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안전 우선…가족 함께 못해 미안" 명절도 현장 지키는 소방관

기사등록 2025/10/06 08:00:00

최종수정 2025/10/06 08:02:24

대구 달서소방서 월성119안전센터 홍현빈 소방사 인터뷰

[대구=뉴시스] 달서소방서 월성119안전센터 홍현빈 소방사. (사진=대구 달서소방서 제공) 2025.10.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대구=뉴시스] 달서소방서 월성119안전센터 홍현빈 소방사. (사진=대구 달서소방서 제공) 2025.10.0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대구=뉴시스] 이상제 기자 = 온 가족이 모여 정을 나누는 추석 명절, 고향 가는 길 대신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현장으로 출근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우리 사회의 가장 가까운 영웅, 소방관이다.

대구 달서소방서 월성119안전센터의 홍현빈 소방사 역시 그중 한 명이다. 뉴시스는 명절 연휴에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그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홍 소방사는 모두가 고향을 찾는 명절에 근무지로 향하며 긴장감과 책임감을 더욱 크게 느낀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이 안전하게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언제든 출동할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가끔은 가족과 함께하지 못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그만큼 시민들의 안전을 지킨다는 자부심과 사명감이 더 커지는 시간"이라고 밝혔다.

소방관으로서의 자부심과 사명감은 그 아쉬움을 덮고도 남는다. 홍 소방사는 "솔직히 말하면, 명절에 가족과 함께하지 못하는 건 분명 아쉬운 마음이 있다. 가족들도 나름대로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만, 가끔은 '이번 명절에도 근무해?'라며 서운해하는 모습에 마음이 무거울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가족들도 제 일이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는 중요한 일임을 잘 알고 자랑스럽게 여겨줘 큰 힘이 된다"며 "이런 상황이 때로는 어렵지만, 서로에 대한 이해와 응원이 있기에 저도 마음을 다잡고 근무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다음은 홍현빈 소방사와 일문일답.

- 명절 근무의 특별한 어려움이나 고충이 있다면

"명절 근무는 평소와는 또 다른 특별한 어려움이 있다. 명절에는 사람이 많이 이동하고 집안에서 불을 많이 쓰는 경우가 많아서 화재 발생 위험이 평소보다 훨씬 높아진다. 그래서 출동 건수가 갑자기 늘어나 긴장도가 더 높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함께 출근한 동료들과 '시민의 안전을 지킨다'는 책임감이 큰 힘이 되어 명절 근무를 잘 이겨내고 있다. 명절이기에 더 조심하고, 더 집중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출동했던 현장 중 잊히지 않는 특별한 기억이 있다면

"지난해 여름, 아파트 화재 신고를 받고 출동한 적이 있다. 현장에 도착했을 때 아파트 전 층이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연기로 가득 차 있었고, 주민들은 무질서하게 대피하며 무서움에 떨고 있었다. 저희는 무엇보다도 인명 구조를 최우선으로 진행했고, 화재 발생 지점을 찾아 신속히 진압했다. 다행히 음식물 취급 부주의로 인한 단순 화재였기 때문에 빠르게 진압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단순 화재임에도 불구하고 연기가 아파트 전체에 퍼져 마치 대형 화재가 난 것처럼 보였고, 이에 따라 연기를 흡입한 환자가 다수 발생했다. 이러한 상황은 주민들의 잘못된 대피 요령이 주된 원인이었다. 화재 발생 시에는 연기 확산을 막기 위해 문을 꼭 닫고 대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무조건 서두르기보다 상황을 살피고 안전한 경로로 대피하는 것이 생명을 지키는 첫걸음이다. 다가오는 명절에는 많은 가족들이 모이게 되는데, 화재 예방 안전 수칙과 올바른 대피 요령을 반드시 숙지해 주시길 당부한다."

- 명절 연휴가 끝난 뒤 가족들과 시간을 어떻게 보낼 계획인지

"아무래도 직업 특성상 명절 연휴에도 근무해야 할 때가 많다. 가족들이 모이는 시간에 함께하지 못하는 건 아쉽지만, 저는 그 아쉬움을 연휴가 끝난 후 하루 이틀 쉬는 날이 생기면, 그때 가족들과 소박한 집밥을 함께 먹거나 가까운 곳으로 여행 간다. 그리고 명절 때는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하면서 이 시간을 더 깊고 의미 있게 채우려고 노력한다."

- 대한민국 국민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명절은 가족과 따뜻한 시간을 보내는 소중한 시기인 만큼, 안전사고 없이 즐겁게 보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 특히 고향 집을 장기간 비울 때는 전기, 가스 점검을 꼭 하고 콘센트에 전기용품이 꽂힌 채 방치되지 않도록 주의해 주시길 바란다. 작은 부주의가 큰 화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고속도로 장거리 운전 시에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졸음운전은 절대 삼가야 한다. 음주 후에는 절대 운전하면 안 된다. 위급 상황이 생기면 신속하게 119에 신고해 주시길 바란다. 저희 소방관들은 연휴에도 국민 여러분의 안전을 위해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모두가 서로의 안전을 먼저 생각하는 따뜻한 명절이 되었으면 좋겠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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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안전 우선…가족 함께 못해 미안" 명절도 현장 지키는 소방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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