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캄 등 9개국, 초국경 합동작전 나선다…은색수배서도 확대(종합)

기사등록 2025/10/23 18:39:49

9개국 참여 국제공조협의체 발족…동남아 스캠단지 정조준

한국 경찰, 스캠범죄 관련 은색수배서 7매 사용…"2년 이내 무제한"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박재석 경찰청 국제공조담당관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국제공조협의체 발족식에서 기조발언을 하고 있다. 2025.10.23.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박재석 경찰청 국제공조담당관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국제공조협의체 발족식에서 기조발언을 하고 있다. 2025.10.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경찰청과 인터폴, 아세아나폴이 국제공조협의체 발족을 계기로 초국경 스캠(사기) 범죄에 대한 합동작전과 자금추적 수배서 발부 등 실질 대응 체계를 가동하기로 했다.

박재석 경찰청 국제공조담당관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국제공조협의체 발족식 이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번 국제공조협의체를 계기로 향후 초국경 범죄 대응 합동 작전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하는 스캠 범죄 대응에 협의체가 적극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담당관은 "은색 수배서는 올해 전세계에서 시범 운영되고 있고, 내년부터 공식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라며 "경찰청은 현재 7매를 발부 받았으며 대부분이 스캠 범죄 관련이다. 연말까지 할당받은 9매를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색 수배서는 캄보디아 등 범죄 단지에서 발생한 범죄수익과 자산을 추적하고 동결, 환수하기 위한 목적의 신종 수배서를 일컫는다.

시릴 구트 인터폴 치안서비스사무차장은 "내년 또는 2년 내에 모든 회원 국가들이 할당된 양의 은색수배서를 사용하는 게 아니라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범죄에 매우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도구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측이 범죄단지 단속과 소탕에 소극적이라는 우려와 관련해 박 담당관은 "캄보디아 문제에 대해 국민들이 관심이 크지만 이번 협의체는 단순히 캄보디아 문제를 위한 것이 아닌 스캠을 포함한 초국경 범죄 전반에 대한 공동 대응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 담당관은 "동남아 각국 경찰 간 연대를 통해 공감대를 이루고 있으며, 캄보디아 경찰도 협조적으로 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외 수사기관 등이 자국에서 공동작전을 하는 것이 주권 침해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데이비드 마르티네즈 빈루안 아세아나폴 사무국장은 "전문적 수사라기보다 정보 지원을 통해 현지 수사팀이 유용한 정보를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 방식"이라며 "정보공유를 통한 협력은 희생자 구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구트 사무차장 역시 "사법권 침해가 아닌 다양한 방법으로 스캠 단지 범죄 활동에 대한 정보를 공유해나갈 것"이라며 "이날 발족한 협의체 통해 더 구체적인 활동 지침을 마련하고 각국 경찰 간 공조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초국경 범죄는 개별 국가가 단독으로 대응할 수 없는 만큼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캄보디아 범죄단지가 라오스·미얀마 등 인접국으로 이동하면서 이른바 '풍선효과'가 지적된 데 대해 구트 사무차장은 "적색수배서와 청색수배서 등을 통해 범죄자 식별과 차단을 강화할 것"이라며 "정보공유를 통해 범죄자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고 원천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박 담당관은 "캄보디아 사안 이후 범정부 회의를 수차례 열어 풍선효과 대응책을 마련했다"라며 "현지 주재관 등을 통해 상황을 상시 모니터링 중이며, 협의체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박 담당관은 "이번 협의체는 한두 국가가 아닌 주변국 전체가 참여하는 실질적 협력의 장"이라며 "정보공유, 피의자 검거, 피해자 보호, 범죄수익 환수 등에서 공감대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인터폴, 아세아나폴 등 국제경찰기구와 한국 등 9개국이 참여한 가운데 초국경 스캠단지 공동 대응을 위한 '국제공조협의체'를 발족했다. 9개국은 한국과 캄보디아, 라오스, 싱가포르, 필리핀, 태국, 미국,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등이다.

경찰청은 앞으로 협의체 참여국을 확대하고 외국 법집행기관과의 공조를 강화해 초국경 스캠단지 근절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다음달에는 초국경 합동 작전과 연계해 서울에서 인터폴·아세아나폴·UNODC 등 국제기구 및 주요 공조국이 참여하는 작전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이날 개회사에서 "최근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스캔 범죄는 인신매매, 강제, 노동, 사이버 범죄, 자금 세탁 등 다양한 범죄와 연결돼 있으며 그 피해는 전 세계 시민의 일상으로 스며들고 있고, 국경은 더 이상 방어막이 될 수 없다"라며 "어느 한 나라의 노력만으로는 이 복잡한 범죄에 대응할 수 없다. 국제 공조 협의체는 이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해답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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