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방치 도심 수풀…세종시민 안전 위협 언제까지"

기사등록 2025/10/28 05:00:00

최종수정 2025/10/28 06:36:24

도로변·상업용지 곳곳, 수풀과 쓰레기로 뒤덮여 미관 훼손

고라니·독사 출몰… LH 소유지, 야생동물 놀이터로 전락

LH세종특별본부 "환경정비용역 계약, 11월 중 체결 예정"

[세종=뉴시스] 송승화 기자 =  세종시 어진동 국무총리 공관 맞은편 1-5생활권 B4 단독주택 예정지에 잡초와 잔목들이 우거져 있다. 2025.10.27. ssong1007@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송승화 기자 =  세종시 어진동 국무총리 공관 맞은편 1-5생활권 B4 단독주택 예정지에 잡초와 잔목들이 우거져 있다. 2025.10.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송승화 기자 = "도심이 아니라 정글이다. 아이들과 걷기도 무섭다." 세종시가 '명품 도시'라는 이름을 내세운 지 오래지만, 현실은 잡초와 수풀로 뒤덮인 '도심 방치지대'다.

공원과 도로변, 인도 옆 상업용지 곳곳이 방치되며 도시 미관은 물론 시민의 생명과 안전까지 위협받고 있다. 그 중심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세종특별본부(본부장 송종호)의 관리 소홀 문제가 있다.

세종시 호수공원 인근 상업부지, 총리공관 맞은편 단독주택 예정지, 금강변 미분양 토지 등은 현재 수풀이 무성하게 자라 도시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있다.

일부 부지에는 고라니와 독사 등 야생동물이 출몰하고, 보행로에는 동물 사체가 방치되는 일도 빈번하다. 시민들은 "도심 한복판에 비무장지대가 생긴 것 같다"며 "도시가 아니라 야생 보호구역에 사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세종시는 공원 부지에 대해 정기적인 예초 작업을 실시하고 있지만, LH는 자신들이 소유한 미분양 토지에 대해서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판매 전 대기지'라는 명목으로 방치된 부지는 도시의 흉물이 되었고, 야간에는 범죄 발생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금강변 수풀 방화 사건과 강력범죄 사례는 더 이상 우려가 아닌 현실이다.

LH는 세종신도시를 '명품 도시', '청결 도시'로 홍보해왔다. 그러나 정작 자신들이 소유한 토지에 대해서는 청결과 안전 관리 의무를 외면하고 있다. 도시의 완성도는 건축물이나 홍보 문구가 아니라, 시민이 체감하는 일상의 청결과 안전에서 비롯된다. LH의 방치는 도시 경쟁력을 갉아먹는 자해 행위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세종=뉴시스] 송승화 기자 =  잡초와 잔목들이 우거져 있는 세종호수공원 인근 모습. 2025.10.27. ssong1007@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송승화 기자 =  잡초와 잔목들이 우거져 있는 세종호수공원 인근 모습. 2025.10.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시의 상가 공실화와 인구 유출 우려가 현실화되는 가운데, 도시 외관과 안전 방치는 도시 전체의 신뢰도를 무너뜨리고 있다. 시민들은 "도시가 시민을 지켜야지, 시민이 도시를 피해 다녀야 하는 현실은 바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전문가들은 LH가 관리 책임이 있지만, 세종시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도 시민 통행이 잦은 구역을 중심으로 벌목·예초·청소 등 환경 정비를 즉시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LH에는 인허가권을 활용해 수풀 제거 작업을 강력히 권고하고,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중앙정부 민원 제기나 언론을 통한 여론 조성으로 제재를 요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가 무색해진 상황이다. 도시가 시민을 위협하는 공간으로 전락한 지금, 행정기관은 더 이상 침묵해서는 안 된다. 시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에 '소유권'은 변명이 될 수 없다. 책임을 회피하는 공공기관에 단호한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LH 세종특별본부는 "행정중심복합도시 내 보유 토지에 대해 지구관리용역을 통한 수시 정비와 매년 하반기 정기 환경정비를 시행하고 있으며, 올해 환경정비용역 계약은 11월 중 체결될 예정이다"며 "이번 용역에는 1-5생활권 B4(단독주택용지), 3-3생활권 C1·C3·C4(수변 상업용지), 4-1생활권 C7-1·C7-2(소담동 싱싱장터 인근 상업용지) 등이 포함돼 정비가 진행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1-5생활권 C18(호수공원 내 상업용지)은 이미 개인 또는 법인에 매각 완료된 토지로, 현재 LH 보유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이번 환경정비 대상에서 제외된다"며 "해당 토지에 대해서는 정비 권한이 없어, 환경 관련 민원이 접수될 경우 해당 내용을 토지 소유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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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방치 도심 수풀…세종시민 안전 위협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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