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 해외 판매 130%↑, 출판계도 '노벨 효과'
세계 출판계 관심 고조… 스페인 등선 재출간 '붐'
세계 문학계서 K-문학, '읽어야 할 언어'로 인식
![[스톡홀름=AP/뉴시스] 작가 한강이 10일(현지시각) 스웨덴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열린 노벨상 시상식에서 칼 구스타브 6세 스웨덴 국왕으로부터 노벨 문학상을 받고 있다. 한강은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작가로는 처음으로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2024.12.11.](https://img1.newsis.com/2024/12/11/NISI20241211_0001699025_web.jpg?rnd=20241211074931)
[스톡홀름=AP/뉴시스] 작가 한강이 10일(현지시각) 스웨덴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열린 노벨상 시상식에서 칼 구스타브 6세 스웨덴 국왕으로부터 노벨 문학상을 받고 있다. 한강은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작가로는 처음으로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2024.12.11.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수상 소식을 알리는 연락을 처음 받고는 놀랐고 전화를 끊고 나자 천천히 현실감과 감동이 느껴졌다. 하루 동안 거대한 파도처럼 따뜻한 축하의 마음들이 전해져온 것도 저를 놀라게 했다.”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은 약 1년 전, 떨리는 소감으로 세계 독자 앞에 섰다. 그의 목소리 뒤에는 한국문학이 세계의 '주변'에서 '중심'으로 이동하는 거대한 물결이 시작되고 있었다.
![[서울=뉴시스] 작별하지 않는다·저주토끼(사진=문학동네, 래빗홀 제공) 2023.11.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3/11/16/NISI20231116_0001414004_web.jpg?rnd=20231116152456)
[서울=뉴시스] 작별하지 않는다·저주토끼(사진=문학동네, 래빗홀 제공) 2023.11.1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세계로 번진 '노벨 효과'
한국문학번역원이 지난 7월 해외 판매 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번역·출판 지원을 받은 한국문학 도서의 해외 판매량이 지난해 약 120만 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약 52만 부에서 무려 13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지난 5년간 40개 언어권에서 출간된 종수와 누적 판매량도 증가했다. 2020~ 2024년까지 942종 누적 판매량 약 268만 부를 기록했다. 2019~2023년 834종 누적 판매량 약 195만 부였다.
지난해에는 도서 출간 종수와 판매량 모두 큰 폭으로 상승했다. 평균 도서당 판매량은 1271부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5000부 이상 판매된 도서가 45종, 이 중 24종은 1만 부를 넘겼다.
특히 한강의 수상은 해외 출판사들의 움직임을 촉발했다. 펭귄랜덤하우스, 아셰트(Hachette) 등 글로벌 대형 출판사가 한국문학에 앞다투어 투자하면서 북미·유럽 시장에서 독자층이 확대됐다.
번역원 관계자는 "이러한 성과는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한국문학의 독자층이 확대되고, 유수 해외 출판사들이 한국문학 출간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라며 "2024년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한국문학의 세계적 확산에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번역원의 지원을 통해 출간된 한 작가 작품은 총 28개 언어권 77종 중 지난해만 약 31만부 이상 판매됐다.
과거 출간작까지 재조명되며, 2023년 약 3만 부였던 판매량이 2024년 15만 부로 다섯 배 늘었다. 스페인 등 일부 국가에서는 '노벨상 수상 작가'라는 타이틀을 내세워 재출간과 표지 리디자인 작업이 이어졌다.
안토니오 도메넥 스페인 말라가대학교 한국학 교수는 지난 7월 연세대 백양누리에서 열린 '2025년 한국문학번역원 글로벌문학포럼'에서 "한국 현대문학은 최근 국제문학상 수상과 번역의 활성화를 통해 글로벌 문학계에서 위상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한류와 맞물려 확산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시민들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의 책을 구매하기 위해 줄 서 있다. 2024.10.11. sccho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4/10/11/NISI20241011_0020553086_web.jpg?rnd=20241011110843)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시민들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의 책을 구매하기 위해 줄 서 있다. 2024.10.11. [email protected]
국내 출판계, 침체를 딛고 반등하다
대한출판문화협회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출판기업 총매출은 4조8911억 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6.4% 늘어난 1468억 원을 기록했다. 출판 부문별로 매출액을 살펴보면 단행본 출판사(22개사) 및 만화·웹툰·웹소설 출판사(8개사)는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문학동네, 창비 등 문학 전문 출판사는 매출과 이익 모두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단행본 출판사 매출은 4.3% 증가(4653억 원), 영업이익은 두 배 이상 뛰었고, 웹툰·웹소설 부문도 22.1% 성장했다. 주요 서점 5개사의 합산 매출 역시 2조2524억 원으로 늘며,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출협 관계자는 "한강 수상이 출판 불황 속에서 소비자들을 다시 책으로 불러들였다"며 "일시적 호재를 넘어 문학에 대한 관심을 확장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국문학, 이제는 '주변'이 아닌 '중심'
과거의 성과가 번역가들의 헌신과 출판계의 꾸준한 투자에서 비롯됐다면, 이제는 세계 독자층과 현지 학계가 한국문학을 자발적으로 확산시키는 단계로 접어든 셈이다.
한강이 전한 "현실감과 감동"의 순간은 1년이 지난 지금, 한국문학을 둘러싼 세계적 열기로 증명되고 있다. 한강의 '노벨 1년'은 한국문학이 세계문학의 중심으로 나아가는 이정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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