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이래 최대 실적"…고려아연, 신사업 전략 통했다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경영권 분쟁 와중에 고려아연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올리고 있다.

국내 유일의 전략광물 생산 기지로 입지를 확고히 하는 한편,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귀금속 수요 확대가 맞물리며 실적 개선이 확실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최윤범 회장이 주도한 신사업 전략이 성과를 내며 위기 속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올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7조6582억원, 영업이익 53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40.9% 증가한 수치로 상반기 사상 역대 최대치다. 순이익도 전년보다 70% 이상 늘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은과 금 등 귀금속 판매가 늘고, 안티모니·인듐·비스무트 등 전략광물 가격이 급등하며 실적 개선을 뒷받침했다.

고려아연 실적 호조 배경에는 중국의 광물 수출 통제가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9월 중국이 희소금속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글로벌 가격이 크게 올랐고, 고려아연은 국내 유일의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시장 수요를 빠르게 흡수했다.

실제 안티모니 가격은 1년 새 4배 이상 올랐고, 인듐과 비스무트도 각각 1.5배, 5배 상승했다. 고려아연의 올 상반기 안티모니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9.9% 늘었고, 판매액은 5배 이상 증가했다. 여기에 환율 상승 효과와 회수율 향상 등 생산성 개선도 실적을 주도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올해 1분기에만 전략광물 부문에서 3.5배 이상 매출 성장을 거두며 국내 유일의 전략광물 생산기지 위상을 더 확실히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유의 신사업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는 장면도 주목된다. 최윤범 회장이 주도한 '트로이카 드라이브'는 신재생에너지, 그린수소, 2차전지 소재, 자원순환을 축으로 한 성장 전략이다.

고려아연은 호주 풍력 발전소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올인원 니켈 제련소 건설 등 미래 사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확보했다.

동시에 폐전자제품, 폐배터리 등에서 자원을 회수하는 글로벌 자원순환 사업을 확장하며 ESG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이 같은 고려아연의 신사업 전략에는 경영진들의 남다른 선구안이 자리한다. 최윤범 회장을 필두로 박기덕 대표이사 등 경영진은 경영권 분쟁이라는 불확실성에도 흔들림 없이 전략적 선택을 이어갔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에너지 전환이라는 시대적 흐름을 읽고, 신재생에너지와 2차전지 소재, 자원순환으로 대표되는 '트로이카 드라이브'를 현실화한 것이 주효했다.

경영진은 위기 상황이지만 남들처럼 투자도 미루지 않았다.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하는 올인원 니켈 제련소와 호주 맥킨타이어 풍력 발전소 프로젝트는 선제 투자의 대표 사례다.

이는 단기 실적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 수익 기반을 다지는 전략으로, 결과적으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동시에 높이는 발판이 됐다.

지배구조 개선 노력도 속속 가시화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취득한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기로 했고, 이사회 의장에 법조인 출신 사외이사를 선임하며 독립성을 높였다.

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이 경영권 분쟁 같은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고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한 것은 보기 드문 사례"라며 "최윤범 회장 등 경영진의 선제적이고 일관된 경영 판단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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