로 나섰고, 그때 실투가 와서 좋은 타격으로 연결된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방어적으로 했다면 그 실투를 놓쳤을 수도 있다. '잃을 게 없다'는 생각으로 나선 게 좋았던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손아섭의 안타와 함께 무섭게 살아난 분위기는 쉽게 식지 않았고, 1사 이후 문현빈의 적시타, 2사 이후 채은성과 황영묵의 볼넷으로 한화는 결국 동점을 일궜다.

3루 주자였던 손아섭은 기분 좋게 홈을 밟으며 동점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탰다.

그리고 한화는 연이어 터진 심우준과 최재훈의 안타로 7-3 역전에 성공, 극적으로 3차전을 승리했다.

이에 대해 그는 "(3루에서 보면서) '패스트볼 하나만 이상한 데 던져라' 하는 마음이었다. 빠지는 순간 뛰겠다는 생각이었다"며 승리를 향한 강한 의지를 전했다.

그는 "제가 득점이 되고 동점이 되면 뒤에 타자들이 더 편한 상태에서 승부할 수 있다. (유영찬이) 변화구를 많이 던지는 투수인 만큼 숏 바운드볼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지켜봤는데, 확실히 좋은 투수인 만큼 잘 던지더라. 운 좋게 볼넷이 나와서 다행히 동점을 만들 수 있었다"고 전했다.

생애 첫 KS 진출에 이어 KS 첫 승리까지 따낸 그는 "그것보다 어제 경기가 워낙 중요했기 때문에 승리가 더 기뻤다. 어제 졌으면 정말 우울했을 것 같은데, 어제를 계기로 다시 저희에게 희망이 생겼다"고도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제가 4타수 4삼진을 기록해도 팀이 이기기만 하면 된다. 한 번이라도 기회가 오면 그걸 살려서 이기면 된다. 오늘은 정말 '그분'(좋은 기운)이 왔으면 좋겠다"고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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