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의대바라기'에 문·이과 없다?…올해 '인서울' 인문계열 중도탈락률 4% 돌파

기사등록 2025/10/03 07:00:00

최종수정 2025/10/03 08:16:24

한국교육개발원, 강경숙 의원실에 자료 제출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서울 14개 대학 분석

"취업난으로 인한 의대 선호 현상이 주된 이유"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올해 3월 서울의 한 의과대학 강의실에서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5.03.24.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올해 3월 서울의 한 의과대학 강의실에서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5.03.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예빈 권민지 수습 기자 = 올해 서울 소재 주요 대학에서 인문계열 학생의 중도탈락률이 4%를 돌파했다. 특히 문과계열뿐 아니라 의약계열, 자연계열 등 모든 계열에서 중도탈락률이 증가했는데 입시 업계는 취업난으로 인한 의대 선호 현상 등이 주된 원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3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이 한국교육개발원(KEDI)의 서울 14개 대학의 2020~2025학년도 중도 탈락자 현황(매년 4월 1일 기준)을 분석한 결과 이와 같았다. 중도탈락자 현황은 자퇴뿐만 아니라 미등록·미복학·학사경고·유급 등에 따른 제적을 포함한 수치다.

분석 대상이 된 대학은 이른바 'SKY'로 불리는 서울대·고려대·연세대와 ▲건국대 ▲경희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홍익대 등이다.

올해 이들 대학의 인문계열 학생 2317명이 탈락하며 중도탈락률은 4.11%를 기록했다. 지난해(2250명)에 비해 탈락자가 67명 늘며 3.93%던 중도탈락률이 4%대를 넘어선 것이다. 2020년부터 올까지 인문계열에서 탈락한 학생 수는 총 1만1695명이다.

사회계열에서는 같은 기간 총 1만8272명이, 교육계열에서는 2079명이 탈락했다. 올해 사회계열의 중도탈락률은 3.50%(3616명)였고 교육계열의 경우 3.35%(414명)였다.

문과 3대 계열이라 불리는 인문·사회·교육(사범)계열을 합치면 올해 탈락자는 6347명이다. 중도탈락률은 3.96%로 4%대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올해 문과계열의 탈락자 수는 중도탈락률 증가세가 시작된 2022년(4584명·2.54%)보다 1763명(38.46%) 늘었다.

지난해 자연·공학계열의 중도탈락률은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올해는 모두 증가했다. 탈락자 수는 올해 자연계열 2178명(4.65%), 공학계열 4187명(4.25%)이었다. 특히 공학계열의 경우 4.22%(4014명)의 탈락률을 기록했던 2022년 이후 처음으로 다시 4%대까지 증가했다.

의약계열은 중도탈락률이 최근 6년간 1~2%대에 머무르고 있지만 2020년 1.49%(270명)던 의약계열 탈락률은 올해 2.73%(524명)까지 뛰며 약 2배 증가했다.

예체능 계열은 같은 기간 2%대 중반을 유지하고 있으나 올해는 지난해(947명·2.58%)보다 소폭 상승한 2.67%(981명)의 탈락률을 보였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교육부와 각 의대가 제시한 미복귀 의대생에 대한 유급·제적 처분 확정일인 7일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수업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은 의대생들의 유급이 확정될 시 내년 학기에는 24·25·26학번이 동시에 1학년 수업을 듣는 '트리플링'(tripling) 사태가 벌어지고 의대 1학년 학생만 1만 명이 넘어 의대 교육에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2025.05.07.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교육부와 각 의대가 제시한 미복귀 의대생에 대한 유급·제적 처분 확정일인 7일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수업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은 의대생들의 유급이 확정될 시 내년 학기에는 24·25·26학번이 동시에 1학년 수업을 듣는 '트리플링'(tripling) 사태가 벌어지고 의대 1학년 학생만 1만 명이 넘어 의대 교육에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2025.05.07. [email protected]

입시 업계는 모든 계열에서 중도탈락률이 증가한 원인으로 '취업난이 촉발한 의대 선호 현상'을 꼽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서울대·연세대·고려대에 다니다가 의대로 간다"며 "자연계열뿐만 아니라 인문계열 학생들조차도 (대입) 재도전하면서 의대·약대·치대·한의대 같은 전문직 메디컬 분야로 학생들이 빠져나가는 트렌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졸업해도 취업이 어렵다 보니 조금이라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이동으로 봐야 한다"며 "취업난 자체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이 규모는 점점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대학들이 모집에만 열을 올리고 기초학문 교육과 학생 적응 지원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임 대표는 "대학들이 모집에만 급급하고 있지 학생들을 뽑아서 잘 가르치고 졸업시키는 부분은 등한시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짚어볼 필요가 있다"며 "단순히 취업난으로 좋은 대학으로 가기 위한 이동으로 단언하기에는 대학들의 책무도 있다"고 비판했다.

강경숙 의원은 "대학은 양질의 인재를 길러내는 기관인 만큼 학생들이 학업을 이어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학문의 다양성을 지킬 수 있도록 종합적인 분석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교육부나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대학의 중도탈락 사유를 면밀히 분석해 학부 단위의 교육의 질을 높여내고 단순 학벌지향성의 재수, 삼수를 막기 위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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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의대바라기'에 문·이과 없다?…올해 '인서울' 인문계열 중도탈락률 4%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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