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단지와 가까운 아파트, 분양시장 '인기'
실수요 기반 배후수요 유지돼 자산 가치도↑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예전엔 퇴근하면 지쳐서 바로 눕기 바빴는데, 지금은 아이랑 저녁을 먹고, 공원 산책까지 즐길 수 있어요."
최근 직장 근처로 이사 온 김모(38)씨는 "회사와 집이 가까워지면서 출퇴근 시간이 줄고, 남은 시간은 가족들과 함께 보낼 수 있게 돼 좋다"고 말했다.
아파트 시장에서 '직주 근접' 단지가 꾸준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직주 근접이 단순한 교통 편의 차원을 넘어 라이프스타일의 핵심 가치로 부상하면서 인기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분양시장에서도 '직주 근접'은 흥행을 좌우하는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수원 영통구에서 공급된 '망포역 푸르지오 르마크'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4.4대 1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3년간 수원에서 공급된 아파트 중 최고 경쟁률이다.
삼성전자 본사가 위치한 삼성디지털시티와 기흥·화성 나노시티 등 반도체 산업단지와의 직주 근접성이 흥행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상반기 분양시장에서도 직주 근접 단지의 강세는 뚜렷했다. 대표적으로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 공급된 '동탄 포레파크 자연앤푸르지오'와 '동탄 꿈의숲 자연앤데시앙'은 각각 71.4대 1, 37.8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동탄일반산업단지, 향후 조성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의 접근성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직주근접 단지가 제공하는 가치를 '시간의 재발견'이라고 표현한다. 단순히 이동 시간을 줄이는 것을 넘어, 그 시간을 자기 계발·가족과의 관계·여가 활동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여기에 직주근접 단지는 자산 가치도 높다는 평가다. 업무지구나 산업단지 인근이라는 특성상 실수요 기반 배후수요가 꾸준히 유지되고, 거래 활기와 환금성, 가격 상승 측면에서 우위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실제 경기 평택시 '지제역 더샵 센트럴시티'는 고덕국제화계획지구와 송탄산업단지 인접 효과로 전용 84㎡가 8월 8억1800만원에 거래됐는데, 지난 2월 같은 타입이 7억5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약 1억원이 상승한 수치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직주 근접은 더 이상 '플러스 알파'가 아니라 주거 선택의 핵심 기준이 됐다"며 "특히 워라밸을 중시하는 30·40세대가 핵심 수요층으로 자리 잡으면서 이 흐름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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