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실증센터 조성, 청년창업 지원 계획 잇단 우려
5·18사적지 소위 "장소 지닌 역사성 안 맞아" 지적
시 "AI 기반 트라우마 치유 기술 개발 취지" 해명
![[광주=뉴시스] 5·18민주화운동 사적지 옛 적십자병원. (사진=광주시청 제공·뉴시스 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4/29/NISI20250429_0020790473_web.jpg?rnd=20250429135437)
[광주=뉴시스] 5·18민주화운동 사적지 옛 적십자병원. (사진=광주시청 제공·뉴시스 DB).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시스]이영주 기자 = 5·18 사적지 제11호인 옛 적십자병원에 광주시가 추진 중인 AI헬스케어 실증센터 조성 사업을 두고 논란이 일자, 시가 시민 의견을 듣기 위한 공청회를 열기로 했다.
12일 광주시에 따르면, 5·18민주화운동 정신계승위원회 산하 사적지 소위원회(사적지소위)는 지난 2일 옛 적십자병원 활용 사업에 대한 심의를 진행했다.
심의는 옛 적십자병원의 활용 방안으로 제시된 시의 센터 조성 계획에 대한 추가 설명과 타당성 논의를 위해 열렸다.
심의 과정에서 위원들은 실증센터를 운영할 주체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청년 창업과 연계한 사업 모델을 개발하겠다는 구상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센터 운영을 통한 수익 모델 개발 구상에 대해서도 장소가 지닌 역사성과 맞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시는 센터 이용객의 동의를 받아 수집한 의료 관련 개인정보를 인공지능 기반 의료 제품을 개발하는 기관에 유상으로 제공하는 수익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이에 일부 위원들은 "이 같은 사업은 옛 적십자병원이 아닌 곳에서도 충분히 가능하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6일 오후 광주 동구 옛 적십자병원에서 이창성 전 중앙일보 기자가 5·18 당시 촬영했던 병원 내 헌혈 장면이 담긴 사진이 전시되고 있다. 옛 적십자병원은 5·18민주화운동 45주기를 맞아 5월 한달 동안 임시개방된다. 2025.05.06. leeyj2578@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5/06/NISI20250506_0020799456_web.jpg?rnd=20250506160847)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6일 오후 광주 동구 옛 적십자병원에서 이창성 전 중앙일보 기자가 5·18 당시 촬영했던 병원 내 헌혈 장면이 담긴 사진이 전시되고 있다. 옛 적십자병원은 5·18민주화운동 45주기를 맞아 5월 한달 동안 임시개방된다. 2025.05.06. [email protected]
입장 차이가 이어지자 시와 사적지소위는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하기로 결정했다. 공청회 일시와 대상은 현재까지 정해지지 않았다.
사적지소위 일부 위원들은 시가 사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 위원은 "시가 옛 적십자병원을 매입한 직후 활용 방안 논의를 위해 꾸려진 1차 TF팀 활동 중 지난 5월 갑작스럽게 청년 창업 시설 유치를 위한 2차 TF팀이 구성됐다"며 "한 달 뒤인 6월에는 센터 조성을 위한 3차 TF팀이 만들어지는 등 계획이 자주 바뀌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45년 전 항쟁 정신으로 피를 나눈 공간에 수익화 모델을 만들겠다는 발상도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며 "시가 자체 예산만으로는 옛 적십자병원에 채워 넣을 콘텐츠 개발이 어려우니, 무리하게 국비 확보를 시도하는 것 아니냐"고도 꼬집었다.
광주시는 옛 적십자병원의 의미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해명했다.
시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45년 전 생명을 살리고 시민정신을 나눈 옛 적십자병원의 의미를 살리면서, 공간의 미래지향적 활용 방안도 함께 담고자 했다"며 "이를 감안했을 때 내년 산업통상부의 공모를 통한 국가폭력 등 트라우마 치유 기반 인공지능 실증센터 조성이 가장 적합해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익화 모델 개발에 대해 일부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의료 개인정보를 단순히 유상으로 제공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트라우마 치유 관련 의료 제품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쪽으로 활용해볼 수 있겠다는 의견이었다"며 "수익화 방식에 대해서는 재검토 중이다. 옛 적십자병원에서만 가능한 트라우마 치유 기술 개발과 함께 관련 사업도 육성할 수 있는 밑바탕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6일 오후 5·18민주화운동 45주기를 맞아 임시개방된 광주 동구 옛 적십자병원 1층 출입구가 열려있다. 5·18사적지 제11호로 지정된 옛 적십자병원은 5·18 당시 의료진들이 부상자 치료에 헌신한 공간이자 헌혈행렬로 뜨거운 시민정신을 나눈 역사적 공간이다. 서남학원이 1996년 대한적십자사로부터 매입, 서남대 부속병원으로 운영하다 2014년 휴업했다. 2025.05.06. leeyj2578@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5/06/NISI20250506_0020799466_web.jpg?rnd=20250506161524)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6일 오후 5·18민주화운동 45주기를 맞아 임시개방된 광주 동구 옛 적십자병원 1층 출입구가 열려있다. 5·18사적지 제11호로 지정된 옛 적십자병원은 5·18 당시 의료진들이 부상자 치료에 헌신한 공간이자 헌혈행렬로 뜨거운 시민정신을 나눈 역사적 공간이다. 서남학원이 1996년 대한적십자사로부터 매입, 서남대 부속병원으로 운영하다 2014년 휴업했다. 2025.05.06. [email protected]
광주 동구 불로동 옛 적십자병원은 5·18 당시 의료진들이 부상자 치료에 헌신한 공간이자 헌혈 행렬로 뜨거운 시민정신을 나눈 역사적 공간이다. 서남학원이 1996년 대한적십자사로부터 매입, 서남대 부속병원으로 운영하다 2014년 휴업했다.
광주시가 지난 2020년 88억여원을 들여 서남학원으로부터 소유권을 이전받았지만 그간 마땅한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한 채 방치돼왔다.
이에 시는 현재 옛 적십자병원 1층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 2~3층은 AI헬스케어 실증센터와 청년 창업 지원센터로 조성하는 '5·18 미래세대관' 사업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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