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추석 연휴에도 자리 지키는 경찰들…"그게 경찰의 사명"

기사등록 2025/10/09 18:00:00

최종수정 2025/10/09 18:06:24

연휴에도 쉬지 못하는 화산지구대 찾아가니

밤길 관할 치안 유지 위해 매 시간 순찰 진행

편의점 등 방문하며 안부 묻고 방범 내용 안내

"일 힘들지만 경찰의 사명이라고 생각해 근무"

[전주=뉴시스] 강경호 기자 = 추석 연휴 첫날인 3일 화산지구대 직원들이 긴급신고 안내 등 치안활동을 진행하기 위해 전북 전주시 중화산동의 한 편의점에 들어서고 있다. 2025.10.03. lukekang@newsis.com
[전주=뉴시스] 강경호 기자 = 추석 연휴 첫날인 3일 화산지구대 직원들이 긴급신고 안내 등 치안활동을 진행하기 위해 전북 전주시 중화산동의 한 편의점에 들어서고 있다. 2025.10.03. [email protected]

[전주=뉴시스]강경호 기자 = "그게 경찰공무원의 사명이니까요."

지난 3일 오후 7시 전북 전주시 완산구 중화산동 화산지구대. 지구대 정문을 열고 들어서자 팀장인 김희성 경감과 지구대 직원들이 인사를 건넸다.

추석 연휴 첫날 밤, 남들이라면 귀성길 차량에 몸을 싣고 고향으로 향했을 시간이지만 화산지구대 직원들은 관할 지역의 치안과 안전을 위해 야간 근무를 서고 있다.

화산지구대가 맡고 있는 중화산동은 삼천 인근 호프집이 즐비한 상권과 함께 지구대 근처 숙박업소 밀집지가 있어 전주시 내에서도 치안 수요가 급증하는 지역 중 한 곳으로 꼽힌다.

김 경감은 "지금 시각은 아직 술자리를 즐기는 시간은 아니라 신고가 급증하진 않는다"며 "한 두 시간 뒤인 오후 9시부터는 주취자 신고부터 시작해 온갖 신고가 폭증한다"고 말했다.

아직 한산한 시간대인 만큼 일대의 안전한 치안 유지를 위해 지구대원들은 일대 순찰에 나섰다. 순찰에 나선 송유성 경위는 "이제 추석이 되면 빈집도 많아서 빈집털이 범죄도 늘고, 현금을 다량 보유하고 있는 편의점·금은방 등에 대한 순찰에 나선다"고 설명했다.

순찰차는 일대 편의점 방범 활동을 위해 출발했다. 그러던 중 경보음과 함께 차량 앞 대시보드에 상황실에서 들어온 신고 내역이 나타났다. 인근에서 오토바이와 승용차가 부딪혔다는 내용이었다.

황급히 순찰차량은 사고 현장으로 차를 돌렸고, 사고 현장에 도착하니 헬멧을 쓴 배달기사가 인도에 앉아 신음하고 있었다. 이미 도착한 지구대 대원과 함께 초동조치를 마친 송 경위는 이후 인근 편의점을 찾아 방범 안내 등 순찰 활동을 진행했다.
[전주=뉴시스] 강경호 기자 = 추석 연휴 첫날인 3일 화산지구대 직원들이 긴급신고 안내 등 치안활동을 진행하기 위해 전북 전주시 중화산동의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생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5.10.03. lukekang@newsis.com
[전주=뉴시스] 강경호 기자 = 추석 연휴 첫날인 3일 화산지구대 직원들이 긴급신고 안내 등 치안활동을 진행하기 위해 전북 전주시 중화산동의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생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5.10.03. [email protected]

송 경위는 홀로 가게를 지키는 아르바이트생에게 "최근에 별다른 일은 없었냐" 말을 트며 포스(POS)기에 있는 긴급 신고 버튼을 안내했다.

이 아르바이트생은 "주변에 숙박업소가 많으니까 늦은 시간에도 술 취하신 분이 많다"며 "그래도 경찰 분들이 정말 신속하게 와주신다. 긴급 신고 버튼을 누르면 3분 안에도 빨리 오셔서 걱정되지 않는다"고 했다.

순찰을 마친 송 경위에게 '주취자 분들이 난동을 피우진 않느냐' 묻자 "주취자라고 하면 사실 거의 인사불성 상태이신 분이 많다. 난동도 부릴때도 많고 그렇다"며 "그래도 저흰 경찰이니까 최대한 안전하게 그 분들을 귀가시키고 조심해서 바래다드리는 것이 경찰공무원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신들의 사명을 다하며 일하는 지구대 직원들이지만, 밤낮없이 적은 인원으로 근무하는만큼 본인들의 휴식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근무 중 사용 가능한 2시간의 휴게시간 규정은 이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김 경감은 "2시간 휴게시간 규정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지켜지기 어렵다"며 "큰 신고가 들어왔을 때 휴게시간이라고 출동을 안 나갈수는 없다. 저나 직원들이나 휴게시간을 잘 지켜주고 싶지만 현장에선 그게 지켜지는 게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힘겨움을 토로했다.

그래도 이들은 대민 치안 최전선이라는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도 말한다.

그는 "예전에 어떤 어르신 한 분이 112 신고를 해서 출동한 경우가 있다. 그 때 그 분의 살아온 삶을 1시간 넘게 듣고 돌아왔다. 물론 저희도 그런 걸 다 들어드리는게 힘든 건 맞다"며 "하지만 그렇게 112 신고까지 하셨던 그 어르신은, 의지할 곳이 저희 뿐이었다는 생각이다. 시민분들의 그런 고충을 들어드리고 경청하는 것까지도 저희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긴 추석 연휴에도 자리 지키는 경찰들…"그게 경찰의 사명"

기사등록 2025/10/09 18:00:00 최초수정 2025/10/09 18:06:24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