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내가 시인이었을 때' (사진=문학과지성사 제공) 2025.10.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10/09/NISI20251009_0001962461_web.jpg?rnd=20251009110220)
[서울=뉴시스] '내가 시인이었을 때' (사진=문학과지성사 제공) 2025.10.0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그래, 눈떠라./감추어둔 내 안의 물길이/소리 내며 흐르는 새벽녘,/길 잃은 환자가 되지 않기 위해/풀잎 사이 이슬에게 동행을 청한다./그래서 긴 고통을 이긴 시인이었을 때." ('내가 시인이었을 때' 중)
시인 마종기의 13번째 시집 '내가 시인이었을 때'가 출간됐다. 시집은 출판사 문학과지성 시인선 625번째로, 총 43편의 시와 1편의 산문이 수록됐다. 또 시인의 시집 '천사의 탄식' 이후 5년 만에 신작 시집이다.
시집은 시인이 피란길에 올라야만 했던 유년기부터 노년기에 접어든 오늘날까지의 일대기를 담았다. 그는 더는 만날 수 없는 친구와 일찍이 세상을 떠난 누이 그리고 어린 시절 노란 민들레로부터 보았던 작은 희망에까지 눈길을 주며 삶의 고통 속에도 결코 허물어질 수 없었던 사랑의 순간을 돌아본다.
특히 시집에 수록된 산문 '영웅이 없는 섬'에서는 시인의 내밀한 삶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 감방에서의 고초와 아버지 마해송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자책 등 삶에서 외로웠던 순간들을 풀어냈다.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시인은 그의 인생이 녹아든 활자로 우리를 위로한다.
시인은 2021년 제24회 한국가톨릭문학상 본상 수상 당시 "나를 살려준 것은 문학"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모국어를 향한 지극한 사랑을 바탕으로 한 작품들을 발표해 왔다.
시인의 말에서는 "(시집에 있는) 모든 시가 내 나이 팔십이 지난 후에 쓴 것"이라며 "아직도 시라고 써내는 게 새삼 신통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시인은 1939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의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오하이오주 톨레도에서 영상의학과 의사와 의대 교수로 활동했다. 그러다 1959년 '현대문학' 추천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조용한 개선', '두 번째 겨울', '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 '모여서 사는 것이 어디 갈대들뿐이랴', '천사의 탄식' 등의 시집을 발표했다.
한국문학작가상, 편운문학상, 이산문학상, 동서문학상, 현대문학상, 박두진문학상, 대산문학상, 한국가톨릭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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