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라도 더" 키성장 보조제 먹는데…잠은 부족 '엇박자'

기사등록 2025/10/23 11:00:00

최종수정 2025/10/23 11:54:27

대한소아내분비학회, 학부모 2012명 대상 인식조사

스마트폰 사용, 10년 새 2배↑…수면·운동·식습관 악화

초등생 36%, 8시간 미만 수면…여고생 42%, 운동 안해

"충분한 수면·운동 중요…무분별 성장호르몬 사용주의"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대한소아내분비학회가 2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청립 30주년을 기념회 기자간담회를 열고 '바른 성장 및 건강한 생활습관에 대한 사회적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대한소아내분비학회가 2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청립 30주년을 기념회 기자간담회를 열고 '바른 성장 및 건강한 생활습관에 대한 사회적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학부모 10명 중 3명은 자녀에게 키 성장 보조제를 사용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반면  중·고등학생의 80% 이상이 하루 8시간 미만의 수면을 한다고 응답하는 등 생활습관은 오히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운동이 아이 키 성장의 핵심이라며 '키주는 주사' 등과 같은 성장보조제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에 대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한소아내분비학회는 2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창립 3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국 학부모를 대상으로 실시한 '바른 성장 및 건강한 생활습관 실천에 대한 사회적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갤럽과 공동으로 지난 6월23일부터 7월28일까지 만 5~18세 자녀를 둔 부모 2012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에서는 바른 성장에 대한 인식을 비롯해 생활습관과 식습관 등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전반적인 생활실태를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2016년 대한소아내분비학회에서 실시한 대국민 설문 조사와 비교해 지난 10년간의 변화를 분석했다. 

조사 결과 학부모 10명 중 3명은 키를 키우기 위해 자녀에게 키 성장 보조제 (28%) 및 칼슘 (33.9%), 비타민D (32.4%)를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만 5~6세 미취학 아동의 경우 칼슘, 비타민D 섭취 비율이 약 40%로, 어린 나이부터 영양제를 복용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래보다 작은 키를 보이는 아이의 경우 키 성장 보조제 사용률이 39.6%로 전체 평균보다 훨씬 높은 수치를 보였다. 그러나 키 성장 보조제의 실제 효과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75.7%가 '보통' 혹은 '효과가 없음'이라고 답해, 기대만큼의 성과는 보이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성장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노력은 부모들의 기대치와도 맞닿아 있다. 학부모들은 자녀가 성인이 되었을 때 남성은 평균 180.4㎝, 여성은 평균 166.7㎝까지 성장하길 바란다고 응답했으며, 이는 현재 한국 성인 평균 신장보다 각각 약 5㎝ 이상 큰 수치다. 이러한 결과는 사회 전반의 '큰 키 선호 현상'을 반영하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황일태 대한소아내분비학회 회장은 "성장은 단기간의 주사나 보조제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충분한 수면과 균형 잡힌 식사, 규칙적인 운동이 가장 핵심적인 요소"라며 "성장호르몬이나 성장 보조제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키크는 주사와 같은 성장호르몬은 내분비 등에 장애가 있어 성장을 못하는 아이들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단순히 아이의 키를 키우기 위해서만 사용하는 것은 지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전자기기 사용, 수면, 운동, 식습관 등 생활습관 전반도 함께 조사됐다. 스마트폰은 응답자의 자녀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전자기기로, 초등학생의 경우에도 주중에는 43.5%가, 주말에는 66.5%가 하루 2시간 이상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6년 조사에서 20.4%가 하루 2시간 이상 사용한다고 답했던 것보다 더 2배 이상 증가된 수치다. 주말에 전자기기 사용 시간이 늘어나면서 야외활동과 운동 시간이 줄어드는 경향이 뚜렷해,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됐다.

특히 미취학 아동의 전자기기 사용 문제도 심각하다. 미취학 자녀의 31.6%가 주중 전자기기 사용 시간이 1시간 이상 2시간 미만이라고 응답해, 어린 연령부터 디지털 기기 사용이 일상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성장 초기 단계부터 전자기기에 과도하게 노출되고 있음을 의미하며, 장기적으로 성장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또 잠자기 직전까지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비율이 55.7%에 달했으며, 중고등학생은 70~80% 수준으로 연령이 높을수록 비율이 증가했다. 응답자 대부분 (77.3%)은 전자기기 사용이 자녀의 수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았으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편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5.6%에 불과했다.
 
수면 부족도 큰 변화가 없었다. 2025년 조사결과에서 중고등학생의 80% 이상이 하루 8시간 미만의 수면을 취한다고 응답했다. 또 성장에 중요한 시기인 초등학생의 36.3%가 하루 8시간 미만의 수면을 취한다고 보고됐는데, 2016년 조사의 35.2%보다 증가한 수치로 세 명 중 한 명꼴로 충분한 수면을 확보하지 못했다.

주목할 점은 미취학 아동의 경우에도 26.3%가 하루 수면 시간이 8시간 미만이라고 응답해 성장과 발달에 필수적인 수면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학령기 이전부터 전자기기 사용 증가와 맞물려 수면 패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한다.

운동 부족도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절반 이상(55.3%)이 '주 3회 미만' 운동을 하고 있었다. 특히, 여고생의 42.4%는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신체활동이 부족한 원인으로는 '아이가 너무 바빠서'라고 응답한 비율이 63.5%로 가장 많았다.
 
식습관 문제도 이어졌다. 하루 세 끼 식사를 지키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이 약 20%였다. 특히 여고생의 40%는 하루 두 끼 이하로 식사했고 25.4%는 아침을 거른다고 응답해 문제점으로 부각됐다. 미취학 자녀에서도 아침 결식 문제가 확인됐는데, 약 7.3%가 아침 식사를 하지 않는다고 응답해 식습관 관리가 매우 이른 시기부터 필요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해상 대한소아내분비학회 홍보이사(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는 "2016년과 2025년 조사를 비교해보면, 스마트폰 사용 증가와 수면 부족, 운동 부족, 불규칙한 식습관 문제가 10년간 지속되고 있다"며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미취학 자녀 시기부터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어 조기 개입과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가 성장 관련 문제가 있을 때 무분별한 키성장 보조제 사용보다는 전문가의 진단을 받고 치료할 필요가 있다"며 "성장의 기초는 숙면·운동·균형 잡힌 식습관이라는 점을 다시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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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라도 더" 키성장 보조제 먹는데…잠은 부족 '엇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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