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세력권 후퇴 전제한 주장인듯
"미러 회담, 구체적 결과 보장 필요"
![[리우데자네이루=AP/뉴시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2025.04.30.](https://img1.newsis.com/2025/04/30/NISI20250430_0000296950_web.jpg?rnd=20250430005701)
[리우데자네이루=AP/뉴시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2025.04.30.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및 유럽연합(EU)을 공격할 의사가 없으며, 이를 확약하는 안보 보장에 나설 뜻이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RT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28일(현지 시간)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열린 유라시아 안보 국제회의에서 "모스크바는 나토 및 EU 회원국 중 어느 국가도 공격할 의도가 없다고 거듭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는 유라시아 지역의 미래 안보 구조의 일환으로 이를 공식 보장할 준비가 됐으나, EU 지도자들은 '러시아와의 안보 보장'이 아닌 '러시아에 대한 안보 보장'을 주장하며 논의를 의도적으로 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나토 세력권을 뒤로 물리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 영향력을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전쟁의 근본 원인 해소'를 휴전의 선결 조건으로 내걸고 있는데, 이를 전제로 하는 상호 안보 보장을 언급하는 것으로 보인다.
라브로프 장관은 그러면서 오히려 나토가 러시아 포위를 강화하며 전쟁 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나토는 중국을 견제하고 러시아를 고립시키고 북한에 맞서기 위해 아시아태평양으로 세력을 넓히고 있으며, 러시아와 핵심 동맹국(벨라루스)을 상대로 새로운 대규모 유럽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나토는 (탈냉전 당시) '동쪽으로 1인치도 움직이지 않겠다'고 약속하고도 1분도 확장을 멈추지 않았다. 새로운 시대가 시작됐음에도 서방은 세계적 지배력을 유지하려고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라브로프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격 취소한 미러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보장이 필요하다"며 조기 성사에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알래스카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워싱턴의 제안을 바탕으로 발전된 원칙들을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준수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트럼프 대통령이 8월 알래스카 회담 당시 유럽 측의 '즉각 휴전 후 협상'이 아닌 러시아 측의 '평화 협정 직행'을 지지했다는 점을 내세워 휴전을 거부하고 있는데, 이 같은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신(新)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뉴스타트) 만료 후 1년간 추가 준수' 제안에 관해서는 미국의 긍정적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뉴스타트는 미국·러시아 양국의 작전용 전략 핵탄두를 1550발까지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하는 핵 군축 체제로, 2026년 2월 종료를 앞두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의 동참을 전제로 조약 종료 후에도 핵탄두 보유 기준을 1년간 추가 준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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