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대선 19일 결선투표 …퀴로가 전대통령과 중도파 파스 대결

기사등록 2025/10/20 08:36:31

최종수정 2025/10/20 15:3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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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대선에서 중도파 파스 상원의원 32.8%로 선두

퀴로가 대통령은 26.4%득표.. 19일 결선투표 "박빙"

경제난에서 나라 구할 지도자 투표에 유권자 몰려

[라파스( 볼리비아)=AP/뉴시스] 볼리비아에서 지난 8월 실시한 대선투표의 최종 결선후보로 10월 19일 결선투표에 나선 로드리고 파스 상원의원(왼쪽)과 호르헤 퀴로가 전 대통령이 투표를 마친 뒤 승리를 장담하며 잉크 묻은 손가락을 내보이고 있다.  2025.10.20.
[라파스( 볼리비아)=AP/뉴시스] 볼리비아에서 지난 8월 실시한 대선투표의 최종 결선후보로 10월 19일 결선투표에 나선 로드리고 파스 상원의원(왼쪽)과 호르헤 퀴로가 전 대통령이 투표를 마친 뒤 승리를 장담하며 잉크 묻은 손가락을 내보이고 있다.  2025.10.20.
[라파스( 볼리비아)= AP/ 뉴시스] 차미례 기자 = 볼리비아의 수도 라파스에서 19일(현지시간) 전례없는 대통령 결선 투표가 실시되어 20년 이상 집권해온 극우파 호르헤 퀴로가 전 대통령과 8월 대선의 최다 득표자  로드리고 파스 상원의원의 사상 초유의  2차 대결이 벌어졌다. 

이러한 대선 결과는 2000년대 초반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 집권 이후 계속돼 온 좌파 사회주의운동당(MAS) 정부에 엄청난 타격을 입히며 볼리비아의 좌파 정권의 몰락을 예고하고 있다. .

MAS의 에두아르도 델 카스티요 후보는1차 투표에서 3.2%의 득표율로 6위에 그쳤기 때문이다.

1982년 볼리비아의 민주화 이후 이 처럼 결선투표가 치러지는 것은 처음이다. 파스는 붕괴 위기에 직면한 볼리비아 경제에 대해 "볼리비아의 경제 모델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고 국민들은 경제위기에서 나라를 구할 대통령 선거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2023이래 볼리비아는 외환 위기를 겪고 있으며 지난 달에도 달러 환율은 전년 대비 23%의 폭등을 보였다.  이는 1991년 이후 34년만의 최고 수치이다.

유류난으로 전국은 마비 상태이며 운전자들은 연료 탱크를 채우려고 어떤 때는 며칠 씩 줄을 서야 한다. 

2006년 볼리비아 최초의 원주민 출신 대통령이 된 에보 모랄레스의 정당인 사회당의 인기가 폭락한 뒤 이번 대선에서 최다 득표를 한 파스 후보는 "우리는 이제 한 시대를 닫고 새로운 시대의 문을 열고 있다"면서 고향인 타리하에서 결선 투표를 한 뒤 연설했다.

그의 옆에는 그의 부친이며 전 대통령인 하이메 파스 자모라가 서 있었다.

일부 유권자들은 변화에 대한 약속 만으로도 힘이 난다고 말하고 있다.  결선 투표를 위한 투표장마다 수 많은 사람들이 장사진을 치고 줄을 서 있을 정도로 투표 열기는 뜨겁다.

줄을 서 있던 고교 교사 카를로스 플로레스(41)는 파스에게 투표하려고 대기 중이라며 "2005년 이후 우리는 제대로 된 선택의 기회를 갖지 못했다.  그래서 이 번 결선 투표는 정말 흥분된다"고 AP기자에게 말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번 결선 투표에서도 아직 지지자를 결정하지 못한 무당파 유권자가 10%나 된다.  하지만 볼리비아 국민 대부분은 정부의 민영화 바람과 권위주의적 정치 뿐 아니라 정부의 재정 낭비와 부패에도 분노하고 있어서 정권의 교체가 예상되고 있다.

실직한 벽돌공 하비에 퀴스베르트(40)는 "후보들 마다 수많은 공약들을 내놓지만 일단 권력을 잡고 나면 국민에 대한 약속은 잊어버린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19일 결선 투표의 투표지를 (무효표로) 망쳐놓고 나왔다고 말했다.  투표에 나온 것은 투표를 안하면 벌금을 내야하기 때문에 이를 피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볼리비아의 유권자는 800만 명에 달하며 투표는 의무화 되어 있다.

지난 8월 대선에서 파스는  퀴로가를 압도적으로 이겼지만 당선이 되기엔 부족한 지지율이어서 결선 투표를 하게 되었다. 

두 결선 후보는 모두 볼리비아에 달러 고정 환율을 도입하고 외국 자본의 투자를 끌어들이겠다고 공약했다.  두 사람의 차이는 그런 개혁에 대한 약속을 얼마나 빨리,  얼마나 광범위하게 실천할 수 있느냐 하는 것 뿐이다. 

퀴로가 후보는 " 어쨌든 이번에는 볼리비아의 대대적인 변화의 기회가 찾아왔다"며 지지자들과 기자들에게 "당선 되면 즉시 국제통화기금(IMF)을 통한 달러화의 대규모 구제금융 등 외환 위기를 벗어날 조치를  취하겠다"고 투표소 앞에서 말했다. 

[ 아차카치( 볼리비아)=AP/뉴시스] 볼리비아의 아차카치에사 10월 19일 원주민 유권자들이 대통령 선거의 결선투표장에 나와 투표하고 있다. 2025. 10.20. 
[ 아차카치( 볼리비아)=AP/뉴시스] 볼리비아의 아차카치에사 10월 19일 원주민 유권자들이 대통령 선거의 결선투표장에 나와 투표하고 있다. 2025. 10.20. 
그러려면 정부 비용의 무자비한 삭감으로 연료 보조금이나 공무원 봉급 등을 크게 줄이고 볼리비아의 석유산업과 정부의 유착도 끊어내야 한다.  퀴로가는 세 번이나 대통령에 출마했지만, 이번 만큼 올라와 보지 못한 채 끝났었다.

파스는 보다 신중한 해결책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유류 보조금은 서서히 줄여가고 그 대신 MAS의 사회주의적 방식을 채택해서 타격을 줄일 수 있는 보호조치로 서민에 대한 현금 보조금 지급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회주의 국가인 볼리비아에서는 거의 20년 동안 IMF를 기피, 무시해 왔기 때문에 파스는 그보다는 볼리비아의 암시장의 활성화와 부패 근절 등으로 경제 개혁에 필요한 달러를 마련할 길을 틀 것이라고 설명했다.
 
AP가 만나본 수도 라파스의 상점 주인과 상인들 대부분은 투표 직후 손가락에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파스와 러닝 메이트 에드먼 라라가 빈곤층에 대한 지원책을 갖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고 있었다.

 67세의 음식 행상 욜라 로하스는 "나는 변화를 원한다.  후보들이 우리에게 약속한 상여금과 보조금이 현실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배달트럭을 운전하는 남편이 투표하는 동안 주유소 줄에서 그 대신 순번을 기다리며 차 안에 앉아 있었다.
 
이들은 부통령 후보인 라라가 파스보다 더 대통령 다운 견해와 행동을 보이고 있다면서, 언젠가는 나라의 통치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에 모랄레스 지지자였던 웬디 코르네호(28)는 라라의 열렬한 연설과 대 국민 연설로 약속한 것들에서 파스가 나중에 한발 물러나는 것을 보고 " 두 사람도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것이 너무도 이상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반해 퀴로가의 지지자들은 정치 경험이 많은 그가 진정 볼리비아에 필요한 인물이라며 말과 열성보다는 직업적인 능력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볼리비아의 대선은 이 나라의 최고 4150m에 이르는 유명한 고산지대에서 마라톤 대회에 나가 달리는 것 만큼이나 힘든 일이지만, 그만큼 단순한 측면도 있다. 
 
정부 보조금으로 거의 무료에 가까운 상황인 유류 연료비를 현실화하고 부패를 척결할 수 있다면 심각한 경제난이 해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해 유류 보조금 만해도 20억 달러 (2조 8,476억 원)가 지출되었다.

모랄레스 정권 초기 석유수출이 호황일 때 시작된 정부 기금의 방만한 소비를 줄이려는 노력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2011년 모랄레스의 유류지원금 삭감 시도는 전국적인 대규모 시위로 실패했다.

지금도 공공 운송 노조들은 앞으로 연료보조금이 삭감되면 즉시 시위에 불을 붙일 것으로 경고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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