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 관세협상 세부안 극적 합의…3500억불 이견 좁혀
트럼프 "능력 떨어지는 사람 만났으면 했는데…김정관 '터프'"
연간 투자 상한액 200억불 설정…외환시장 리스크 줄일 장치
김정관, 취임 이틀 만에 협상 전면…러트닉 자택부터 유럽까지
이달 16~20일 방미…이틀 만에 재차 미국행 '무박 2일' 일정
![[서울=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써밋에서 특별연설을 하기 앞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제공) 2025.10.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10/29/NISI20251029_0021034982_web.jpg?rnd=20251029140408)
[서울=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써밋에서 특별연설을 하기 앞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제공) 2025.10.2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손차민 기자 = 한미 관세협상의 극적 타결에는 수차례 방미길에 올라 전면에서 협상을 이끈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장관은 취임 이틀 만에 미국으로 향해 한미 관세협상 타결의 주춧돌을 놓았으며, 이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막판까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의 면담을 위해 '무박 2일' 방미 일정에 나서기도 했다.
30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한미 정상은 지난 29일 관세협상 세부 내용에 합의했다. 양국간 입장차가 컸던 3500억 달러의 대미투자펀드를 두고 이견을 좁힌 것이다.
지지부진했던 한미 관세협상 후속협의가 마무리 된 건 통상 수장인 김 장관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최근 AEPC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 김 장관에 대해 "터프하다"며 "능력이 좀 더 떨어지는 사람을 협상에서 만나길 바랬는데 그렇지 않았다"라고 평가했다.
관세협상 후속 논의가 진행 중이었던 상황을 감안하면 김 장관을 포함한 우리 정부가 협상에 있어 물러서지 않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실제로 우리 정부는 외환시장에 미칠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연간 투자 한도'를 마련하는 등 안전 장치를 확보해냈다.
한미 정부는 지난 29일 대미투자펀드 총 3500억 달러 가운데 2000억 달러는 현금 투자로 1500억 달러는 조선업 협력 방식으로 구성하고, 현금 투자분의 연간 투자 상한액은 200억 달러로 설정하는 내용의 관세협상에 합의했다.
![[서울=뉴시스]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된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D.C. 백악관 캐비닛 룸에서 한국 측 협상단과 함께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운 채 기념촬영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지영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트럼프 대통령,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 대표,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 박정성 무역투자실장,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사진=백악관 페이스북 캡처) 2025.08.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8/01/NISI20250801_0020913220_web.jpg?rnd=20250801145244)
[서울=뉴시스]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된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D.C. 백악관 캐비닛 룸에서 한국 측 협상단과 함께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운 채 기념촬영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지영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트럼프 대통령,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 대표,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 박정성 무역투자실장,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사진=백악관 페이스북 캡처) 2025.08.0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김 장관은 관세협상 타결부터 세부 협의 마무리까지 고군분투했다. 그는 취임 이틀 만인 7월 23일 첫 방미에 나서면서 관세협상 전면에 나섰다.
워싱턴에서 러트닉 장관을 만난 김 장관은 논의 시간이 부족하다고 판단하자, 뉴욕에 있는 러트닉 장관의 자택까지 자리를 옮기면서 협상을 이어갔다. 우리 정부의 협상 타결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귀국 일정조차 잡지 않은 채 미국에서 협상을 이어가던 도중, 러트닉 장관이 스코틀랜드로 출장을 가자 유럽까지 동행하며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에 지난 7월 30일 한미 정부는 한미 관세협상에서 큰 틀의 합의를 이뤘다.
미국은 한국에 대한 국별 관세 및 자동차 관세를 15%로 인하하고 반도체·의약품 등 품목별 관세에 대해 최혜국대우를 약속했다. 이에 우리나라는 총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금융패키지 조성을 제시했다. 김 장관과 산업부 실무진들은 협상 과정에서 핵심 전략으로 '마스가'(MASGA) 프로젝트를 구상해 미국을 설득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인천공항=뉴시스] 정병혁 기자 = 관세협상 후속 협의를 위해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했던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10.24 jhope@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0/24/NISI20251024_0021027340_web.jpg?rnd=20251024053246)
[인천공항=뉴시스] 정병혁 기자 = 관세협상 후속 협의를 위해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했던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10.24 [email protected]
다만 3500억 달러 대미 투자액의 투자 형태와 지급 방식을 두고 양국 간 입장 차를 보였다.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최종 서명이 미뤄지는 상황이었다.
김 장관은 다시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며 러트닉 장관과 논의를 이어갔다. 특히 한미 정상간 만남이 예정됐던 APEC을 목전에 두곤 세부 조율을 위해 수차례 급파됐다.
김 장관은 지난 16일 출국했다가 20일 귀국한 이후 이틀 만인 22일 재차 방미했다. 러트닉 장관과 2시간 면담을 진행하곤 곧바로 국회 국정감사 참석을 위해 복귀하는 '무박 2일'의 일정까지 감행했다.
협의 막판 조율을 위해 강행군을 이어간 것이다.
김 장관도 협상 과정이 순탄치 않음을 드러낸 바 있다. 김 장관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터프하게 왔다 갔다 하고 있다"며 "책상도 치고 저도 목소리를 올리기도 한다"고 협상 현장을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김 장관은 한미 관세협상 마무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김 장관은 지난 24일 "미국 측 입장을 받아들이기에 국민 경제나 우리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했을 때 쉽지 않은 상황이고 역사적인 책무의식을 가지고 협상에 임하고 있다"며 "제가 할 수 있는 한 우리 국익과 국민들의 삶에 가장 부합할 수 있는 안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주=뉴시스] 추상철 기자 =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9일 경북 경주시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10.29.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0/29/NISI20251029_0021035657_web.jpg?rnd=20251029184729)
[경주=뉴시스] 추상철 기자 =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9일 경북 경주시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10.29.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