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에 아이 아프면?"…'이곳'은 전문의가 24시간 당직[인터뷰]

기사등록 2025/10/03 09:01:00

최종수정 2025/10/03 09:28:25

서울성모병원 소아 응급실 24시간 운영

소아응급센터 전국 12곳 뿐…"지원 절실"

[서울=뉴시스] 배우리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응급의학과 교수가 9월 29일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 서울성모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배우리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응급의학과 교수가 9월 29일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 서울성모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추석연휴 기간 영·유아를 둔 부모들은 연휴 중 아이가 갑자기 열이 나거나 응급인 상황에서 진료를 위해 병원을 찾아 헤매는 상황이 올까 걱정을 하곤 한다.

병원이 문닫는 시간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서울시가 지정한 '우리아이 안심병원'을 찾으면 된다. '우리아이 안심병원'은 야간과 휴일에도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이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아응급실도 2023년부터 '우리아이 안심병원'으로 지정돼 연휴에도 24시간 진료가 가능하다.
 
뉴시스는 지난달 29일 배우리 서울성모병원 소아응급실(응급의학과) 교수와 본원에서 만나 소아응급실을 꼭 방문해야 하는 경우 등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배 교수와의 일문일답.
 
-어떤 상황에서 소아응급실을 찾아야 하나요

"영유아가 소아 응급실을 찾는 가장 흔한 증상은 발열, 복통, 구토 등 소화기 증상과 기침, 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 입니다. 단순히 체온이 높다고 응급실을 방문하면 불편하고 불필요한 검사를 할 수 있어 아이가 힘들 수 있습니다. 38도 이상의 발열과 함께 경련 증상, 음식물을 잘 못 먹거나 소변을 6~7시간 보지 못해 탈수 증상을 보일 때, 해열제를 먹어도 열이 떨어지지 않거나 열이 내려도 쳐지거나 힘들어하는 상황입니다." 

-이물질이 아이의 목에 걸렸을 때 응급조치가 중요한데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나요

"1세 미만 영아는 아이 얼굴이 아래로 가도록 팔에 엎드리게 하고, 손바닥으로 어깨뼈 사이를 5회 두드리고, 이후 아이를 바로 누인 후 양쪽 젖꼭지 선보다 약간 아래 부위를 두 손가락으로 5회 빠르고 강하게 눌러줍니다. 이 두 동작을 이물질이 나올 때까지 반복해야 합니다. 1세 이상 소아가 말을 할 수 없거나 숨을 쉬지 못하면 하임리히법(복부 밀어올리기)을 합니다. 환자의 등 뒤에 서서 한쪽 주먹을 쥐고, 그 위에 다른 손을 얹어 배꼽과 갈비뼈 사이에 대고 아래에서 위로 강하게 밀어 올리는데 이물질이 나올 때까지 반복합니다. 아이 입속 이물질이 보일 때는 손가락으로 빼내고, 보이지 않으면 억지로 꺼내려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서울성모병원 소아응급실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고, 강점이 있다면

"서울성모병원 응급의료센터 소아응급실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7명의 당직 체제로 365일 24시간 전문의가 상주해 내과적 응급 질환에 대해 어느 병원보다도 빠르고 정확한 진단과 처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2023년부터는 서울시에서 지정하는 '우리아이 안심병원'(서울 동남권) 사업에 참여해 소아 응급의료의 허리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를 통해 필요한 치료가 있는 환아들에게는 최선의 치료를, 외상 및 손상이 있는 환아들에게는 빠르고 적절한 응급 외상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의료기관으로 신속하게 전원하는 역할을 합니다. 지역 내 1, 2차 의료기관과 연계된 전원 시스템도 잘 구비돼 있으며 소아청소년과를 비롯해 다른 임상과와의 협진 체계도 잘 돼 있어 응급실 방문 이후 치료도 걱정 없습니다."
 
-복지부가 추진하고 있는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지원사업에 서울성모병원도 준비중이라고 들었습니다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는 성인 응급실과 구분되는 별도의 소아 전담응급실을 운영하고, 소아를 위한 연령별 의료장비를 갖추고 24시간 소아응급 전담의사가 소아응급환자의 전문진료를 하는 병원입니다. 서울성모병도 향후 2~3년 내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로 지정 받기 위해 준비중입니다. 최소 5인 이상의 전문의 인력, 9개 이상의 응급실 병상, 중증환자 별도 구역 등을 갖춰야 하는 데 일부 시설 요건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서울=뉴시스] 배우리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응급의학과 교수가 9월 29일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 서울성모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배우리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응급의학과 교수가 9월 29일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 서울성모병원 제공)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되면 환자 입장에서 일반응급실과 어떻게 다른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걸까요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는 대학병원 중에서도 중증환자의 최종 치료까지 할 수 있는 경우에 한해 지정합니다. 중증질환과 소아 환자들의 처치에 도움이 될 수 있고 1차, 2차 의료기관에서 감당할 수 없는 중증환자를 전원 받아 치료하게 됩니다. 서울 권역 내 중증환자에게 최종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우선적인 목적이고, 지방 등 타권역 의료기관에서 치료가 어려운 환자를 전원 받아 최종 치료를 하는 게 2차 목표입니다."

-소아전문응급의료센는현재 12곳 밖에 없는 상황인데, 응급의료센터가 없는 지역에 거주하는 경우 불안감이 클 것 같습니다

"일반적인 응급환자의 경우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까지는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는 대학병원에서도 커버하기 어려운 중증 응급 소아 환자의 최종 치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학회에서는 소아 환자 수 대비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대비 환자수를 대비해 본 결과 서울 지역에는 최소 4곳이 필요하고, 전국을 권역별로 나눴을때 수도권, 강원권, 전남권, 경남권 등에 최소 하나씩은 있어야 합니다.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가 15~18곳 정도 필요한데 현재는 12곳인 상황입니다. 서울 지역은 현재 서울대병원, 세브란스 병원, 서울아산병원 3곳이 운영중입니다."
 
-소아청소년과 전공 기피 현상으로 소아 전문의 숫자가 줄고 있는데 이로 인해 응급실 아이를 진료할 전문 인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근본적인 문제는 저출산으로 소아 환자가 줄어들면서 전공의 지원율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소아환자를 보면서 발생하는 의료 소송이 이슈가 되면서 소아과를 생각했던 의대생들이 '미래도 없어 보이는데 어려운 소송에 얽매일 수 있다'는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성인 환자와 다르게 기대 여명이 길어 사망하거나 하는 경우 배상 책임이 커 걱정스러워 하는 것 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진료에 있어 소극적으로 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소아응급실에서 인공지능(AI)을 도입하고 있는 게 있나요

"우리 아이가 응급 상황인지 보호자도 쉽게 판단할 수 있는 AI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개발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응급실을 방문한 소아환자 15만명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검사 없이 집에 간 경우, 처치한 경우 등을 분석해 보호자가 텍스트로 적으면 검사나 처지 가능성이 몇 퍼센트 인지, 입원 가능성이 몇 퍼센트 되는지 알려줍니다. 아이 상태를 봤을 때 혹시 몰라 응급실에 오는 분들 있는데,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가이드해 주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말이나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아이가 갑자기 아프면 보호자들이 굉장히 걱정이 많습니다. 예전에는 조부모가 조언도 하고 경험을 공유 하면서 불안도 줄고, 정보를 얻는게 있었는데 최근에는 그런게 없다보니 조금 이상하다고 느끼면 바로 응급실로 옵니다. 아이가 응급 상황이 아닌데 응급실로 오게 되면 무엇보다 불필요한 처치나 검사를 하게 되기 때문에 아이가 고생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부모가 응급 상황인지 여부를 파악하는게 힘들 수 있습니다. 너무 걱정 말고, 아이가 이상하다고 느끼면 서울성모병원 응급실로 내원해 주세요."

배우리 교수는?

소아응급의학 분야에서 활발하게 임상과 연구를 병행하는 전문가다. 임상적으로는 서울성모병원 소아응급실에서 중증 환자의 초기 평가와 신속한 처치를 전담하며, 응급 상황에서의 정확한 선별과 적절한 중재에 강점을 지닌다. 연구 활동은 소아 응급 환자의 위험도 평가 및 분류, 인공지능을 이용한 소아 응급환자의 예후 예측 모델 개발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며, 소아응급의학의 근거 기반 진료 체계 확립에 기여하고 있다. 대한소아응급의학회 등 여러 학술대회와 워크샵에서 강의와 시뮬레이션 교육을 담당하며, 학술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국내외 소아응급의학의 학문적 발전 뿐 아니라 실제 임상 진료 수준 향상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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