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은 못 내준다"…삼성·LG 대응책은?[中 가전이 몰려온다③]

[서울=뉴시스]이지용 기자 = 중국 기업들이 로봇청소기부터 TV에 걸쳐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안방을 지키기 위한 각종 전략들을 꺼내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특히 중국 기업들의 약점인 '보안'을 한층 강화하는 한편, '빌트인 디자인', '노인 전용 TV' 등 국내 소비자 눈높이에 맞춘 특화 전략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자사 로봇청소기의 보안 체계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중국산 로봇청소기가 보안 취약점을 갖고 있는 만큼 양사는 탄탄한 보안 체계를 자사 로봇청소기의 강점으로 어필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2025년형 비스포크 AI 스팀' 신제품에 자사의 독자 보안 솔루션 '삼성 녹스' 뿐 아니라 '녹스 매트릭스'의 트러스트 체인 기술을 새롭게 탑재했다.

이는 인공지능(AI) 플랫폼인 스마트싱스로 연결된 기기가 서로의 보안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위협을 감지해 차단하는 기술이다.

LG전자도 자체 보안 프로세스 'LG SDL'에 새로운 보안 플랫폼 'LG 쉴드'를 더해, 향후 출시할 로봇청소기의 방어 체계를 한단계 높인다.

현재까지 출시된 로봇청소기는 주행 중 촬영한 이미지를 장애물 인식에만 활용하고 외부로 전송하지 않는데, 차세대 제품들은 외부 해킹 등 외부 침입 방어 능력이 더 개선될 조짐이다.

중국산 로봇청소기에 대한 보안 우려가 사그라들지 않는 가운데, 국내 소비자들의 보안 의식이 높아지며 양사는 '보안'을 최우선 포인트로 삼고 있다.

양사는 중국 기업들의 또 다른 약점인 'AS·제품관리'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국내에 20~30곳의 AS 거점이 있지만 대부분 자체 운영하고 있지 않다. 경우에 따라 중국으로 제품을 보내야 해 AS에만 1개월 이상 걸릴 수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전국에 AS센터를 각각 170여곳, 130여곳 가동 중이다. 삼성전자는 로봇청소기 전문 엔지니어를 두고 전국 모든 지역에 출장 서비스를 진행한다.

LG전자는 구독 서비스를 통해 케어 전문가가 정기적으로 방문해 제품 점검, 먼지통 필터 교체 등 종합적 관리를 해준다. 구독 기간에는 무상 수리도 제공한다.

양사는 국내 주거 환경에 맞춘 새로운 기능들도 신제품에 탑재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올해 출시할 로봇청소기는 최대 6㎝ 높이의 문턱을 넘을 수 있다. 국내 구축 아파트는 방마다 4~5㎝의 문턱이 있는 만큼 각 가정에서 활용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LG전자는 사용할 때만 모습을 보이는 '빌트인' 디자인의 로봇청소기를 선보였다.

아파트 주방 싱크대 걸레받이 부분에 히든 스테이션을 설치한다. 로봇청소기가 청소를 시작하거나 끝낼 때 드나들고 평소에는 깔끔한 외관을 유지한다. 집안 디자인을 중시하는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TV 시장에서도 TCL, 하이센스 등 중국 기업들은 보급형 TV를 저가에 공급하며 국내 소비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프리미엄화', '노인 전용 TV' 등 신전략을 꺼내들며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RGB 마이크로 LED' TV를 공개하며 프리미엄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RGB LED TV는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을 기반으로 초소형 RGB(빨강·파랑·초록) LED를 촘촘하게 배치해 색상을 정교하게 제어하는 기술이 적용된다. 삼성전자는 향후 더 저렴한 RGB 마이크로 LED TV 신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최근 시니어를 위한 'LG 이지 TV'를 공개했다. 시니어 특화 기능으로 단순화하고 영상 통화, 복약 알림 등 편의 기능을 탑재했다. 한국 사회에 시니어 인구가 늘고 있고 시니어 고객이 TV 조작 어려움이 크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백선필 LG전자 TV상품기획담당은 "우리 사회에 시니어가 늘고 있는 만큼 이 시장은 커질 것으로 본다"며 "향후 더 저렴한 가격으로 시니어 전용 TV를 내놓을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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