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져도 또 달리세요" 용기 전한 안병식 레이스디렉터

기사등록 2025/10/22 08:32:37

최종수정 2025/10/22 09:10:24

2025년 청년 체인지메이커 아카데미 네 번째 강연

트레일러너에서 대회 기획자까지 삶의 과정 풀어내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 찾아 나만의 길 달리길"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세계적인 트레일 러너인 안병식 레이스디렉터가 21일 오후 제주시 일도1동 제주소통협력센터 5층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5 제4회 청년 체인지메이커 아카데미'에서 '길 위에 꿈을 그리다'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2025.10.21.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세계적인 트레일 러너인 안병식 레이스디렉터가 21일 오후 제주시 일도1동 제주소통협력센터 5층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5 제4회 청년 체인지메이커 아카데미'에서 '길 위에 꿈을 그리다'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2025.10.21. [email protected]
[제주=뉴시스] 양영전 기자 = "누구나 자기만의 트레일이 있습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나만의 길을 달리세요. 즐겁게!"

세계적인 트레일러너이자 대회 기획자인 안병식 레이스디렉터는 지난 21일 오후 7시 제주시소통협력센터에서 열린 '2025년 청년 체인지메이커 아카데미' 네 번째 강연자로 나서 트레일러너부터 레이스디렉터로서의 삶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전했다.

제주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안 디렉터는 원래 운동과는 담을 쌓고 살았다고 한다. 그러던 중 20대 중반에 영화 '포레스트 검프'를 본 뒤 제주대에서 열린 5㎞ 건강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면서 처음 달리기와 연을 맺었다. 이후 하프 마라톤, 풀코스 등 거리를 늘려 나갔다.

2001년에는 서울국제마라톤 풀코스를 3시간27분에 완주했고, 울트라마라톤(100㎞)도 뛰었다. 이후 국제아이언맨대회(수영 3.8㎞, 사이클 180㎞, 마라톤 42㎞)까지 섭렵했다.

도전을 확장한 안 디렉터는 2004년에 단 6개월만 훈련한 뒤 사막 마라톤에 나섰다. 사하라에서 250㎞를 6일에 걸쳐 나눠 달리는 극한의 레이스에서 발톱 3개를 잃어가면서 완주에 성공했다.

2007년에는 중국 고비사막 레이스, 칠레 아타카 사막 마라톤, 이집트 사하라 사막 레이스, 남극 마라톤 등 4대 마라톤을 완주해 한국 최초로 사막 마라톤 그랜드슬램을 달성했고, 2009년에는 트레일러너들의 꿈의 무대인 UTMB(Ultra Trail du Mont Blanc) 100mile(166㎞)을 한국 최초로 완주했다.

그는 이 시기를 돌아보며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해 달리기 시작했다"며 "좋아서 한 일이기에 어떤 어려움도 두렵지 않았던 시절"이라고 했다.

도로나 트랙이 아닌 산길, 숲길, 오름, 들판 등 비포장 길을 달리는 트레일러닝을 통해 배운 것은 인내와 겸손이었다. 극한의 환경과 조건에서 고통을 참아냈고, 거대한 자연의 힘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자신을 느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찾아온 부상은 또 다른 달리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됐다. 그는 "성취하고 싶다는 욕망이 부상을 불러왔고 3년간 달리지 못하게 됐다"며 "어떻게 사랑하는 달리기를 이어갈까 고민하다 레이스디렉터의 삶을 살게 됐다"고 말했다.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에서 나고 자란 안 디렉터는 "내가 사랑하는 제주를 세계인이 달리게 해보자"는 목표로 2011년 국내 첫 트레일러닝대회를 개최했다. 코스는 그가 가장 사랑하고 잘 아는 고향 가시리의 마을 목장을 중심으로 짰다.

그는 "딱 10㎞ 코스였지만 행복했던 시절이었다"며 "함께 달리는 공동체의 힘을 깨달았고, 경쟁보다 응원, 기록보다는 우정을 만드는 대회였다"고 말했다.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세계적인 트레일 러너인 안병식 레이스디렉터가 21일 오후 제주시 일도1동 제주소통협력센터 5층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5 제4회 청년 체인지메이커 아카데미'에서 '길 위에 꿈을 그리다'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2025.10.21.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세계적인 트레일 러너인 안병식 레이스디렉터가 21일 오후 제주시 일도1동 제주소통협력센터 5층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5 제4회 청년 체인지메이커 아카데미'에서 '길 위에 꿈을 그리다'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2025.10.21. [email protected]
이어 2015년에는 국내 최대 트레러닝 대회로 성장한 트랜스제주 첫 대회를 진행했다. 트랜스제주는 2023년에 UTMB(Ultra Trail du Mont Blanc) 월드시리즈 대회로 선정됐고, 이 대회 완주자에게는 프랑스 샤모니에서 매년 8월 말 개최되는 UTMB 참가 추첨권인 '스톤'을 준다.

올해 대회에선 참가 4900여명 가운데 외국인이 44개국 1800명에 달할 정도로 세계적인 명성도 얻고 있다.

특히 아시아 최고 대회를 넘어 UTMB의 4대 '메이저 대회' 승격을 목표로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 UTMB 메이저 대회의 필수 조건인 초장거리 종목 150㎞ 코스를 처음 도입하고, 기존 50㎞를 대신해 70㎞ 코스를 신설했다.

레이스디렉터로서 달리기와 여행을 결합한 스포츠 관광 산업의 가능성을 발견한 그였지만 대회를 운영하면서 느꼈던 긴장감이나 비즈니스 관계의 어려움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대회 운영의 어려움 속에서도 제주가 코스와 인프라, 가성비를 모두 갖춘 아시아 최고 수준의 트레일러닝 도시라는 것을 매번 느낀다"며 "제주를 아시아 대표 메이저 대회 도시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안 디렉터는 쉼 없이 달려온 삶의 과정을 전하면서 따뜻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달리기를 통해 인간의 한계를 시험해 보기도 했지만 멈춤의 가치도 알았다. 성취의 욕망이 부상을 낳았고, 멈춤 속에서 새 길을 찾았다"며 "넘어져도 괜찮다. 일어나면 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천천히 다시 달리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강연에 참석한 김경규씨는 "달리기가 좋아서 달리기에 매달렸고 결국엔 성취를 이뤄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며 "앞으로 삶에 있어서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내고 성취감을 느끼는 데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청년 체인지메이커 아카데미는 인생 전환기를 맞은 청년들이 삶의 방향을 설정하고, 경험 및 사고를 확장할 수 있도록 멘토 역할을 할 인재와 명사를 초청해 강연하는 프로그램이다. 취업 역량 강화, 창업 설계 멘토링 등 다양한 주제로 이날 강연까지 올해 4회에 걸쳐 이어졌다.

지난 6월 열린 1회차 아카데미에는 정도연 브로콜리404 대표가, 7월 열린 2회차 아카데미에는 배우 문희경이, 9월 열린 3회차 아카데미에는 김봉찬 더가든 대표가 연사로 참여해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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