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자살예방전화, 절반도 연결 안돼…'109'로 통합되며 상담 폭증

기사등록 2025/09/29 05:00:00

최종수정 2025/09/29 06:28:08

작년 109 응대 18만2725건…1년 새 49.3%↑

자살예방상담 통합 운영되면서 수요 늘어

상담 인력 부족…다음 달부터 40명 증원

[세종=뉴시스]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사진=보건복지부)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사진=보건복지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자살예방상담전화 '109'에 도움을 요청하는 이들이 급증했지만 상담원과 전화가 연결돼 상담을 받는 경우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보건복지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이뤄진 자살예방상담전화(109) 응대 건수는 총 18만2725건으로 나타났다. 한 달 평균 약 1만5000건, 하루로는 약 500건의 상담이 진행된 셈이다. 

최근 5년간 109 응대 건수를 보면 2021년 13만7196건에서 2022년 10만9719건으로 줄었다가 2023년 12만2381건으로 다시 늘었고, 2024년엔 18만2725건으로 1년 새 6만344건(49.3%)이나 늘었다.

올해는 1월부터 8월까지 10만9340건의 상담이 이뤄져, 연말까지 총 상담량은 작년과 비교해 조금 적거나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들어 상담 수요가 큰 폭으로 확대된 것은 자살예방상담전화 통합 운영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자살예방상담은 1393, 정신건강상담전화, 청소년전화, 여성긴급전화 등으로 분산돼 안내되다가 작년 1월부터 109로 통합됐다.

이처럼 수요가 급증했지만 상담 인력이 충분히 확보되지 못해 원활한 상담 연결이 어려운 실정으로 파악됐다. 올해 상담 응대 건수(10만9340건)은 전체 전화 인입 건수(22만5024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109에 걸려 온 전화 중 반 정도만 상담으로 이어진 것이다. 109 상담원이 전화를 받지 못하는 경우 지역 정신건강 상담 전화로 연결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자살예방상담이라는 것이 10분 내로 끊을 수 있는 전화가 아니고 길면 1시간까지도 이어진다"며 "인입량이 상당히 늘면서 대응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지난해 10월 15일 서울 여의도한강공원 물빛무대에서 열린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Be:live U 생명존중 캠페인 행사에서 한 참석자가 응원메시지를 작성하고 있다. 2024.10.15.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지난해 10월 15일 서울 여의도한강공원 물빛무대에서 열린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Be:live U 생명존중 캠페인 행사에서 한 참석자가 응원메시지를 작성하고 있다. 2024.10.15. [email protected]

올해 109 상담을 받은 이들 중 52%는 자살생각을 하고 있었고 23%는 자살계획, 22%는 자살시도를 한 적이 있다고 상담 과정에서 밝혔다. 상담 중 1.8%에 대해선 112가 긴급출동해 후속 조치를 진행했다. 이처럼 109 상담을 찾는 이들 중엔 외부의 도움이 절실한 상태에 놓여있는 사람들이 많다.

인력 부족의 심각성을 인지한 복지부는 다음 달부터 제2상담센터를 개소하기로 했다. 현재 100명인 109 상담 인력을 40명 늘려 총 140명으로 상담을 운영할 예정이다. 

한편 카카오톡·애플리케이션·문자로 자살예방상담을 받을 수 있는 마들랜(마음을 들어주는 랜선친구) 서비스로는 지난해 9월 10일 개통 이래 올해 8월까지 약 1년간 3만1181건의 상담이 실시됐다. 

한 달에 3000건 안팎의 상담이 진행되고 있는 것인데, 복지부는 마들랜 상담 인력도 예산상 정원을 올해 40명에서 내년 51명으로 늘린 상태다.

백혜련 의원은 "지난해 한국 자살률은 13년 만에 가장 높아 가히 사회적 재난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자살 예방 통합 상담 수요가 늘어난 것도 높아지는 자살률 추세와 같은 맥락"이라며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상담원 확충을 통해 상담원의 부담을 덜고 상담의 질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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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자살예방전화, 절반도 연결 안돼…'109'로 통합되며 상담 폭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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