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칩 개수 따져 반도체 관세"…韓 반도체 기업 영향은

기사등록 2025/09/29 10:49:38

최종수정 2025/09/29 11:42:24

트럼프 행정부, 반도체 '품목 관세' 부과 가능성↑

美 투자 시 면제, 수입품별 관세 차등 등 거론

현실화 가능성은 모호하나…산업 전반 영향 우려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 서명식을 진행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5.09.26.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 서명식을 진행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5.09.26.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미국 정부가 미국으로 수입하는 전자기기에 장착된 반도체에 대한 품목 관세 부과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며 한국 반도체 업계가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반도체는 거의 모든 전자기기에 들어가는 품목으로, 전기차에는 여러 나라에서 제조된 수천 개 이상의 칩을 사용하기도 한다. 반도체 관세가 현실화할 경우 공급망에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해외 반도체 의존을 줄이기 위해 새로운 정책을 검토 중인 가운데, 다양한 방법론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새 정책의 목표는 반도체 기업들의 미국 내 생산량과 해외에서 들여오는 반도체 수입량이 같아지도록 하는 것이다.

일정 기간 이런 '1대 1' 비율을 맞추지 못하는 기업에게 최대 10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또 미국 내 제조시설 투자에 따라 달러 단위로 상계해 주는, 면제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미국 수입 전자기기에 장착된 반도체 개수에 따라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도 거론되고 있다. 이를 통해 완제품에 들어간 칩의 추정 가치를 정하고, 여기에 일정 비율을 곱해 관세를 매기는 방식이다.

수입 지역에 따라 15%, 25% 등으로 반도체 관세율을 차등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들은 이 같은 정책은 실제 실행 여부와 방식이 불투명하지만, 만약 실행된다면 전동 칫솔에서 노트북까지 폭넓은 소비재가 반도체 관세 부과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 경우 이미 복잡한 관세 정책이 한층 더 복잡해질 수 있다.

예컨대 자율주행 전기차에는 1000개 이상 반도체가 탑재되는데, 이 중 미국에서 제조 후 해외로 나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경우도 있다. 이를 일일이 파악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현지 언론들은 제품의 범위, 관세율, 특정 국가나 제품 또는 기업이 예외 적용을 받을 수 있을지 모호성이 크다고 본다. 결국 피해는 애플 등 전 세계에서 다양한 칩을 수입하는 미국 기업들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부에선 미국 내 생산 기반을 확대하는 기업들은 고객사와의 협상에서 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370억달러를 투자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를 건설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 웨스트 라파예트에 38억7000만달러를 투자해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다.

하지만 HBM(고대역폭메모리)와 관련, 미국 현지에서 패키징(후공정)하는 경우도 미국산 반도체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또 이들 업체들은 미국 정부가 각 칩이 어디서 생산됐는지 일일이 파악하겠다는 명분을 앞세워, 과도한 정보 공개를 요구할 수 있다.

미국 내 첨단 반도체 제조 비용 상승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내 반도체 생산 비용 상승을 막기 위해 제조 장비에 대한 관세를 면제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런 예외 적용은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는 진단이다.

업계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의 현실화 가능성보다 시장 반응을 탐색 중인 것으로 평가하며, 향후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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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칩 개수 따져 반도체 관세"…韓 반도체 기업 영향은

기사등록 2025/09/29 10:49:38 최초수정 2025/09/29 11:4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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