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보상도 필요없다"…제천 송전선로 반발 확산

[제천=뉴시스] 이병찬 기자 = 충북 제천을 경유하게 될 한국전력의 강원 신평창~신원주 송전선로 구축 사업 노선이 이달 중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제천시 등에 따르면 한전의 이 송전선로 입지선정위원회가 오는 29일 열린다. 한전은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 공급을 위해 평창~횡성~영월~제천~원주 78㎞ 구간에 345㎸급 송전선로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전은 전날까지 송전선로가 지나갈 예정인 송학면, 봉양읍, 백운면, 의림지동에서 주민설명회를 했다.

그러나 제천 지역 주민들은 한목소리로 이 사업에 반대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 공급을 위한 송전선로가 아무런 수혜도 없는 제천을 지나는 기현상에 대한 반감을 표출하는 목소리가 컸다.

한전은 평창~원주 직선 거리에 소재한 원주 비행장과 치악산국립공원을 피해 송전선로를 건설해야 하기 때문에 제천 일부지역으로 우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송전선로에 유전자를 손상할 만한 에너지가 없고, 전자파는 인체에 축적되지 않는다"는 논리도 폈다.

송전선로가 들어설 예정인 곳은 제천 지역 4개 읍면 16개 마을이다. 주민설명회에서는 해당 마을 주민을 중심으로 사업 중단 요구가 잇따랐다.

백운면 주민 A씨는 "기존 송선전로 주변 마을에 암 환자가 많이 발생했고, 송전탑이 선 곳은 땅 거래도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고, 의림지동 주민 B씨는 "강원과 경기 지역을 위한 송전 사업에 왜 제천이 희생해야 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충북도의회 김꽃임 의원은 "입지선정위원회 위원 29명 중 제천은 소수여서 한전의 계획이 그대로 확정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면서 "제천시와 시민사회는 강력한 저지 의지를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전의 송전선로 입지선정위원회에는 시 담당 팀장과 4개 마을 주민 등 6명이 포함됐다. 강원 지역 입지선정위원이 대부분이어서 수적 열세를 극복하기 어려운 구조다.

김창규 제천시장은 이날 간부회의에서 "주민설명회를 통해 더는 희생할 수 없고 어떠한 보상도 필요 없다는 시민들의 반대 의사를 확인했다"면서 "결사반대 노선을 유지하면서 사업 저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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