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안보수장 "'우크라 영토 양보', 러 무력행사 용인…매우 위험"

기사등록 2025/10/21 10:14:09

트럼프, '러 요구수용' 젤렌스키 압박

고성 충돌 후 "현재 위치서 살상 중단"

[코펜하겐=AP/뉴시스] 유럽연합(EU)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의 미점령지를 러시아에 내줘서는 안 된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사진은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 2025.10.21.
[코펜하겐=AP/뉴시스] 유럽연합(EU)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의 미점령지를 러시아에 내줘서는 안 된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사진은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 2025.10.21.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유럽연합(EU)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의 미점령지를 러시아에 내줘서는 안 된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판했다.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20일(현지 시간) 룩셈부르크에서 EU 외무장관 회의를 마친 뒤 "만약 영토를 그냥 내준다면, 이것은 이웃나라에 무력을 행사하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잘못된 신호를 모두에게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우리가 국제법을 만들어 누구도 그런 짓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빼앗긴 영토를) 무력으로 되찾을 수 있느냐의 문제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타국 영토를 인정할 것인지의 문제도 있다"며 에스토니아 사례를 언급했다. 칼라스 고위대표는 에스토니아 전직 총리다.

그는 "나는 50년간 (소련에) 점령당했던 나라 출신인데, 세계 대부분의 나라들은 그 땅(에스토니아)을 러시아의 영토로 인정하지 않았고 그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졌다"고 했다.

러시아가 미점령지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동부를 확보한 채 전쟁이 끝나더라도, EU는 러시아 영토 확장을 인정하지 않고 우크라이나의 수복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7일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 러시아의 돈바스 포기 요구를 수용할 것을 압박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푸틴 대통령의 주장을 그대로 전달하고 전황이 그려진 우크라이나 지도를 "지긋지긋하다"며 내던졌다고 한다.

다만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말미에 현 전선 유지를 수용했다고 한다. 한 익명의 소식통은 "트럼프는 젤렌스키에게 '좋다. 지금 전선에서 노력해보자'고 말하며 마무리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현재 위치에서 멈춰서서 살상을 중단하고 협상을 체결할 때가 됐다"며전선을 동결한 채 영토 획정 협상을 시작하자고 밝혔다.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현재 우크라이나 영토의 19%에 해당하는 약 11만5512㎢를 점령하고 있다. 동부 돈바스 지역은 약 88%를 점령 중이다. 루한스크주는 거의 전부, 도네츠크주는 약 70~75%를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돈바스 전역을 양도하면 남부 자포리자·헤르손 점령지의 일부를 되돌려주겠다는 입장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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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5/10/21 10:14:09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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