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7년 '봉건잔재 일소' 지시로 폐지 후 복원
추석 당일 조상 묘 벌초하고 제사상 풍습
최대명절, 김일성·김정일 생일…민속명절보다 중시
![[평양=AP/뉴시스] 9월 9일 북한 평양 대동강구역에서 북한 정권 수립 77주년(9·9절)을 맞아 주민들이 김일성·김정일이 등장한 그림에 경의를 표하고 있다. 2025.10.02.](https://img1.newsis.com/2025/09/09/NISI20250909_0000619273_web.jpg?rnd=20250909141511)
[평양=AP/뉴시스] 9월 9일 북한 평양 대동강구역에서 북한 정권 수립 77주년(9·9절)을 맞아 주민들이 김일성·김정일이 등장한 그림에 경의를 표하고 있다. 2025.10.02.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북한도 추석을 명절로 챙기지만 분단 80년 동안 남한과 풍속의 차이가 생겼다. 추석을 '민족 대명절'로 챙기며 앞뒤로 최소 사흘을 쉬는 남한과 달리 북한은 음력 8월15일 하루만 쉰다.
북한은 1967년 '봉건잔재를 일소하라'는 김일성 주석 지시에 따라 음력설과 추석 등 민속명절을 폐지했다. 조상을 믿는 미신적 행태를 차단함으로써, 김일성에 의한 1인 통치가 시작된 1960년대 본격화한 '당의 유일사상체계 확립'을 실현하려는 의도였다.
그러나 북한 내에서 추석 성묘 풍속은 암암리에 지속했다. 결국 1972년부터 추석 맞이 성묘를 허용하고 1988년 다시 '민속명절'로 지정했다.
추석 부활은 '우리민족제일주의' 이념을 공고히 하는 차원의 조치였다. 우리민족제일주의는 1980년대 사회주의권 붕괴가 이어지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를 대체할 담론으로 내세운 것이다. 추석에 이어 음력설, 한식, 단오도 복원됐다.
북한매체들은 추석이 다가오면 추석의 유래를 소개하고 민속음식, 씨름과 그네뛰기 등 추석놀이를 소개하며 전통성을 강조해왔다.
북한에서도 추석 당일 조상 묘를 벌초한 후 묘 앞 상석 위에 햇곡식으로 만든 음식으로 제사상을 차리는 풍습이 있다.
조상에게 성묘·제사를 지내는 전통뿐 아니라 '혁명선배들'과 동지들을 추억하는 날이기도 하다.
주민들은 조상의 묘에 찾아가기 전 대성산혁명열사릉, 조국해방전쟁참전열사묘 등을 먼저 찾아 인사하기도 한다.
통일부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까지 추석을 계기로 당·내각 간부들은 대성산혁명열사릉과 신미리애국 열사릉, 조국해방전쟁참전열사묘, 각 지역의 인민군열사묘에 화환을 진정(進呈)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추석 음식으로는 햇곡식으로 만든 송편, 시루떡, 찰떡, 밤단자 등이 대표적이다. 지역별 특색도 있다. 찹쌀가루와 길금(엿기름)가루를 반죽해 하루 정도 삭혀 기름에 지진 평양의 '노치'와 닭고기 국물에 토란을 끓인 개성의 '토란국' 등이다.
추석날 민속놀이로는 여성들의 경우 널뛰기·윷놀이·그네뛰기를 한다. 남성들은 활쏘기와 씨름을 즐긴다. 북한은 해마다 추석을 맞아 황소를 걸고 진행하는 '대황소상 전국민족씨름경기'를 열고 있으며, 지난해에도 제19차 대회가 조선중앙TV를 통해 중계됐다.
추석은 북한 최대명절은 아니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4월15일)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인 광명성절(2월16일)을 국가기념일이자 '민족 최대의 경사스러운 명절'로 기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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