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주만 간다"…'4천피 랠리' 예전과는 다르다

기사등록 2025/10/28 05:00:00

2007년, 2020~2021년 코스피 '무차별 랠리'

올해 대형주 75% 오를 때 중형주 43%, 소형주 20%

3천피 돌파 후 소형주 상승 제한…엔터·건설주는 마이너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코스피가 사상 최초로 장중 4000선을 돌파한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 홍보관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3941.59)보다 58.20포인트(1.48%) 오른 3999.79에 개장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883.08)보다 7.15포인트(0.81%) 상승한 890.23에 거래를 시작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1437.1원)보다 0.4원 내린 1436.7원에 출발했다. 2025.10.27.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코스피가 사상 최초로 장중 4000선을 돌파한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 홍보관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3941.59)보다 58.20포인트(1.48%) 오른 3999.79에 개장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883.08)보다 7.15포인트(0.81%) 상승한 890.23에 거래를 시작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1437.1원)보다 0.4원 내린 1436.7원에 출발했다. 2025.10.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지민 기자 =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하며 새 역사를 썼지만, 업종 및 종목 간 희비는 엇갈리고 있다. 인공지능(AI) 붐을 탄 반도체, 차별화된 경쟁력을 입증한 조선, 방산 등 일부 주도 업종을 제외하면 수익률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과거 '무차별 랠리'와 달리 이번 상승장은 대형주와 주도 업종으로의 쏠림이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랠리와 비교해 '수익률 간극' 커져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지수 상승률은 68.49%로, 중국 상해종합(22.51%), 일본 닛케이(28.51%), 미국 나스닥(20.17%) 등 글로벌 주요 증시를 압도했다.

그러나 상승분 대부분은 대형주가 견인했다. 올해 코스피 대형주(시가총액 상위 100위 이내 기업)가 74.71% 상승하는 동안 중형주(101위~300위)는 42.63%, 소형주(301위 이하)는 19.73%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 6월 20일 코스피가 3000선을 탈환한 이후 상승률을 보면 대형주 40.83%, 중형주 13.98%, 소형주 1.13%로, 대형주 중심 랠리가 '4천피 시대'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 랠리와 비교해도 이번 상승장의 대형주 쏠림은 한층 두드러진다. 기업 이익이 크게 성장하며 지수가 2000포인트를 돌파했던 2007년 코스피 대형주는 30.12%, 중형주는 46.64%, 소형주는 39.28% 오르며 '무차별 랠리' 양상이 나타났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유동성이 증가하며 증시가 상승했던 2020~2021년 역시 대형주 33.64%, 중형주 47.28%, 소형주 42.37% 등 상대적으로 고른 상승률을 보였다.

'4천피 랠리' 이끈 반도체·조방원…건설·엔터·통신은 마이너스

수익률 간극은 이번 '4천피 랠리'가 국내 시총 1, 2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필두로 한 반도체, 그리고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수출 무대에 선 조방원(조선·방산·원전) 등 일부 업종으로부터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코스피가 3000에서 4000포인트로 도약한 약 4개월 동안 KRX 반도체 지수는 65.37% 올랐다. 이 기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72.30%, 117.48%에 달한다. 조방원 및 2차전지 섹터 주요 종목들 포함된 KRX 기계장비 역시 46.46% 오르며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KRX 은행(13.25%), KRX 철강(13.71%), KRX 자동차(13.94%)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제한적인 모습이다. 상승장에서 수혜를 입었다고 평가받는 증권(24.28%) 역시 주도 업종에 비하면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4천피 랠리'에서 소외돼 수익률이 오히려 하락한 업종으로는 건설, 엔터, 통신, 운송 등이 꼽힌다. 이 기간 KRX 건설 지수는 -5.84%를 기록하며 가장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건설 업계 한파가 지속되는 와중에 잇따른 산업재해 리스크, 강력한 부동산 규제 등이 주가를 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초 반짝 상승했던 엔터 업종 역시 상반기 이후 뚜렷한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 KRX K콘텐츠 지수는 같은 기간 -4.51%를 기록했다. 또 개별 악재와 비용 증가를 맞닥뜨린 통신, 운송 업종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KRX 방송통신 지수와 KRX 운송 지수는 각각 -2.63%, -0.96%로 집계됐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 강세 배경에는 전세계적인 AI 투자 붐에 따른 반도체 업종 급등이 있다"며 "7월 이후 코스피200 동일가중 지수는 코스피200 시가총액 지수 대비 언더퍼폼(시장 수익률 하회)하고 있고, 이는 초대형주 강세장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주가상승이 빨라지면서 시가총액 규모, 섹터별로 주가 차별화가 극심해졌다"며 "올해 대형주와 소형주의 극단적인 밸류에이션 차별화는 실적 가시성의 유무에 따라서 결정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장기적인 측면에서 보면 주가는 쏠림이 지나치면 자연스럽게 역발상에 대한 수요도 증가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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